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보건의료전문가·과학계, 연방정부에 “정책 결정 과학적 근거 공개하라” 요구
호주 보건의료전문가와 과학계에서 연방정부에 코로나19 대응 정책의 "근거를 설명"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호주 보건의료전문가·과학계, 연방정부에 “정책 결정 과학적 근거 공개하라” 요구

일관성 결여한 정부 코로나19 규제로 혼란 가중

스콧 모리슨 총리가 거의 매일 기자회견을 열며 코로나19 대응책이 변경되는 가운데, 야당은 물론 호주 보건의료전문가와 과학계에서도 정부 코로나19 대응 정책결정의 “과학적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호주정부는 연방 및 주·준주 수석의료보건관으로 구성된 호주보건수석위원회(AHPPC)의 자문을 받고 있다. AHPPC는 호주감염병네트워크(Communicable Diseases Network Australia), 호주보건의학회(Australian Academy of Health and Medical Sciences), 호주과학원(Australian Academy of Science), 호주의사협회(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를 포함한 의료전문가의 자문을 받는다. 그러나 의료전문가 단체의 의견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AHPPC가 의료전문가단의 의견을 전부 수용하지도 않는다. 또한 연방정부 대응도 AHPPC의 자문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

22일과 24일 연방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규제정책은 야당은 물론 의료계와 교육계에서도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브렌든 머피 연방의료관은 1.5m 사회적 거리두기와 “가능하면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강력히 촉구하면서도 학교내 집단 발병 가능성의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학교는 계속 문을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야외 개인 트레이닝과 장례식은 10명으로, 결혼식은 5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미용실 이용시간은 30분으로 제한했다가 하루 반만에 장례식 인원은 10명 내외선에서 탄력적으로 규제하고 미용실 이용시간은 제한을 취소하면서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야당과 언론은 개인 트레이닝은 10명, 결혼식은 5명인 근거를 밝히라고 정부에 요구했으나 모리슨 총리는 이에 답하지 않았다.

호주 의료계 일각에서는 호주 정부의 단계적 규제가 코로나19 창궐을 막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학교 휴교를 포함해 “강력한 즉각 폐쇄(go hard, go now)’를 촉구하고 있다.

NSW대학 커비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생물보안 전문지 ‘Global Biosecurity(세계 생물보안)’는 호주 인구의 20%가 학령인구이기 때문에 학교를 연 채로 (코로나19) ‘커브 평탄화(flattening the curve)’를 이룰 수 없다”며 “NSW에서는 방학이 주는 기회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호주보건의학회, 정부 코로나19 정책 배경 “설명해야”

호주 보건의료 분야 전체를 포괄하는 전문가로 구성된 호주보건의학회(Australian Academy of Health and Medical Sciences, AAHMS)은 20일 성명서를 통해 연방정부 정책결정의 투명성을 촉구했다. AAHMS는 연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둔화시키는 것을 정책 최우선으로 했다며, “어떻게” 둔화시킬지에 대한 “결정은 쉽지 않으며 지역사회 감염이 증가하는 경우 잠재적으로 중엄한 결과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AAHMS는 호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있게 행동해야 하지만 이는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한 “효과적인 소통과 투명성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연방정부가 시간을 들여 정부에서 “도입한 조처의 배경이 된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AHMS는 가장 근거가 함당한 정책도 격리로 인한 부정적인 정신건강 영향과 같은 도미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정책을 도입할 때 이러한 결과도 감안해 경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명성과 선명성이 보건서비스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며 보건부문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명한 검사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AHMS는 수요증가 대비에 대한 “명료성 부족으로 보건의료 부문에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를 반드시 해결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호주의사협회, 정부 대응 메시지 “혼란” – 전면적 사회 봉쇄 촉구

호주의사협회(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 토니 바튼(Tony Bartone) 회장은 25일 정부의 최근 사회격리 메시지가 “혼란”을 주었으며 연방, 주·준주 별로 “다른 입장이 대중에 불안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바튼 회장은 전 정부적으로 “강력하고 일관된 메시지가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바튼 회장은 사회격리 확대가 “정확히 어디서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근거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며, AMA는 정부가 학생과 코로나19 퇴치에 필수적이지 않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확대하는 새 조처를 내린다면 이를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튼 회장은 또한 “불충분한 개인보호장비(PPE) 이용과 관리로 인해 증가하는 압력도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가 장비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의사, 보건의료 종사자와 환자는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튼 회장은 “PPE의 지속가능한 사용에 대한 국가적인 관리계획과 함께 사용할 있는 추가 PPE가 어떻게, 언제 배포될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호주과학원 “투명성이 정부 대응 핵심 돼야”

