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분양 아파트 ‘일몰 환수조항’ 변경 촉구

잇단 구입자 피해 사례 드러나

사전분양(off the plan)으로 판매된 신축아파트 주인들이 ‘일몰 조항’으로 피해를 입은 사건이 드러나면서 소비자 보호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사전분양(off the plan)으로 아파트 유닛을 구입한 주민 7명이 ‘일몰 조항(sunset clawbacks)’ 조항으로 계약이 취소돼 피해를 입은 사실이 보도됐고, 공동주택 전문 변호사들이 부동산 구입자를 보호하는데 NSW주도 타주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7일 페어팩스 미디어에 따르면 시드니 서리힐스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 건물 내 유닛 구입자는 2-3년 전 계약금을 납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준공이 1년 이상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모두 유닛이 더 이상 가용치 않다는 개발업자의 통고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구입자나 개발업자 어느 쪽이건 명시된 기간 이후에는 계약이 자동 종료되는 일몰조항을 발동시켜 계약을 취소하는 것이 전적으로 합법적이다. 한 사례를 들면 당초 91만5000달러에 판매된 2베드룸 아파트를 환수해 얼마 후 시장에 50% 이상 더 비싼 139만달러로 다시 내놓기도 했다.

중국에 살다가 방금 시드니로 돌아온 65세의 수지 실 씨는 “우리는 아파트 2채를 샀기 때문에 약 80만달러의 손해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은퇴후 거주용과 투자용으로 유닛 두채를 계획하고 사전구매했으나 일몰조항으로 계약이 자동종료돼 두 채 모두 잃었다. 또 다른 부부는 계약취소 통고를 받은 지 불과 2시간 만에 해당 아파트가 당초 자신들이 구입했던 가격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는 소식을 변호사로부터 전해 들었다.

문제의 아파트 건물, East Central은 개발업체 사마디 그룹의 애쉬 사마디 씨가 엘리자베스 스트리트에 지은 것으로 2베드룸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취소당한 두 자녀의 엄마인 타라 엔데 씨 이야기가 보도된 후 이들 두 부부를 포함해 피해자 6명이 더 나타났다.

사마디는 시 규정에 따라 아파트 평면도를 변경해야 했으며 공사 지연으로 약속된 세입자를 잃었고 건설비가 크게 불어났기 때문에 계약취소가 “부수적 피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제 공동주택 전문 변호사들은 상승국면 시장에서 사전분양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애트킨스 리갈의 마크 애트킨스 씨는 이런 이야기가 갈수록 흔해지고 있으며 소비자 권익을 더 보호할 필요가 있다면서 “서호주는 계약서에 일몰조항이 있지만 계약을 무효화할 권리가 구입자에게만 있는 아주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 사람들은 ‘개발업자도 그런 권리가 있는 NSW나 퀸즈랜드 같은 시스템이 없어서 참 다행’이라고 말한다”면서 “서호주 시스템은 개발업체들이 예외적인 경우에만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스트라타 전문 변호사 스티븐 고다드 씨도 이에 동의하면서 “일몰조항의 취지는 언제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구입한 사람에게 소비자 보호장치를 확대해 주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업자의 일말의 착취 가능성에 대비해서라도 법은 일몰조항의 수혜자와 계약취소권 대상자를 구입자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전분양 주택 구입자들이 계약취소를 당하기 더 쉽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으로 부동산 양도증서 작성업계의 규제완화를 탓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트라타 변호사 브루스 벤틀리 씨는 저급한 할인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양도증서 작성자를 탓하면서 “사전분양 계약서는 두께가 15cm나 되는데 값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누가 계약서의 일몰조항을 부지런히 협상해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솔직히 그렇지 않다”면서 “싼 게 비지떡”이라고 말했다.

박원근 호주온라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