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언어 등 제2언어학습 갈수록 후퇴

“호주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단일언어 의식구조”

호주가 이른바 ‘아시아 세기’에 접어든 지도 15년이 지났지만 학생들의 제2언어, 특히 아시아언어 학습이 심각히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2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1960년대에는 학생들의 약 40%가 제2언어를 배웠으나 지금은 모국어 사용학생을 포함해 10%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호주를 제외한 거의 모든 OECD(경제협력개발기수) 회원국에서는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최소한 제2언어 한가지를 배우고 있다. 아시아교육재단 대표 커트 멀레인 씨는 “호주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단일언어 의식구조”라면서 “영어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단일언어 사용자는 이제 국제적 관점에서 보면 소수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 동안 학교에서 제2언어 학습 증진을 위해 수백만달러를 투자해 왔지만 등록생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역대 정부에서 우선학습 대상으로 간주돼온 아시아 언어들이 특히 푸대접을 받고 있다. NSW주 HSC 중국어 수험생은 2005년에 1524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전체 1만2000여명 중 832명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대부분이 배경언어 사용자여서 제2언어(제2언어)로서 공부한 학생은 153명에 그쳤다. 일본어도 전체적으로는 중국어 등록생을 능가하지만 상대적으로 감소추세에 있으며 한국어, 인도네시아어도 저조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배경언어 사용자 등록생조차 크게 떨어지고 있어 학생들이 배경언어와 제2언어를 외면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계속되고 있다. NSW주 교사연합 다문화관 앰버 플롬 씨는 “유자격 교사가 고등학교는 넘쳐나고 초등학교는 부족하다”면서”초등학교 때 언어에 대한 집중이 부족하고 유치원부터 11-12학년까지의 계속성이 결여되고 7-8학년 때 의무적인100시간 학습은 명목상의 시책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어교사협회의 멜리사 골드-드레이클리 씨는 많은 공립학교의 문제가 고등학교 수준의 언어 수업에 대해 최소 학급인원(보통 약 15명)을 두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 인니어 교사는 학생 14명, 다른 교사는 10명을 모아 수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둘 다 퇴짜를 맞았다고 전했다.

멜레인 씨는 최근 아시아교육재단 연구 결과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제2언어를 취사선택하지만 학생들이 보다 광범한 선택권을 가질 때 제2언어 등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례로 12학년 때 5-6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면 제2언어를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남호주에서는 12학년 때 4개 과목만 선택하도록 정책이 변경되자 언어 등록생이 격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정부의 개입도 그동안 변화를 가져오곤 했는데 아시아 언어에 초점을 맞춘 호크 총리 시대의 전국적인 계획은 키팅 정부로 이어지면서 언어 등록생을 크게 늘렸으나 2002년 하워드 총리에 의해 유보됐다. 그리고 올해는 선거를 앞두고 STE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수학)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제2언어 학습은 선거운동의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사이몬 버밍엄 연방교육장관은 “정부가 학교의 언어 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실제적 조치들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조기언어학습을 위해 정부가 개발한 앱, 전국언어교육과정 개발, 교사 인센티브, 뉴 콜롬보 플랜 장학프로그램 등을 열거했다.

노동당 정책은 특히 아시아 언어에 초점을 맞추어 오는 2025년까지 모든 호주 학생들이 아시아 언어를 배울 기회를 갖도록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호주 교사들이 아시아언어 능력을 개발토록 하는 2100만불 규모의 장학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NSW주는 교육과정평가원의 교수교육수준 언어자문위원회가 이달 중 마이크 베어드 총리에게 제2언어등록생 증대 조치에 대해 보고할 예정이다.

아시아 4개 언어 HSC 수험생추이

• 제2언어: second language. 해당 언어를 초등학교나 고등학교 이전에 배워본 적이 없는 학생. beginner와 continuer로 나뉜다.
• 배경: background speaker. 해당언어에 문화적 언어적 배경이 있는 학생

유럽 및 아랍어 HSC 수험생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