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오스카상 키워드 3가지
2020년 오스카상, 3가지 키워드는 2020년 오스카상 키워드 3가지

#Parasite

기생충은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 비영어권 영화 작품상을 수상해 작품상 부문에서 자막이라는 장벽을 깨뜨렸다. 또한 비유럽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각본상을 받았으며 감독상도 비영어권 영화로는 작년 수상작 ‘로마’ 감독 알폰소 쿠아론에 이어 두번째이다. 아카데미 역사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비영어권 영화는 9작품 밖에 없다.

여성 영화인과 유색인을 홀대해 다양성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는 아카데미가 유일하게 체면을 살린 것도 ‘기생충’ 덕이다.

#OscarsStillSoWhite

남녀배우상 후보중 유일한 유색인종인 신시아 에리보는 영화 Harriet으로 여주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사진: Nick Agro / ©A.M.P.A.S.

올해 남녀 배우상 후보 20명 중 유색인종은 신시아 에리보 (Cynthia Erivo) 단 1명 뿐이다. 신시아 에리보는 영화 ‘Harriet’에서 노예제 반대 활동가인 해리엣 텁맨(Harriet Tubman)역을 맡았다.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 배우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2015년과 2016년 남녀 배우상 후보가 모두 백인으로 채워지자 #OscarsSoWhite라는 해시태그 캠페인과 함께 아카데미상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아카데미는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OscarsSoMale

2015년 해시태그로 홍역을 앓고 아카데미에서 다각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올해 감독상 후보 가운데는 여자가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아카데미는 역사적으로 여성 감독에 인색했다. 지난 92년간 감독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은 2009년 The Hurt Locker를 만든 캐스린 비글로우(Kathryn Bigelow) 뿐이며 지난 10년간 감독상 후보에는 2017년 Lady Bird를 만든 그리타 거윅(Greta Gerwig) 밖에 보이지 않는다.

스티브 마틴과 크리스 록은 여성 감독과 유색인종 배우가 아카데미 후보 명단에 빠진 것을 코미디로 꼬집었다. 사진: Blaine Ohigashi / ©A.M.P.A.S

지난해와 같이 사회자 없이 진행된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스티브 마틴과 크리스 록은 올해 후보 명단에서 다양성이 사라진 점을 놓치지 않았다. 록이 “올해 아주 많은 위대한 감독이 후보에 올랐어”라고 말하자 마틴은 “모르겠어 크리스. 올해 명단에서 뭔가 빠진 것 같은데”라고 말했고 이에 록이 “Vaginas?”라고 V자 폭탄을 터뜨렸다.

록은 또한 유일한 유색인종 배우 후보인 신시아 에리보가 시상식에 있다며 “신시아가 해리엇에서 흑인을 숨기는 일을 너무 잘해서 아카데미가 흑인 후보자를 전부 숨기게 했다. 에디 머피가 무대 밑에 있어?”라고 놀렸다. 이에 마틴은 “지난 92년간 오스카가 얼마나 변했는지 생각해봐. 옛날 1929년에는 흑인 배우 후보자가 한명도 없었잖아”라고 말했고 록이 “아니지. 근데 지금 2020년에는 1명이 있네”라고 답하자 마틴은 “대단한 성장이야”라고 비꼬았다.

당황스러운 CG로 비평가와 관객의 외면을 받은 Cats에 출연했던 제임스 코든과 레블 윌슨이 고양이 의상을 입고 나와 Cat 출연배우로 누구보다 좋은 시각효과의 중요성을 잘 안다며 자폭하는 발언을 해 관객석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사진: Blaine Ohigashi / ©A.M.P.A.S

2015년 #OscarsSoWhite 비판에도 다양성 후퇴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유색인종이 전멸한 배우상 후보로 인해 2015년 불거졌던 #OscarsSoWhite 해시태그 운동이 올해에도 트위터에서 다시 일어났다. 2015년 처음 해시태그가 등장하면서 비판을 받자 아카데미는 여성과 유색인종을 회원으로 초청하면서 대부분 백인 남성으로 구성된 회원을 다각화시키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2016년 아카데미 회원의 92%가 백인, 75%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나자 아프리칸-어메리칸 최초이자 여성으로서는 3번째로 아카데미 회장에 오른 체릴 분 아이삭스 전회장이 회원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주도했다.

2018년 아카데미는 2015년 이후 최다 신규회원인 928명을, 2019년에는 59개국에서 842명을 초청했다. 2019년 신규 초청 회원 가운데 50%는 여성, 29%는 유색인종이다. 아카데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회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32%로 2015년 25%에서 7% 늘었고, 유색인종 비율은 2015년 8%에서 16%로 2배 증가했다. 전체 회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아카데미의 다각화 시도로 2015년 2015년 감독 임권택, 봉준호, 배우 송강호, 최민식, 2016년 감독 김소영, 박찬욱, 이창동, 배우 이병헌, 2017년 감독 김기덕, 촬영감독 정정훈, 2018년 배우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배두나, 2019년에는 감독 임순례, 홍형숙, 정유미, 촬영감독 홍경표, 편집감독 김재범, 김상범, 김현이 아카데미 회원에 새로 위촉됐다. 회원은 후보작 선정 및 본상 투표권을 가지며, 아카데미 주관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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