존 샤인 호주과학원장이 정부에 코로나19 정책 결정의 “과학전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호주과학원장 존 샤인(John Shine) 교수는 25일 정부에 대해 “호주가 코로나19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대응을 예리하게 하기 위해 뛰어난 과학자들의 전문성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 정책 결정의 “과학적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부 결정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근거의 공개적 발표는 이 세계적 위기를 해결하는데 모든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가 따르는 모델이 영국에서 채택한 것으로 영국 정부는 수석과학자문관이 이끄는 과학국(Office of Science)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를 모두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투명성이 정부 대응의 핵심이어야 한다”며 호주인이 “정부 결정이 가장 최신의 과학적 자문과 근거에 기반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샤인 교수는 호주 정부가 의료전문가의 자문을 듣고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옳바른 일이지만 정부 “대응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증거를 공개함으로써”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촉구했다.

호주정부 코로나19 대규모 검사 기회 잃어

NSW대 커비연구소 빌 보우텔(Bill Bowtell) 겸임교수는 호주정부가 한국의 선례를 따라 더 많은 검사를 실시할 기회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검사키트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가간 경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우텔 교수는 호주에서 HIV/AIDS 대응을 설계한 전략정책 전문가이다.

보우텔은 정부가 호주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가 급증하기 전인 “1월에 만일을 대비해서 시험 키트 주문을 10배로 늘리는 일을 해야 했다”며 정부가 전문가들의 권고를 듣지 않았고 이제 호주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3월 첫 두주간 정부 대응은 “조금 관심을 보이는 것에서 점점 히스테리적으로 변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ABC 방송 Q&A에서 “정직성, 진실, 투명성이 필요하며 이 모든 것이 현저히 부족했다”고 정부 대응을 혹평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전부터 일원화된 전정부적 대응체계와 ‘공격적인 검사’를 요구했으나 호주 연방정부는 아직까지도 전정부적 대응체계를 마련하지도 않고 ‘공격적인 검사’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공격적인 검사’를 시행하기에는 검사 키트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방정부, 코로나19 검사자 수-진단키트 현황 공개 안해

모리슨 총리 ‘검사건수’와 ‘검사자수’ 비교 오류

연방 보건부는 계속되는 언론의 질문에도 호주 전체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인원수와 진단검사 키트 현황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24일 기자회견장에서 호주가 이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검사를 했다며, 영국과 미국은 물론 최고 검사율을 자랑하는 한국보다도 많다고 처음으로 한국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나 연방보건부는 본지에서 총리의 언급 근거를 묻자 정확한 검사자 수 공개를 거부하면서 “검사가 개선되어 재검사 조건이 감소했다”라는 답만 보내왔다. 현재 연방정부에서 공개하는 자료는 총 검사건수로 영국과 한국정부는 검사받은 인원수를 공개하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하다.

코로나19 검사는 한번만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1명당 2차례 이상 실시될 수 있고, 확진자의 경우 퇴원이나 격리 해제를 위해서는 다시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검사건수로는 정확히 몇 명이 검사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 보건부는 24일 기준 16만2000건 이상 검사가 실시됐다고 밝혔다.  

현재 확진자수와 검사 통계는 주정부 보건당국에서 집계하여 연방보건부에서 취합한다. 연방 보건부는주정부에서 보내는 자료에 검사 인원수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전체 검사 인원수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진자가 가장 많은 NSW주와 빅토리아주에서는 검사 인원수를 공개하고 있으며 보건부에서 의지가 있다면 호주 전지역에서 검사받은 인원수 자료를 취합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모리슨 총리는 비교할 수 없는 자료를 비교하며 호주의 검사가 세계 최고라는 근거없는 자랑을 한 셈이다.

또한 그렉 헌트 연방보건장관은 현재 호주내 검사키트 현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하다”고만 답하고 정확한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검사키트 공급조처도 뒷북

연방의료제품청(TGA)은 3월 22일이 돼서야 병리검사실에 진단키트를 긴급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으며 코로나19 진단키트 승인 신속처리를 발표한 것은 23일이다. 이어 25일 TGA에서 긴급 승인한 코로나19 진단 키트는 중국(5개사), 미국(5), 스페인(1) 및 호주 자체 개발 진단키트 1종이다.

유럽과 미주를 비롯한 해외 언론과 과학자들이 한국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찬사를 보내며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에 코로나19 의료장비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호주정부는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와 영국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특히 싱가포르의 접촉자 추적 체계를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가 사회 안전보다 더 중요한 호주에서 한국이나 호주와는 달리 1당 독재 국가인 싱가포르의 접촉자 추적 시스템 모델을 따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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