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언어 학업성적 영향 없어

호주대학 연구팀, 4-9세 어린이 5000명 조사

이중언어를 구사한다고 해서 학업성적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것은 없는 것으로 호주 어린이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나타났다.

2일 호주언론에 따르면 찰스스터트 대학과 퀸즈랜드 공과대학 연구진은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 습득이 어린이의 학업성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 저자 중의 한 사람인 찰스스터트 대학의 샤린 맥클레드 교수는 “취학 준비상태와 문해능력 또는 수리능력의 측면에서 볼 때 다중언어 습득이 이점도 불리한 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호주의 인구 중 23%는 가정에서 제2언어를 사용하며 만다린(북경어), 이탈리어어, 아랍어 순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5년간에 걸쳐 4-9세 학생의 성적을 학업평가, 언어 및 문해능력, 수학적 사고 등 다양한 척도로 조사한 결과 5세의 다중언어 어린이는 영어만 하는 급우들에 비해 사실상 영어의 수용어휘력(receptive vocabulary)이 떨어지고 행동문제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조사대상 어린이들이 9세가 되었을 때에는 이러한 격차가 좁혀졌다. 보통의 말하기 능력 및 언어 발달을 보이는 어린이들은 다중언어건 영어만 하는 학생이건 비슷하게 보다 높은 학업성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맥클레드 교수는 가정에서 다중언어를 사용하는 부모들에 대해 자녀에게 이를 가르치는 것에 위축되지 말라면서 “다중언어가 자녀의 발육을 늦추거나 학업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오직 이점만 있을 수 있다”면서 “관용을 넓히고 다른 것들을 배우는 일은 세계를 이해하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모가 자녀의 사용언어에 관계 없이 말하기 능력발달에 대해 우려가 된다면 일찍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조사에서는 다중언어건 영어만 하는 경우이건 유아기에 말하기 및 언어 능력에 우려가 있는 어린이들은 문해능력과 수리능력의 학업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4-6세 어린이의 말하기는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낯선 사람에게 말할 때 말이 되는지 자문해 보라”면서 “그렇게 되면 말하기 수준이 학교의 문해능력(읽고 쓰기) 요구에 준비가 돼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근 호주온라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