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감세조치 받는데 나는 왜 못 받나”
‘소시민’이 본 연방예산 지난 9일 ABC-TV 대담프로 ‘질의응답'(Q&A)이 연방예산을 주제로 다룬 가운데 방청객으로 나와 자신의 절실한 문제를 제기, 국민의 심금을 울린... “부자들은 감세조치 받는데 나는 왜 못 받나”

‘소시민’이 본 연방예산

지난 9일 ABC-TV 대담프로 ‘질의응답'(Q&A)이 연방예산을 주제로 다룬 가운데 방청객으로 나와 자신의 절실한 문제를 제기, 국민의 심금을 울린 전형적인 서민 덩컨 스토라(45) 씨가 각광을 받으면서 ‘토스터 사주기’ 모금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지난 9일 ABC-TV 대담프로 ‘질의응답'(Q&A)이 연방예산을 주제로 다룬 가운데 방청객으로 나와 자신의 절실한 문제를 제기, 국민의 심금을 울린 전형적인 서민 덩컨 스토라(45) 씨가 각광을 받으면서 ‘토스터 사주기’ 모금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어린 두 딸과 함께 빅토리아주 질롱에 사는 스토라 씨는 이날 프로에서 페널리스트로 나온 켈리 오드와이어 재경부 부장관에게 “나는 장애를 가진 저학력자여서 근로생활 전생애를 최저임금으로 살아왔다”면서 “당신은 부자들의 면세 기준소득을 올리려 한다”며 질문을 던졌다.

이는 개인소득세 세율이 32.5%에서 37%로 오르는 기준소득을 현행 8만달러에서 8만7000달러로 상향 조정해 과세소득 8만달러 이상 소득자에게 연간315달러에 해당하는 감세혜택을 주는 정부 예산조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내 면세점을 올려주면 내 삶이 바뀐다. 어린 아이들에게 ‘이번 주말은 아빠가 빈털터리가 아니니까 같이 영화를 보러 갈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면서 “부자들은 (감세혜택을) 느끼지도 못할텐데도 받고, 우리는 왜 못 받나”라고 물었다.

이에 오드와이어 부장관이 “이는 균형에 관한 문제”라는 뜨악한 답변을 내놓자 그는 “부자에게는 콜라와 밀크쉐이크 같은 것이지만 나에게는 우리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것”이라며 “8만달러 이상 소득자는 (혜택을)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부장관은 이어 파이를 키우는 문제부터 시작하여 소기업 감세조치와 낙수효과(경제효과가 대기업.부유층으로부터 서민층으로 흘러간다는 이론) 등 턴불 정부의 예산 관련 논점들을 쏟아내며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대기업 협회인 호주산업그룹이네스 윌록스 대표가 논쟁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스토라 씨에게 “가혹한 얘기가 될지 모르지만 당신은 최저임금에 가족이 있으니 세금을 그다지 많이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스토라 씨는 금방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세금을 내고 차에 올라탈 때마다 세금을 낸다”고 말하자 방청석에서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윌록스 씨는 그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하지만 정부예산이란 것은 그렇게 작용하지 않으며 “모든 예산에서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일반 호주인이 무심코 잊어버리는 GST나 유류세조차 한푼이 아쉬운 진짜 서민층의 현실이 사람들의 피부에 와 닿는 순간이었다.

오드와이어 부장관은 소기업에 대한 즉각적인 감각상각 혜택으로 인해 6000달러짜리 토스터를 살 수 있었다는 한 카페 주인의  이야기로 정부정책을 옹호하면서 소셜미디어에 6000달러짜리 토스터 찾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질롱 시간제 트럭기사에 토스터 사주기 모금운동

반신반의 속에 결국 화제의 토스터는 호주달러로 1만달러 가까운 미국산 영업용 토스터로 밝혀졌지만 이와 함께 “덩컨  스토라에게 토스터 사주기” 캠페인이 전개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슬래머 포셋 씨는 10일밤 모금사이트(GoFundMe)에 운동을 벌이면서 “덩컨 씨가 착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는 조금 도움의 손길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서 새 토스터를 사주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6000달러이면 충분하고 좀 남으면 아이들에게 영화나 다른 뭔가를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캠페인을 시작한 지 거의 이틀 만에 2300여명이 동참하면서 모금액은 5만8000달러를 넘어섰다

뜻하지 않게 소셜미디어의 영웅으로 부상한 스토라 씨는 별도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교육”이라면서 “우리 딸 둘은 아주 착하다. 아빠가 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해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특히 그렇게 된 이유가 내가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13살 때 잘못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인데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잘못임을 알 때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질롱의 공공주택에서 살며 하청 트럭운전일을 하고 있는 스토라씨는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는다. 현재 그는 청소년복지를 공부하며 오스터디 수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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