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조직가에서 다문화사회 ‘확성기’로
앤드류 퍼거슨 RMCA부회장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한가위 축제는 중국문화권에서는 中秋節로, 베트남에서는 Tết Trung Thu로 기념하는 축제이다. 호주에서도 한인들이 많이... 노조조직가에서 다문화사회 ‘확성기’로

앤드류 퍼거슨 RMCA부회장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한가위 축제는 중국문화권에서는 中秋節로, 베트남에서는 Tết Trung Thu로 기념하는 축제이다. 호주에서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스트우드는 물론 중국계와 베트남계 인구가 많은 카브라마타(Cabramatta)와 중국 출생자가 호주 출생자보다도 많은 로즈(Rhodes)에서 한가위 축제가 열렸다. 로즈 역 바로 앞 광장에서 열린 한가위 축제 시작부터 끝까지 동부서주하는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이미 한인사회에는 노조활동으로 얼굴이 알려진 앤드류 퍼거슨 전 건설노동조합 사무총장이다. 축제 직후 한가위 축제를 주관한 로즈다문화연합(Rhodes Multicultural Community Association, RMCA) 앤드류 퍼거슨 부회장을 만나 비영어권 주민이 주류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확성기’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코리안투데이(KT) 로즈 한가위 축제는 어떻게 평가하나?

퍼거슨 부회장(AF) 지난해 첫번째 축제에는 폭우가 내렸다. 올해도 강풍이 불어 날씨가 썩 좋지는 않았다. 야외행사는 햇빛이 쬐는 맑은 날씨가 좋다. 그러나 참가인원수보다는 얼마나 관계를 세웠느냐가 성공 여부 측정에 더 중요하다. 이번 축제는 젊은이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올해 축제는 샘터교회(문단열) 참여로 더 역동적이 됐다. 내년에는 더 포용적이 되도록 재즈 공연 등 프로그램을 늘릴 생각이다.

현재 RMCA 회장을 비롯해 회원은 대부분 중국계이지만 부회장은 호주 토박이 (퍼거슨)와 중국계 산드라 짱, 한국계 김효정씨 이렇게 3명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앤드류는 인터뷰 내내 지역사회 단체의 지역사회 참여와 기여를 강조했다. RMCA 활동을 통해 모금한 기금은 지역사회에 기부한다. 지난해 축제 기부금 5000달러는 콩코드 병원에 기부했고, 다른 모금 활동을 통해서도 한인 어르신과 가정을 비롯해 다문화 주민 대상 사회복지 사업을 실시하는 CASS (Chinese Australian Services Society, 중국호주복지회)와 Communities for Communities 같은 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KT RMCA는 처음 중국계 중년 여성들의 무용 모임에서 출발했다고 들었다.

AF 화이(Hua Yi)라는 중국계 중년 여성 모임이 동네에서 무용을 했으나 지역주민이 소음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나 강가까지 가게 됐다. 어느 비오는 날 아내와 같이 산책을 하다가 비를 맞으며 무용 연습을 하는 이 모임 여성들을 만나게 됐고 이들이 험한 날씨에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화이가 발전해 RMCA가 된 것이다. ß인터뷰

주변부로 밀려나 있던 중국계 주민의 모임은 이제 로즈 지역사회를 이끄는 지도적 역할을 하는 단체로 탈바꿈했다. 앤드류를 비롯해 RMCA 임원과 회원3명은 캐나다베이시에서 설립한 지역자문위원회 회원이다. 특히 젊은 중국계 회원은 RMCA 활동 이전에는 공적으로 지역사회에 의견을 반영할 기회가 없었으나 이제는 지역 주민을 대표해 지방자치단체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중 한가지가 지난 5월 캐나다베이시와 중국 2개 도시와 자매결연 체결이다. 캐나다 베이시가 원래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중심으로 유럽계 주민이 주로 거주해 왔기 때문에 유럽에 있는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상태였다. RMCA 회원들이 지역사회에 목소리를 내며 올해 중국 장쑤성(江苏省) 동타이시(东台市)와 지린성(吉林省) 지린시(吉林市)와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앞으로 중국 자매결연시와 캐나다베이시 내 학교간 자매결연도 계획하고 있다. 자매결연을 통해 문화와 주민간 교류가 활발해 지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서로 존경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된다.

