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코로나19 이탈리아 입국금지, 항상 한발 늦어 – 효과는 있나?
호주 정부의 입국금지령은 합리적 근거를 찾기 힘들다. 연방정부 코로나19 이탈리아 입국금지, 항상 한발 늦어 – 효과는 있나?

한국 입국금지 발표시 방문자 비율 뻥튀기

호주가 중국(2월 1일), 이란(3월 1일), 한국(3월 5일)에 이어 3월 11일 이탈리아도 입국 금지 국가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호주 연방정부의 외국인 입국 금지령을 뒷받침하는 통계적 근거가 과장됐거나 의학적 효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 5일 한국 출발·경유 외국인 입국 금지를 발표하면서 한국내 감염자 증가와 함께 호주 입국자가 이탈리아보다 5배 많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한국 입국금지에 대한 본지 질의서에 “한국이 이탈리아에 비해 호주로 여행하는 승객의 수가 5배 많기 때문에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계국(ABS)과 호주관광공사(Tourism Australia) 공개 자료 중 가장 최근인 2019년 12월 한국인 단기 관광객은 31,300명으로 이탈리아인 1만 900명보다 약 3배 많았다. ‘5배’의 근거에 대한 질문에 내무부는 최근 두주간 호주입국 이탈리아 국적자는 4800명, 한국인은 1만 6440명이었다고 답했다. 이 수치를 따른다 해도 한국인 입국자는 이탈리아인보다 숫적으로 4배가 채 되지 않는다.

한국 입국금지하면 호주인 건강 보호할 수 있다고?

지난해 마지막 분기 한국인 입국자는 이탈리아인 입국자보다 약 3배에서 4배 정도 많았다. 총리가 강조한 ‘5배’는 지난해 3월 최고치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통계를 갖고 있었을 모리슨 총리가 한국의 위험을 강조하기 위해 최근 수치가 아닌 지난해 통계를 사용해 입국자 숫자를 과장한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입국금지령이 호주 국적자나 영주권자에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 제지 없이 입국하는 이탈리아계 호주인이나 영주권자를 고려하면 이 숫자는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한국과 비교해 호주 이민 역사가 훨씬 오래된 이탈리아계 호주인이 한국인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호주 통계국 총인구조사에 따르면 호주내 이탈리어어 사용자는 약 27만명으로 한국어 사용자 약 10만명의 3배 가량이다.

한국계 이민자의 낮은 시민권 취득율을 감안하면 이탈리아계 호주인은 최소한 한국계의 2-3배는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호주 정부에서 효과적으로 호주인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령을 내렸다고 이해하기 힘든 근거이다.

내무부는 “이탈리아에서 오는 승객에 대해 검사가 강화되겠지만, 매일 항공편 양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오는 여행자에 대해서는 (이러한 검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국자가 많아 공항에서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국금지 조처를 취했다는 호주 정부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란에 대한 입국금지 조처를 설명하기 힘들다. 호주에 입국한 이란인은 지난해 3월 1600명으로 이탈리아인보다 4배 적었고, 12월 기준 8배 적었다.

그렇다면 한국이나 이란의 코로나19 감염상황이 이탈리아에 비교해 더 큰 위험을 제기했을까? 호주정부는 2월 29일 이란에 대한 입국금지령을 발표했다. 29일 직전 WHO자료를 기준으로 이란은 확진자나 사망자 모두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령을 발표한 3월 5일 직전 이탈리아 통계에 비해 숫자가 훨씬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날짜확진자사망자
2월 26일9515
2월 27일14122
2월 28일24526

