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이웃이 인명피해 막아
시드니 남서부 민토에서 ISIS 영향을 받은 20대 ‘외로운 늑대’가 50대 호주인 남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이 사건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호주내 ‘외로운 늑대’ 추종자들에게 호주 어디서나 무차별 테러를 자행하라고 부추긴 지 1주일도 안 돼 일어났다. 호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학 약학과 중퇴생인 방글라데시계 이사스 칸(22)은 ISIS 선동에 고무돼 묻지마 공격을 계획하고 지난 10일 오후 4시경 자신이 사는 민토지역 올프슨 스트리트에 있는 한 자연보호지에서 10분 정도 범행 대상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마침 개를 데리고 산책에 나선 같은 동네 주민 웨인 그린할그(59) 씨와 마주치자 배낭에서 큰 칼을 꺼내 공격을 가했다. 웨인 씨는 목에 상처를 입고 두 팔과 손가락들을 여러 차례 베여 많은 피를 흘렸다. 피해자는 범인에게서 달아나 “도와달라”고 소리치며 같은 거리에서 차고에 미용실을 차려놓고 운영하는 앤드류와 두옌 판 씨 부부 집 쪽으로 가던 중 거의 잡힐 뻔하다가 이웃주민 3명이 달려와 범인과 맞서는 동안 미용실 안으로 피신했다.
지난 12일밤 TV 채널9 시사프로 ACA에서 공개된 CCTV 비디오에 따르면 이웃주민 시베이 아 청(43) 씨는 20세의 아들 등 두 명과 함께 범인과 맞서면서, 들고 온 울타리 말뚝으로 범인을 가격해 말뚝이 두 동강 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이 올 때까지 범인과 대치했으며 그동안 범인은 미용실의 닫힌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가려 하면서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거나 “누군가가 오늘 죽는다”고 외치기도 했다.
첫 번째 경찰차가 출동하자 범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경찰차를 향해 달려가 차창으로 운전석을 향해 칼을 휘둘렀으며 경찰차가 그를 피해 사잇길로 빠져나가자 뒤를 쫓아갔다. 그는 결국 전기충격총과 권총을 꺼내든 경찰에 제압당했다. 한 목격자는 “이웃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미용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지 않았더라면 웨인 씨는 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인 씨는 12일 병원에서 사람들과 얘기할 정도로 상태가 안정됐으며 손가락을 모두 살릴 수 있었으나 힘줄 손상으로 가구제작자 일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고 친구가 전했다.
테러공격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범인은 2013년에도 두 주택에 걸린 호주국기를 큰 가위로 잘라내고 한 집주인을 노려보다가 경찰에 체포, 절도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나 정신질환 치료를 조건으로 혐의가 기각됐다. 그는 당시 경찰진술에서 호주의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 개입으로 호주를 증오하기 때문에 범행했다고 밝혔다는 것.
범인은 9개월 전 모친이 사망한 이후 집에 혼자 살면서 거의 외부출입을 하지 않은 채 방문객들만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어팩스 미디어는 그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의 과거 행동을 알고 있지만 폭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감시대상으로 간주되지는 않았다고 밝히고 이번에 범인의 집 컴퓨터에서 IS잡지 ‘다비크’를 포함한 극단주의 자료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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