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표 자동차 브랜드 홀덴 역사 속으로
호주를 상징한 자동차 홀덴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호주 대표 자동차 브랜드 홀덴 역사 속으로

연방정부 수십억달러 지원, 애봇 총리시절부터 삭감

호주 자동차 브랜드 홀덴(Holden)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퇴장한다.

홀덴을 소유한 제네럴 모터스(GM)는 17일 2021년까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홀덴 브랜드를 은퇴시키고 지역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사업도 단계적으로 축소시킨다고 발표했다. 차량 대여 서비스 메이븐(Maven)과 홀덴금융서비스 사업도 호주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한다.

GM 국제사업 줄리안 블리셋(Julian Blissett) 수석부사장은 홀덴 사업을 유지하고 전환시키기 위해 수많은 방안을 시행하고 고려한 후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GM은 홀덴이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투자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을 실시한 결과 장기적으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성공적으로 홀덴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우선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GM측은 “분산된” 오른쪽 운전대 자동차 시장도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오른쪽 운전대 자동차 시장은 전세계에서 영국,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일본, 인도, 태국으로 극히 제한되어 있어 전체 시장의 25%에 불과하다. 홀덴은 이미 영국, 일본, 인도 남아공 같은 수익성이 좋은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로 나머지 호주, 뉴질랜드, 태국은 수지타산을 맞추기에 규모가 너무 작았다는 것이다.

크리스찬 아퀼리나(Kristian Aquilina) GM 홀덴 임시회장 겸 사장은 “홀덴을 사랑하고, 홀덴을 운전하고, 160년 동안 함께 해오고, 우리 삶에 거의 어디에나 있는 우리 회사와 연결되었다고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오늘 발표에 대해 깊이 느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아퀼리나 임시회장은 홀덴가족의 고된 노력이나 재능, 지지자들의 열정도 홀덴이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홀덴은 브랜드는 없어지지만 기존 홀덴 소유자에 대한 판매 당시 보증과 서비스는 모두 지킨다고 약속했다. 또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전국 AS 네트워크를 통해서 최소한 10년간은 서비스와 부품을 제공한다. 물론 리콜이나 안전문제가 발생하면 의무적으로 정부 당국과 협조하에 홀덴과 AS 네트워크에서 이를 취급해야 한다.

이로인해 영향을 받는 홀덴 직원은 퇴직급여와 취업 지원을 제공받는다. 또한 대리점에 대해서도 적당한 전환방안에 대해 협조한다고 밝혔다.

홀덴은 1856년 남호주에서 안장 제조사로 설립되었다. 1908년에는 자동차 분야로 진출하여 일정 기간 포드 모델 T를 제조했고, 이후 1931년 미국계 제너럴 모터스(GM)의 자회사가 됐다. 이후 멜번 트램카, 2차 대전 중 군용 엔진과 차량을 생산하다가, 1948년 처음으로 호주에서 설계하고 제조된 자동차인 홀덴 FX를 출시했다.

홀덴은 호주식 축구, 밋파이, 캥거루와 나란히 호주를 대표하는 자동차였다.

홀덴은 2002년까지 호주내 자동차 판매 1위를 기록했으나 2003년부터 2014년까지 2위, 그 이후 3, 4위로 하락세에 가속이 붙었다. 코모도어(Commodore) 호주 생산이 중단된 2017년 홀덴 차량판매는 4위, 생산이 중단된 지난해에는 10위로 급락했다. 홀덴 자동차 중 최고 인기 차종인 코모도어 판매가 하락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홀덴 코모도어는 1978년 출시된 중대형 세단이다. 1978년부터 2017년까지 호주에서, 1979년부터 1990년까지 뉴질랜드에서 제조되었으며, 2017년 10월 20일에 호주 생산이 종료됐다. 이후 해외에서 생산, 수입되던 코모도어는 2019년 말 생산이 완전히 종료됐다.

호주 연방정부는 2000년대 들어서도 호주에서 자동차 생산부문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공적자금을 쏟아부었고 2013년 Australian Financial Review 보도에 따르면 10년간 홀덴에 쏟아부은 연방정부 예산은 22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연간 1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액수이지만 2012년 홀덴이 낸 이윤은 87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모리슨 총리 홀덴 철수에 “분노”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GM의 홀덴 완전 철수 소식에 대해 “실망스럽긴 하지만 놀라지 않았다”면서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다국적 기업에 호주 혈세가 수십억달러 들어갔는데도 GM이 “시들어가는 것을 그냥 보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총리는 호주정부에서 오랫동안 홀덴 사업을 위해 GM에 직접 제공한 지원금만 20억 달러가 넘기 때문에 아주 실망스럽다며 결국 호주 납세자의 지원금을 미국 다국적기업이 “존중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총리는 정부에서 홀덴의 철수로 일자리를 잃게 될 직원들을 돌볼 것이라고 약속했다. 총리는 남호주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특히 국방산업으로 이들이 전환하는 것을 경험했다며 전국적으로 광범위한국방산업 투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끊겨 “호주 상징 브랜드 잃어”, 노동당

노동당 브렌든 오코너 취업산업예비장관은 자유당 정부의 “나태함 때문에 호주가 가장 사랑하고 상징적인 브랜드 중 하나를 일게 됐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오코너 의언은 카렌 앤드류스(Karen Andrews) 산업장관이 정부가 호주 제조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코너 의원은 “미래가 불확실해진 노동자와 가족, 소사업체에 위로를 보낸다”며 홀덴의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사업체와 직원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호주 제조업이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들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 정부”라고 주장했다.

자동차 제조업을 유지하기 위한 공적 자금 지원에 대해서는 경제전문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오른쪽 운전 시장이 극히 제한되어 있고, 호주-뉴질랜드 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일본과 한국을 비롯 해외 제조사의 진출로 이 시장에서도 홀덴의 지분이 줄어들면서 정부 지원이 없이는 유지하기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자동차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동차 제조업은 호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오다 2013년 토니애봇 총리 시절부터 정부지원금이 삭감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퇴락의 길을 걸었다.

홀덴 관련 고객 문의와 보증 및 서비스 계약에 대해서는 홀덴 고객관리(Holden Customer Care)에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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