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도심 칼부림 난동 희생자는 24세 미카엘라던
13일 시드니 도심 칼부림 난동 인근 아파트에서 사망한 여성은 24세 미카엘라 던(Michaela Dunn)씨로 밝혀졌다. 시드니 도심 칼부림 난동 희생자는 24세 미카엘라던

13일 시드니 도심 칼부림 난동 인근 아파트에서 사망한 여성은 24세 미카엘라 던(Michaela Dunn)씨로 밝혀졌다. ABC 보도에 따르면 던씨는 친구들에게 미키라고 불렸으며 시드니 이너웨스트 출신인 것으로 알려진 던씨는 지난 몇 달간 세계를 여행하며 보낸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 머트 네이(Mert Ney)는 큰 식칼로 던씨를 죽이고 아파트에서 도망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네이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USB 스틱을 압수해 과학수사관들이 분석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칼도 확보됐다.

네이는 데이 스트리트 경찰서로 연행된 후 로얄 프린스 알프레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피의자가 무릎에 열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의 감시하에 치료를 계속 받고 있으며 풀러 청장은 14일 오후에는 퇴원해 경찰에 구금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1차 수사에 따르면 네이는 3일 오후 1시 30분경 약속을 하고 아파트에 갔다가 오후 1시 50분 경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경찰은 시드니 도심 여러 곳을 범죄현장으로 지목하고 과학수사를 벌이고 있다.

네이는 아파트에서 나와 달링 하버를 향해 걸어가던 다른 여성을 흉기로 찔렀고 이로 인해 시드니 도심이 폐쇄됐다.

13일 사건 당시 인근에 있던 목격자는 ABC와 인터뷰에서 “비명을 듣고” 돌아보았더니 네이가 “뒤에서 다가가 여성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던씨 가족에게 비극적인 소식을 알렸고 던씨 가족은 경찰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에 감사”하지만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네이는 사건 발생 전 시드니 시청 건물에서 잠시 머물렀으며 시드니 시 직원 3명과 함께 건물 승강기를 같이 탔다.

ABC뉴스는 성노동자인 던씨가 다른 여성 성노동자와 함께 일을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성매매 여성이라는 이유로 피해자에 책임전가’

던씨의 친구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던씨를 추모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성토했다. 존 웨스틴버그씨는 “남성 폭력이 또 다른 희생자를 낸 것에 분노한다”며 “성매매도 일이고 그녀는 일하고 있었다”라고 썼다.

던씨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그녀가 최근 친구들과 함께 수개월간 여행을 떠난 모습이 담겨있다. 던씨가 올린 비디오에는 4월에 유명 음악 축제 코아첼러에 참석하기 전 새해 전날을 스리랑카에서 보낸 장면도 담겨 있다.

성노동자 로즈 하퍼씨는 칼부림 사건 직후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피해자에 대한 추모 보다는 더 큰 참사를 막은 남성 시민들의 “영웅”적 행동에 대한 찬양 일색이라는 것이다.

하퍼 씨는 “내가 읽은 기사 몇 개에서는 (던의 죽음이) 거의 각주처럼 추가돼 있다… ‘여성’이라는 단어도 꼭 쓰지도 않고 직업만 사용한다”고 꼬집었다. 하퍼씨는 또한 던씨가 피해자 책임전가(victim blaming)의 대상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하퍼씨는 “출납원을 총구로 겨누었다면 사람들은 그 출납원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동정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성매매 여성이 폭력이나 성폭력을 겪으면 아직도 성매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어쩌다가 성적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폭력적인 남성의 동네북으로 자진해 나섰다는 광범위한 시각이 아직도 있다”고 개탄했다.

성매매 여성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언론에서는 피해자를 이름 대신 ‘그 성매매 여성”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호주 성노동자 협회(Australian Sex Workers Association)는 성명서를 통해 성노동자 사회가 계속되는 무작위적이고 분별없는 폭력행위로 인해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사건에서 모든 희생자들은 가족과 지역 사회의 소중한 일원이라며 희생자 “누구도 업무 중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정주의적 용어로만 묘사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마이클 풀러 NSW 경찰청장은 앞서 네이가 성접대를 위해 던씨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면밀한 수사를 통해 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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