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코로나19로 호주 29년만에 경기침체
오래 지속된 가뭄, 산불에 이어 코로나19 사회봉쇄로 호주 경제가 29년만에 경기침체를 기록했다. 산불-코로나19로 호주 29년만에 경기침체

3월 분기 경제 -0.3% 후퇴

전년대비 1.4% 성장 –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저

3월 분기 호주 경제가 0.3% 후진하면서 29년만에 첫 침체를 기록했다. 지난 여름 호주를 집어 삼킬 기세로 불타올랐던 산불과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들게 끊기지 않고 지속됐던 호주 경제 성장을 멈춘 것이다.

조시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은 호주통계국(ABS)이 발표한 국민계정에 국내총생산이 전분기대비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후 언론브리핑에서 경기침체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호주 경제는 지난 12개월간 1.4% 성장에 그쳤으며 이는 세계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호주 경제 수축이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된 경제적 충격과 싸우고 있는 많은 다른 나라보다 덜 심하다고 강조하면서도 호주 국민에게 6월 분기가 3월 충격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거의 30년만에 경기침체를 겪는 첫 재무장관이 되었지만, 호주에서 실시한 사회 봉쇄가 코로나19 전파 증가세를 눌렀고 공중보건 규제와 함께 정부에서 상당한 소득지원책을 실시했기 때문에 대유행 기간 “경제전문가가 말한 아마겟돈”은 피했다고 강조했다.

장관은 자유국민연합 정부가 7월 말 급여지원책인 일자리지킴 검토 결과와 함께 종합 경제업데이트를 발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관이 약속했던 미니예산이 한달 미뤄진 것이다. 재무장관은 일자리지킴 지원금을 1500달러에서 일괄적으로 낮추거나 직원의 임금에 따라 다른 비율로 제공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정부 코로나19 규제로 경제에 막대한 타격

“생명이 정부 최우선순위…어려운 결정”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100년에 한번 발생한 세계적 사건으로 연방정부가 “경제에 심하게 타격을 준 일련의 보건 정책을 실시했다”면서 그러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순위였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관은 호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102명으로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미국, 4만명 가량이 사망한 영국과 비교했다. 또한 정부에서 최악을 대비하기 위해 인공호흡기 5500대를 구입했으나 3일 기준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1명뿐이라며 “보건 분야에서 우리가 이룬 실제적인 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장관은 그러나 보건정책의 성공을 위해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했으며 경제적 비용이 국민계정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인정했다. 또한 3월 분기는 보건규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초기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호주 첫 코로나 확진자는 1월 25일 발생했으며 호주 정부는 2월 1일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금지했다.

외국인 입국 금지는 이란, 한국, 이탈리아로 확대됐고 3월 20일에는 호주 시민과 영주권자를 제외한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령이 내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도 3월 분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확대됐다.

3월 15일 야외 집합이 500명으로, 18일에는 실내 집합이 100명으로 제한됐다. 20일에는 4m2 규칙이 시작됐고 3월 24일부터는 호주인에 대한 해외여행 금지와 함께 결혼식과 장례식 참석 인원이 제한됐다.

소비자와 기업신뢰가 바닥을 친 것도 3월 분기로 호주증권거래소(ASX)는 전체 거래 총액의 1/3을 잃었고 3월 16일에는 하루에 9.7% 폭락해 1일 하락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산불, 가뭄, 코로나19 3중고에도 0.3% 수축은 “놀라운 회복력”, 재무장관

장관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장 GDP가 2.4% 하락하고 호주 대부분 지역을 집어 삼킨 화마의 파괴적인 영향을 모두 고려하면 3월 분기 호주경제가 0.3% 수축에 그쳤다는 사실이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호주의 경제성과가 더 큰 경기 수축을 겪은 국가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나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3월 분기 중국은 -9.8%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프랑스 -5.3%, 독일 -2.2%, 영국 -2.0%, 미국 -1.3%을 기록했다.

호주의 29년 연속 경제성장이라는 믿기 힘든 성공담 속에 분기 경제성장 하락세를 보인 것은 3월 분기가 4번째이다. 전년 대비 경제 성장율은 1.4% 증가했지만 3월 분기는 0.3% 수축해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치와 일치했다.

