호주국경수비대 ‘멜번 비자단속’ 대소동
항의시위 촉발 후 취소 연방정부 당국이 지난 주말 멜번 중심가 일대에서 비자단속을 벌이려다가 일반 시민들의 돌발 항의시위 끝에 단속계획이 취소되는 소동을... 호주국경수비대 ‘멜번 비자단속’ 대소동

항의시위 촉발 후 취소

연방정부 당국이 지난 주말 멜번 중심가 일대에서 비자단속을 벌이려다가 일반 시민들의 돌발 항의시위 끝에 단속계획이 취소되는 소동을 빚었다.

이번 소동은 지난달 28일 오전 호주국경수비대(Australian Border Force, ABF)가 ‘용기작전'(Operation Fortitude)을 통해 지난 주말 플린더스 스트릿 역을 중심으로 멜번 중심가 일대에서 교통단속관 및 빅토리아 경찰과 함께 범죄예방을 위해 검문을 펼칠 것이라는 보도자료가 발표되면서 비롯됐다. ABF는 지난 7월 새로 출범한 이민국경보호부(Department of Immigration and Border Protection) 산하 연방기관이다.

이민국경보호부 보도자료는 ABF 빅토리아·태스매니아 ‘지역사령관’ 돈 스미스가 단속관들이 “중심가 곳곳에 배치돼 마주치는 개인 누구에게도 말을 붙일 것”이라며 “자신의 비자조건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비자사기를 치고 있다면 적발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했다.

이러한 작전 내용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빨리 확산되면서 조롱과 함께 즉각적인 반발을 초래, 이날 오후2시 플린더스 스트리트 전철역 앞에서 예정된 작전 출범행사를 저지하기 위한 항의시위를 촉발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이민국경보호부 대변인은 ABF가 “거리에서 사람들을 무작위로 검문하지 않을 것이며 단지 경찰이 회부하는 개인들의 비자 체크만 수행함으로써 협력기관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이번 작전이 빅토리아 경찰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라면서 ABF는 “인종, 종교 또는 민족을 근거로 표적을 삼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나 결국 경찰은 오후 3시경 작전을 전격 취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문제의 보도자료와 관련, 데이빗 라이언헬름 상원의원은 “ABF가 인종적 우범자 색출을 하고 있거나 모든 사람들을 귀찮게 하고 있거나 어느 쪽이든 중단해야 한다”면서 “제복입은 깡패는 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앤드류 윌키 하원의원(무소속)은 “조셉 스탈린이 토니 애봇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동독 슈타지(비밀경찰)가ABF를 기뻐할 것이며 피노체트 장군(칠레 군부 독재자)조차 감명을 받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애봇 총리는 29일 이번 작전계획에 대해 총리실이 모르고 있었다면서 호주에서 사람들이 이민부의 비자 단속관들에 의해 거리에서 무작위로 제지당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문제의 보도자료가 어설픈 실수이며 정부정책을 대변하고 있지 않다면서 “부실한 표현의 보도자료를 낸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도자료가 한 주 전에 피터 더튼 이민장관에게 보내졌으나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장관실의 어느 누구도 읽어보지 않고 내보냈다는 사실이 30일 드러나면서 더튼 장관이 도마위에 올랐다.

리처드 디나탈레 녹색당 당수는 더튼 장관의 “무능”을 비판하면서 그가 입지를 강화하든가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노동당 빌 쇼튼 당수와 리처드 말스 이민담당 대변인은 그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추궁했다.

한편 대니얼 앤드류스 빅토리아 총리(노동당)는 다문화 커뮤니티 지도자들로부터 우려의 문자메시지들을 받았다면서 “잘못된 것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사람들”의 행동을 “매우 빅토리아주다운 반응”이라고 칭찬했다.

박원근 호주온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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