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모바일화 통했다” 웹예능 ‘신서유기’ 탄생의 비밀
 강호동이 누구인가. 유재석과 함께 ‘국민 MC’라 불리며 양강 구도를 갖췄던 명MC다. 나영석은 또 누구인가. KBS 재직 시절 <해피선데이> ‘1박2일’로 시청률 30%를... “예능의 모바일화 통했다” 웹예능 ‘신서유기’ 탄생의 비밀

[일요신문] 강호동이 누구인가. 유재석과 함께 ‘국민 MC’라 불리며 양강 구도를 갖췄던 명MC다. 나영석은 또 누구인가. KBS 재직 시절 <해피선데이> ‘1박2일’로 시청률 30%를 올리고, CJ E&M으로 이적 후에는 tvN <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 시리즈를 성공시킨 ‘미다스의 손’이다. 때문에 두 사람이 다시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선보이는 예능 프로그램을 TV에선 볼 수가 없다. 지상파에서 케이블, 케이블에서 종합편성채널로의 이동은 있었지만, 그동안 유명 연예인과 PD가 만드는 프로그램을 TV에서는 아예 볼 수 없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현실에서 이뤄졌다. 바로 <신 서유기>를 통해서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최초의 웹 예능 프로그램은 이렇게 탄생했다.
<신서유기>는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TV캐스트를 통해 방송됐다. 현재 CJ E&M 소속인 나영석 PD는 다른 플랫폼을 통해 노출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 결국 <신 서유기>는 CJ E&M과 네이버가 의기투합했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실험적 프로그램을 다수 선보였던 CJ E&M이 이제는 아예 ‘탈 플랫폼’을 시도한 것이다.

강호동 외에 원조 ‘1박2일’의 멤버였던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가 모두 참여한 <신 서유기>는 지난 4일 1~5편이 공개됐다. 이후 약 한 달간 매주 금요일 4~5편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TV용으로 따로 제작할 계획이 없다. 결국 원조 ‘1박2일’ 멤버들의 재회를 보고 싶다면 컴퓨터 앞에 앉거나 스마트폰을 켜야 한다.

이는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결과라 할 수 있다. 한때 유명 드라마는 50%, 인기 예능은 30%가 넘어서던 시청률은 10~20%면 ‘대박’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대폭 줄었다. 이는 10~30대 시청자의 이탈에서 기인한다.

그들은 적어도 더 이상 ‘본방사수’하지 않는다. 시청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싶은 콘텐츠만 찾아보거나, VOD(주문형 비디오)를 선호한다. 리모컨으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걸리면’ 보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다. <신 서유기>는 바로 TV에 등 돌린 이들을 겨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4일 공개된 1~5편은 불과 5일 만인 9일 누적 조회수 1000만 건을 돌파했다. 11일 후속편이 공개되며 조회수는 나영석 PD가 목표로 외치던 2000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최종 누적 조회수는 1억 뷰에 육박할 것이란 핑크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 TV 예능의 가장 큰 수익원은 광고 판매였다. 본방송 앞뒤로 붙는 광고는 방송국을 유지하는 가장 큰 수익 창구였다. 여기에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오는 PPL(Product Placement)이 부가수익이었다.

하지만 <신 서유기>는 이런 플랫폼이 없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도대체 뭘로 돈을 버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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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공개된 1~5편은 불과 5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신 서유기> 역시 광고로 돈을 번다. 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시작 전 붙는 짧은 광고를 봐야 한다. 물론 광고주가 광고비를 지불한다. PPL은 오히려 활용하기 편해졌다. TV 예능의 경우 지나친 광고를 지양하기 위해 상표에 스티커를 붙이는 경우가 있었지만 <신 서유기>와 같은 웹 예능은 그럴 필요가 없다. 출연진이 특정 상표를 말하는 것도 훨씬 자연스럽고 노출도도 높다. 광고주로서는 더욱 선호할 수도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PPL을 받지 않았지만 새로운 시즌을 만들 때는 PPL 요청이 쇄도할 전망이다.

광고비는 클릭수에 연동된다. 많은 이들이 이 콘텐츠를 찾고 조회수가 올라갈 때마다 광고비가 상승하는 것이다. 정확한 손익분기점은 아니지만 나 PD가 말한 ‘2000만 뷰’는 <신 서유기>의 손익분기점에 가깝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이를 일찌감치 달성한 <신 서유기>는 이미 흑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신 서유기>의 성공은 또 다른 웹 드라마나 웹 예능의 제작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해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12년 제작된 <하우스 오브 카드>가 웹 드라마의 시초라 볼 수 있다. 이 웹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둔 후 <마르코폴로>와 같은 또 다른 드라마가 제작되며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수용자들의 시청 행태 변화도 웹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의 성공을 일군 이유다. 현재 TV에서 방송되는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의 러닝타임은 70분이 넘는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보기에는 부담이 되는 분량이다.

반면 <신 서유기>의 편당 러닝타임은 10분 남짓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식사 후 막간을 이용해 한 편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쉽게 싫증을 느끼고 옴니버스 형태 콘텐츠를 선호하는 현대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라 할 수 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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