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4 Justice, 호주 전역 수만명 성폭력 조사 촉구 시위
호주 전역에서 수만명이 모여 성폭력 용인 문화 척결을 요구했다. March 4 Justice, 호주 전역 수만명 성폭력 조사 촉구 시위

15일 호주 전역에서 수만명이 모여 성폭력과 성희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성희롱 문화 척결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최근 주로 보수정당내 여성 희롱 문화가 수면으로 드러나고, 연방의회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1주일 전 크리스찬 포터 장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1988년 강간 혐의를 받고 있는 내각 장관이 자신이라고 밝힌 후 시위가 계획됐다. 포터 장관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경찰은 법무장관 강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종결했지만 일각에서는 별도의 조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2월에는 전 자유당 당직자 브리트니 히긴스가 2019년 린다 레놀즈 당시 국방산업장관실에서 성폭행을 당했지만 자유당이나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자유당과 의회내 성폭행 대처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성폭행 의혹에 대한 정부 대응이 부적합하다는 입징이다. 히긴스씨는 캔버라 연방의회 밖에 모인 시위대 수천명에게 “호주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성폭력에 대한 끔찍한 사회적 용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 이야기는 그 일이 연방의회에서 일어날 수 있다면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성에게 고통스럽게 되새겨 주려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에 (신문) 1면에 있었다”고 말했다.

정의를 위한 행진(March 4 Justice)으로 명명한 이번 시위는 15일 정오부터 캔버라,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 퍼스, 애들레이드, 호바트와 같은 주요 도시는 물론 호주 전역 40여개 도시와 마을에서 열렸다. 시위 주최측은 이번 시위가 “호주에서 경험한 여성 최대의 항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침묵함으로써 공모하게 돼

브리트니 히긴스

악은 침묵 속에 번성

그레이스 테임

시위 참석자들은 주최측이 요청한대로 검은색 옷을 입고 젠더화된 폭력과 성희롱에 대한 반대와 항의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으며 멜번에서는 시위대가 지난 10년간 젠더 폭력으로 살해당한 여성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일부 백발이 성성한 참가자들은 1970년대부터 평등을 위해 시위해 왔다며 지치지 않고 성평등을 촉구했다.

캔버라 시위에 참석한 브리트니 히긴스는 정부나 여당에게 “나는 인생이 바뀌고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아니었다. 정치적 문제였다”며 성폭력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히긴스는 자신이 성폭력에 공범이 되지 않기 위해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며 “침묵함으로써 공모하게 되는 것처럼 느꼈으며, 이러한 일이 여기서 다시 일어난다면, 내가 계속 침묵하는 것이 의도치않게 책임있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을 이렇게 대할 수 있고 그것이 괜찮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괜찮지 않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의 여성 그레이스 테임은 호바트 주의사당 앞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해 “진보에 대한 이러한 장벽 중 한가지가 침묵”으로, “해결의 시작은 정말 간단하다 –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테임은 환호하는 군중에게 “악은 침묵 속에 번성한다. 말하지 않은 행동, 모른체 한 행동은 용인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학생 시절 교사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당한 뒤 성폭력 피해 운동가가 된 테임은 이어 “다음 달이면 나를 상습적으로 강간한 남성에게 맞서는 선택을 한지 10년이 된다. 나는 다른 공포가 그 공포를 뛰어넘을 때까지 무언가를 하기를 두려워했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무언가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커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위 주최측은 또한 9만명 이상이 서명한, 의회내 성차별적 행위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타냐 플리버섹 노동당 의원을 통해 전달했다.

시위 주최측, 모리슨 총리 비공개 회의 제안 거절

스콧 모리슨 총리는 시위대의 면담 요구를 거절하고 대신 총리실에서 대표단과 비공개적으로 만날 것을 제안했으나 시위 주최측에서 거절했다. 주최측은 총리와 여성부장관이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만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위를 주최한 재닌 헨드리는 트위터를 통해 “이미 우리가 현관까지 왔으니 이제 문턱을 넘어 우리에게 오는 것이 정부의 몫이다. 비밀리에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의원 가운데는 단 1명만 시위에 참여했지만 연방과 주 노동당과 녹색당 의원들은 대거 시위대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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