정부지출-순수출 3월분기 경제성장 주도 – 소비·투자 하락에 못 미쳐

정부지출과 순수출이 3월 분기 경제성장을 이끌었지만 소비, 투자 및 재고 하락으로 인한 경기 수축을 막지는 못했다.

2월과 3월 경제봉쇄에 대한 두려움으로 식품과 생활용품 사재기가 있었지만, 3월 분기 총 소비는 1.1% 하락했다. 17개 소비항목 중 10개가 하락하면서 3월 분기 소비 하락은 34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운송서비스, 호텔, 카페, 식당 부문 지출은 사상 최대 감소를 겪었다. 가계소득은 증가하고 지출은 하락하면서 3월 분기 가계저축률은 5.5%로 증가했다.

또한 보건관련 규제가 호주 관광과 유학산업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견실한 해외 원자재 수요로 인해 순수출은 3월 분기 성장에 0.5% 기여했다. 그러나 국내 및 해외 여행에 대한 금지조처로 서비스무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서비스 수출은 지난해까지 2년간 8분기 연속 성장하다가 3월 분기 12.8% 하락했으며 서비스 수입도 13.6% 급락했다.

그러나 호주는 3월 분기 84억 달러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해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으며 이는 1970년대 이후 최장 기간이다.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현재 양자무역관계의 약 70%를 포괄하는 자유무역협정이 호주 수출을 계속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규 기계 및 설비 및 신규 건축이 신규 엔지니어링 건설 증가를 상쇄하는 것 이상으로 감소해 3분기 신규사업 투자는 0.8% 하락했다.

반면 코로나19 감염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따라 최종 투자 결정이 지연된 광산사업은 몇건에지나지 않아 광산투자는 3.6% 증가해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5월 마지막 주 발표된 ABS CAPEX 조사에는 광산부문 투자의향이 하향 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0-21년 기간 플러스 상태를 유지한다.

재고는 분기 GDP 성장률에서 0.2%포인트를 감소시켰다. 가계가 제품 제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제품을 사들이면서 도소매, 제조업의 재고는 감소했다. 이러한 하락폭은 국가의약품 비축물량의 증대로 인한 보건 재고를 포함 공공기관 재고가 증가하면서 부분적으로 상쇄되었다.

호주 경제는 3월 분기에 1.4% 증가해 전년대비 5.3% 증가한 정부전체 지출을 반영해 신규 공공부문 최종수요가 계속 뒷받침했다.

소득을 보면 전국적인 급여와 임금계산서를 측정하는 피용자보수(compensation of employee, COE)는 3월 분기 0.5% 증가해 전년대비 4.2% 높게 나타났다. 장관은 동분기 39000개 일자리 창출로 인한 고용증가가 COE 증가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ASX 코로나19 하락치 60% 이상 회복

장관은 호주 전국에서 규제가 완화되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고무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 마지막주 상원 코로나19 조사위원회에 출석한 필립 로우 RBA 총재는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전국적인 보건성과가 더 나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이전 생각처럼 심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전망했다.

ASX가 2월 최고점에서 3월 최저점까지 하락치에서 60% 이상을 회복하면서 자산, 부채, 신용 시장이 안정됐다. 3월 9일 미화 66센트를 약간 넘는 선에서 3월 19일 미화 55센트로 2주도 안되는 사이에 미화대비 11센트 하락했던 호주 달러화도 11센트 이상을 회복했다. 55센트 수준 하락은 200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일자리지킴 지원정책 발표 이후 9주 연속 소비자 신뢰도가 증가했으며 3월 중순 이후 하락폭의 95% 가량을 회복했다.

기업신뢰지수도 4월 상승해 3월 기록적인 하락폭의 1/3 가량을 되돌렸지만 여전히 10년 평균을 밑도는 상태이다. 장관은 전국내각 결정에 따라 코로나19 규제가 해제되면서 “신뢰를 쌓고 이러한 상승세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추진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위기가 다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어려운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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