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역사를 바꾼 극적 만남과 재탄생 ‘청춘의 십자로’
올해 호주한국영화제는 변사와 배우, 악단이 총출동하는 특별한 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호주에 소개한다. 현존 최고(最古) 한국영화인 <청춘의 십자로>는 1934년 안종화 감독이 제작하고... 한국 영화 역사를 바꾼 극적 만남과 재탄생 ‘청춘의 십자로’

올해 호주한국영화제는 변사와 배우, 악단이 총출동하는 특별한 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호주에 소개한다.

현존 최고(最古) 한국영화인 <청춘의 십자로>는 1934년 안종화 감독이 제작하고 당대 스타가 총 출동한 흥행작이었다. 식민지 해방 이후 73년 동안 잊혀졌던 이 무성영화는 단성사 극장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 2007년 한국영상자료원과 김태용 감독이 함께 새롭게 각색해 종합 라이브 공연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미 독일, 영국, 미국, 일본 및 멕시코 등 전세계 국제영화제와 여러 축제에서 50회가 넘는 공연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호주한국영화제 특별상영작 <청춘의 십자로>, 발굴부터 재탄생까지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어보자.

<단성사> 폐관 직전 창고에서 극적 발견

해방 이후 극장 ‘단성사’를 운영하던 관계자의 유가족이 ‘단성사’ 폐관 전 창고를 정리하던 중 깊숙한 곳에서 정체불명의 네가필름 9개 롤을 발견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첨단 기술로 복원해 낸 이 원본 필름은 문헌상으로만 존재가 알려졌던, 1934년에 제작된 안종화 감독의 <청춘의 십자로>였다. 그 동안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였던 <미몽>(1936) 보다 한국 영화의 기원을 2년 앞당긴 <청춘의 십자로>는 한국 영화사를 탐구하는데 귀중한 사료이다. 우연한 기회로 73년 만에 발견되어 복원을 거친 <청춘의 십자로>는 2012년에 등록문화재 제 455호로 지정되면서 그 소장 가치를 인정받았다.

화면 속 배우 입모양 보며 퍼즐 맞추듯 대사 만들어!

Crossroads of youth, live performance

현존 최고 한국영화인 ‘청춘의 십자로’는 변사와 배우, 악단이 총출동하는 종합라이브 공연으로 재탄생했다.

<가족의 탄생>, <만추>의 김태용 감독은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 원본 필름 복원 소식을 듣고 당시 신문기사를 참고해 1930 ~ 1940년대 무성영화 상영 모습을 재연하기로 했다. 안종화 감독의 줄거리 설명 외에 남아있는 자료가 전혀 없던 상황이었지만 변사 해설과 라이브 밴드 연주, 배우 공연을 접목시켜 현대적 종합 라이브 공연으로 구상했다.

김태용 감독은 변사 역할을 할 배우 조희봉과 함께 화면 속 배우들의 입모양을 보고 퍼즐을 맞춰가며 대사를 만들어갔고, 결국 변사의 맛깔나는 대사를 통해 소리가 없던 무성영화에 생명을 불어넣었다.변사가 전체 스토리와 주인공들의 희노애락을 이끌어 간다면, 악단은 마치 효과음처럼 배우들의 감정선을 증폭시킨다. 또한 간간이 선보이는 남녀 두 주인공의 뮤지컬 같은 라이브 공연은 무대를 입체적으로 풍성하게 만든다.

Crossroads of Youth, actress Park

‘청춘의 십자로’ 공연을 위해 호주에 오는 배우 박희본씨 공연 모습

8월 10일 시드니에서 막을 여는 제 7회 호주영화제는 <청춘의 십자로>를 비롯해 한국영화 총 20편을 소개한다. 8월 10일 시드니(8월 10일 ~ 18일) 개막을 시작으로 브리스번(8월 23일 ~ 29일), 멜번(9월 1일 ~ 8일), 캔버라(9월 3일 ~ 4일), 아들레이드(9월 15일 ~ 18일), 그리고 퍼스(9월 22일 ~ 25일)까지 총 34일간 한국영화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호주한국영화제는 주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안신영)이 주최하고 삼성호주법인이 후원한다.

<청춘의 십자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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