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지로 자리잡은 말레이시아
노팅엄대학·뉴욕대학·멜버른대학…선진국 명문대 캠퍼스 총집합  영어권인 말레이시아가 ‘유학지’로 급부상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외국인 가족들이 많이 이주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엔 뉴질랜드 다음으로 ‘은퇴 후 살고싶은... 유학지로 자리잡은 말레이시아

노팅엄대학·뉴욕대학·멜버른대학…선진국 명문대 캠퍼스 총집합

[일요신문] 영어권인 말레이시아가 ‘유학지’로 급부상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외국인 가족들이 많이 이주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엔 뉴질랜드 다음으로 ‘은퇴 후 살고싶은 나라 2위’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제가 가보니 이 나라가 이웃 싱가포르처럼 급속도로 발전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인구는 적고 자원은 많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중에서도 딱 3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선진화된 교육제도입니다.

쿠알라룸푸르 근교 수방이라는 도시에는 테일러스칼리지가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고3 과정을 공부하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학교입니다. 이곳에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세계 여러 나라의 학생들이 와서 공부하며 ‘아메리카 디그리 과정’과 ‘인터내셔널 레벨 시험’을 치릅니다.

이 과정을 통과해서 전 세계 유명대학을 다닙니다.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유명 대학의 캠퍼스가 말레이시아에 많이 있습니다. 영국 노팅엄대학, 미국의 뉴욕대학, 호주 멜버른대학 등. 여기서 다녀도 되고, 바로 본교로 가서 입학해도 됩니다. 공부 도중 본교로 편입도 자유롭습니다. 교과과정도 동일하고 학점도 그대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교육시스템은 영국식을 따르긴 하지만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여러 국제학교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영국계를 보면 10, 11학년 때 ‘O Level’ 시험을 보고 12, 13학년 때에 ‘A Level’ 과정을 공부합니다. 또한 ‘Pre-University’ 과정은 대학준비 과정이며 이수해야 할 종류로는 A Level, SAM, ICPU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두 과정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 대학이든 선택하여 입학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립대학에서는 세계 유명 대학과 트위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은 ‘American Degree Transfer Program’입니다. 각 대학은 본교와 같은 수준으로 학점을 이수할 수 있지만, 학비가 나라 환경에 따라 책정되므로 본교보다 저렴한 게 장점입니다. 여기 교육의 장점은 동남아에서는 유일하게 싱가포르처럼 현지어를 쓰지 않고 영어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입학 후 해당 학교에서는 영어 레벨 시험을 치러 수준 미달인 학생은 영어 랭귀지 코스를 받도록 할 정도입니다.

말레이시아 모나쉬대학 수업 광경

둘째, 외국기업 투자유치와 은퇴이민 제도입니다.

이 나라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계 기업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아주 가까워서 쿠알라룸푸르에서 그리 가는 버스가 곳곳에 있습니다.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장려했기에 글로벌 기업에 젊은 외국인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많습니다. 동시에 은퇴이민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교육을 통해 들어와서 글로벌한 기업에서 일도 하고 나이 들어서도 편하게 살도록 한 콘셉트가 한눈에 느껴집니다. 은퇴이민은 정해진 금액을 일정기간 정해진 은행에 넣어두면 은퇴비자 10년을 내줍니다. 갱신도 가능합니다.

셋째, 가족과 노인에게 편한 생활환경 조성입니다.

이 나라는 중국계 인구가 약 30% 차지하지만 상권은 거의 장악하고 있습니다. 어딜 가도 중국계들이 삽니다. 중국계 대형교회도 곳곳에 있습니다.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도시 전체를 청결하게 하는 데 많은 공을 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침운동을 할 수 있는, 호수 있는 큰 공원이 도시 도처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많은 노인들과 가족들이 산책하고 운동을 하는 공간입니다. 싸게 먹을 수 있는 카페와 노천식당들도 많습니다. 노인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여기 사람들은 외국인도 마찬가지지만 집을 사기보다는 렌트를 해서 삽니다. 아파트나 펜션이 많습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도 처음 입주할 때 두 달 치만 내고, 다달이 월세 내고 삽니다. 한국처럼 비싼 편은 아닙니다. 근교로 나가면 아주 쌉니다. 가족들이 여행하기도 편합니다. 싱가포르는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갑니다. 인근 여행지로 가는 항공노선이 자주 있어서 방콕, 파타야 해변, 코타키나발루, 발리, 푸켓, 페낭, 하노이 등을 한두 시간에 갈 수 있습니다. 항공료도 다 10만 원대입니다. 그래서인지 은퇴한 외국인 노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원스텝으로 쇼핑할 수 있는 대형몰이 동네마다 있는데 또 짓습니다.

이 나라는 제가 업무상 가끔 가곤 합니다. 한국인들을 만나 여러 가지 물어봅니다. 매달 집세 내기 부담되지 않냐? 비자만기 3개월마다 국경 넘어 다니는 게 불편하지 않냐? 살긴 좋다지만 정치권력은 부패해서 피해는 없냐? 애들 대학은 여기서 다니냐, 아니면 바로 영국으로 보내냐? 대답들은 이렇습니다. 집세는 형편대로 옮긴다. 비자만기 때는 버스타고 싱가포르 여행 간다. 교통경찰에게 걸리면 아직 돈을 주긴 한다. 큰애는 영국 안가고 여기 캠퍼스에서 공부했다. 작은애는 호주로 대학을 갔는데 여기 캠퍼스로 오겠다고 한다.

정선교 Mecc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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