원래 RMCA 기초가 된 ‘화이’ 회원들은 여전히 거의 매일 밤 모여서 무용 연습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무대가 로즈, 웬트워쓰 포인트, 메도우뱅크는 물론 시드니 시청강당 등 지역사회 각종 행사로 확대됐다..

KT 로즈는 어떤 동네인가?

AF 공장과 아주 가난한 주택이 있었던 빈곤지역으로 주로 백인이 거주하던 지역이었다. 나는 콩코드에서 살다가 자녀를 독립 분가시키고 집을 줄이고 2년 전에 이사왔다. ß인터뷰

현재 로즈는 고층 아파트 단지가 많은 주거지역으로 변신했고 젊은 중국계 주민들이 이주하기 시작했다. 앤드류는 철로 건너편 부지도 복합 주거단지로 개발될 것이라며 앞으로 10년 정도 후에는 지역 개발이 마무리 될 것으로 내다 봤다. 또한 웨트워쓰 포인트와 로즈가 다리로 연결되면 호주에서 중국어 구사 인구가 최다인 쌍둥이 지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RMCA에서는 앞으로 어떤 행사를 계획하고 있나?

AF 11월 2일에는 지역 이탈리아 식당 공식 개업식을 겸해 Chinese NSW Australia Business Council(C-NSWABC) 공식 설립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봅 카(Bob Carr) NSW 전 주총리도 초대됐다. 12월에는 야외 다례(tea ceremony)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ß인터뷰

앤드류는 호주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인 CFMEU(Construction, Forestry, Mining and Energy Union) NSW주 사무총장을 지냈다. 사무총장 시절 그는 페르시아어, 다리어(아프가니스탄 타지크인 사용 언어), 쿠르드어, 중국어, 한국어, 힌디어를 구사하는 노조 조직가를 채용해 비영어권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려고 노력했다. NSW 부총리 출신인 부친 잭 퍼거슨(Jack Ferguson)과 형인 로리(Laurie Ferguson, 현 웨리와 Werriwa 지역구 연방의원)와 마틴(Martin Ferguson, 전 연방의원)에 이어 앤드류도 노조에서 은퇴하고 2011년 NSW 주정부 선거에 상원의원으로 나섰다. 그러나 당시 각종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노동당이 참패하면서 정계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사업체 보험 전문 회사인 커버포스 사업개발 이사로 영입된 그는 건설업계에 허다한 대금미지불 문제를 언급했다. 앤드류는 노조 활동 시절 시공업체나 개발업체에서 소규모 사업체 수백업체에 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커버포스는 건설업계 대금 미지급 같은 예상지 못한 상황을 대비한 보험상품을 여러가지 비교해 최대 보호가 가능한 상품을 소개하는 중개 서비스 회사라고 소개했다. 사업체 보험에는 일반책임보험(Public liability), 재산손해보험(Property Insurance), Fleet Policy(사업체 소유 자동차 여러대에 보장하는 보험), 전문인배상책임보험 (Professional Indemnity)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커버포스에서는 중국계 사업체들을 돕기 위해 중국어를 구사하는 상담사를 고용했다. 중국계 사업체 담당 상담사인 Elle, Rachel, Christina와 함께

커버포스에서는 중국계 사업체들을 돕기 위해 중국어를 구사하는 상담사를 고용했다. 중국계 사업체 담당 상담사인 Elle, Rachel, Christina와 함께

인터뷰 직전에도 앤드류는 한 한국인 건설업계 종사자를 만나 장기근속휴가보상제도 (Portable Long Service Schemes)를 설명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근무가 많은 건설업계에서 전체 고용주와 관계없이 총 근로기간이 10년이 되면 2달 임금에 해당하는 장기근속휴가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안타까와 했다.

주제가 무엇이든 앤드류는 인터뷰 내내 이민자 사회 안에서만 맴도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 정책에 반영되는 ‘목소리’에 대해 얘기했다. 일례로 한 한국계 주민이 지난해 RMCA가 공동으로 개최한 구정축제 명칭인 ‘중국설잔치(Chinese New Year celebrations)’이 포용적이 아니라고 지적하자 ‘구정설축제(Lunar New Year Festival)’로 즉시 명칭을 바꾸었다. 로즈다문화연합은 한국계 주민이 지역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이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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