WHO는 전세계 치명율을 3-4% 사이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란 확진자수가 실제로는 이탈리아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이탈리아와 이란에 대해 다른 조처를 취한 것은 호주 정부가 엄격하게 WHO와 각국 보건당국의 발표한 통계를 근거로 했다면 이해하기 힘들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언론브리핑을 통해 전정부 차원의 대책을 호소했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호주정부가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령을 발표한 같은 날인 3월 5일 언론브리핑에서 “한국에서 고무적인 징후를 본다. 새롭게 보고된 사례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또한 보고되고 있는 사례들은 주로 알려진 집단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부 국가가 코로나19 문제를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며, 모든 정부가 “빠르게, 대규모로, 명확한 결단력”을 갖고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3월 3일 시드니에서 한국 방문자 중 첫 확진자가 나온 후인 4일에도 호주보건수석위원회(APPHC)는 “‘고위험’ 범주에 속하는 다른 2개국에 대한 국경 조치 확장이 호주로 코로나19 유입 위험성을 실질적으로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보건체계 대응과 지역사회 협조가 효과적인 통제를 위한 두 가지 주요 요인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AHPPC 성명서가 나온 4일부터 5일 사이 한국 코로나19 사태가 크게 악화됐을까? 한국 상황은 29일 새 확진자 909명으로 정점에 이른 이후 3월 1일부터 5일 사이 새 확진자는 700명에서 500명 가량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눈에 띄는 한가지 변화는 호주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호주 3월 초부터 확진자 다시 급증하기 시작

호주는 1월 중국 우한에서 온 관광객이나 우한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 등 모두 외국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 2월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대피한 확진자 10명 이외에는 호주내 감염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3월 1일 유람선 승객 중 1명이 사망한 이후 NSW, 퀸즈랜드, 빅토리아주에서 갑자기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호주정부가 5일 급작스럽게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령을 발표한 배경이 과연 의학적인 근거위에 호주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여론을 달래기 위한 면피성인지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미국여행 후 6일 빅토리아주에서 확진된 70대 의사는 미국이 호주에서 규정한 ‘고위험’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증상 발현 후에도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환자 발생 이후 미국 여행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뉴스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에서 실제 코로나19 감염율이 정부 발표 통계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있으며 양국 정부 모두 의심 사례를 충분히 검사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본은 전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고 지역사회 감염이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3월 6일 기준 전체 인구 1억 2650만명 중 검사를 받은 사람은 약 0.006%인 7476명에 불과하다. 미국은 디애틀랜틱지 보도 기준 전체 인구 약 3억 2700만명 중 1895명(0.0006%)만 검사했다.

한국정부는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이후 3월 7일까지 한국 전체 인구 약 5100만명 중 0.35%인 17만 8000여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이탈리아는 인구 약 6000만명 중 약 3만 6400명(0.06%)이 검사를 받았다.

치명율도 한국은 약 0.6%, 이탈리아는 2.5%, 일본 2.1%, 미국 약 6.7%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미국 연방 질병관리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 검사하는 경우만 공개되고 주 보건당국 자료는 주마다 별도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한번에 확인하기 어렵다.

한국외교부는 호주를 비롯해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늘어가자 주한외교단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정부 대처현황을 알리는 설명회를 가졌다

한국 외교부는 5일 호주정부 발표 직후 언론브리핑에서 “분명히 깊이 유감스러운 조치이고, 정부는 이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호주 당국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6일 오전 11시에는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한국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국 외교부 당국자는 6일 “호주 측은 발표 직전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측에 사전 통보를 했다”며 호주 정부 발표 직후 “호주 측이 우리 측과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월 31일 중국, 2월 29일 이란에 대한 입국금지령을 발표했다. 시차를 고려하면 호주와 같은 날짜이다. 호주는 이후 5일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를 발표했고 미국은 12일 유럽에 대한 입국금지를 발표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국제한을 발표하지 않았고 현재 추세로는 앞으로도 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미국과 호주 두 국가가 한국과 관계에서 차이는 무엇일까? 미국과 한국간 인적 교류는 굳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아도 호주-한국간 교류와는 비교할 수 없다. 또다른 차이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은 연방과 주 정치계에 많은 정치가를 배출했고 유권자 활동도 활발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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