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패밀리’ 화보 찍던 날…‘내조여왕’ 하원미씨 인터뷰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3)와 가족들이 최근 여성지 <우먼센스>와의 화보 촬영을 마쳤다. 지난 11월 15일 귀국 후 곧장 고향인 부산으로 향했던 ‘추 패밀리’는... ‘추패밀리’ 화보 찍던 날…‘내조여왕’ 하원미씨 인터뷰

[일요신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3)와 가족들이 최근 여성지 <우먼센스>와의 화보 촬영을 마쳤다. 지난 11월 15일 귀국 후 곧장 고향인 부산으로 향했던 ‘추 패밀리’는 이틀 후인 17일, 부산의 한 스튜디오에 나타나 가족 촬영을 진행했다. 추신수가 귀국 후 처음 하는 ‘이벤트’였다. 추신수의 아이들은 그새 부쩍 성장했고, 큰아들 무빈이는 거뭇거뭇한 콧수염이 보일 정도로 성숙한 면모를 나타냈다. 특급 ‘내조의 여왕’으로 불리는 아내 하원미 씨는 세 아이의 엄마가 아닌 아름다운 여자 하원미로 변신해 있었다.

화보 촬영을 마친 후 하원미 씨는 인터뷰를 통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의 일상과 아이들 교육 문제, 남편 내조와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점점 교육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야구선수인 남편의 부재가 드러나지 않도록 아이들 교육을 챙기며 느끼는 고민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원미 씨는 올 시즌 남편의 야구 인생이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았다고 회상했다.

“어느 해보다 정말 드라마틱한 한 시즌을 보냈다. 이렇게 바닥에서 정상으로 올라 설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남편의 재기를 지켜보면서 ‘아, 내가 정말 대단한 남자를 만났구나’ 싶더라. 타율이 1할도 안됐던 선수가 시즌 종료 후에는 2할7푼대의 성적을 올렸다. 그 과정 자체가 감동이었다. 남편과 야구선수로서 추신수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됐다.”

하 씨는 추신수와 결혼 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맞이한 데 대해 다음과 같은 소회를 전했다.

“사실 시즌이 늦게 끝나면 끝날수록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든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오프시즌을 양보해서라도 가장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을 즐기고 싶었다. 사람이 참으로 간사하다는 생각도 들더라. 4월에만 해도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시즌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후반부로 옮겨갈수록 경기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오히려 시즌이 끝나는 게 싫었다. 남편이 가급적이면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길 바랐으니까.”

그리고 하 씨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추신수가 계속해서 라인업에 제외됐을 때 텍사스의 제프 배니스터 감독에게 편지를 쓰려 했다는 얘기도 전한다.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해 우리 가족은 바닷가로 여행을 갔다. 아이들과 바다낚시를 하며 모처럼 달콤한 행복을 누렸다. 밤에는 아이들 재우고 남편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전반기 동안 쌓였던 모든 앙금들을 털어내자고 했다. 올스타 휴식기를 반전의 기회로 삼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후반기 첫 경기를 위해 출근하는 남편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그런데 첫 경기에서부터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이다. 엄청난 몸값을 받고 FA가 돼 텍사스와 인연을 맺은 선수에게 왜 출전 기회를 주지 않는지 진짜 궁금했다. 그래서 배니스터 감독에게 편지를 쓰려고 했었다. 물론 생각으로만 그쳤지만 그 당시엔 너무 답답하고 속상했다. 내 남편이 이런 대우를 받을 사람이 아닌데, 자존심 센 사람이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데 대해 얼마나 힘들어할까 싶더라. 그래서 감독에게 우리 남편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바꾸길 바라는지 묻고 싶었다. 남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보니 그런 생각까지 했던 것이다. 결국 성적이 남편을 살렸다. 출전할 때마다 성적으로 보여주니까 감독도 더 이상 남편을 라인업에서 제외하지 못했다.”

인터뷰 말미에 야구선수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가 아닌 하원미의 인생에 대한 아쉬움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없다’라고 잘라 말한다.

“대학 재학 중에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곧장 미국으로 향하는 바람에 대학 졸업도 못했고, 사회생활 경험도 전무하다. 가끔은 커리어우먼으로 성공한 여성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난 지금의 행복에 만족한다.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고, 남편도 야구선수로서 성공한 편이고,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인생 아닌가 싶다. 나중에 남편이 은퇴하면 그때 부부가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게끔 재단을 세우기로 했다. 나도 또 남편도 앞으론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돌보는 데 대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게 공인인 남편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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