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파크런에서 평양마라톤까지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온 자선 마라토너 샘(Sam)을 만나 샘씨가 본 평양의 모습을 들어봤다. 멜번 파크런에서 평양마라톤까지

호주 자선 마라토너 샘의 평양국제마라톤 참가기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온 자선 마라토너 샘(Sam)을 만나 샘씨가 본 평양의 모습을 들어봤다. 멜번에 거주하는 샘은 2012년부터 호주를 중심으로 전세계를 돌며 마라톤으로 자선단체에 기금을 전하는 ‘자선 마라토너’이다.

7일 평양국제마라톤경기대회 출발점과 도착점인 김일성경기장
슈퍼마켓 위에 있는 비어가든에서 마신 대동강 맥주
평양 지하철 노선도. 역이 많지는 않다.
평양 시내 도로
호텔에서 본 평양시내

매주 토요일 알버트파크 파크런에 참가하고 있는 샘은 파크런 자원봉사 관리자인 스콧에게 평양 마라톤 대회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었다. 스콧은 이미 2017년에 평양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바 있고 평창 올림픽을 포함해서 한국도 여러 번 다녀온 ‘한국 잘알’ 호주인이다.

평양국제마라톤대회는 – ‘만경대상 국제마라손경기대회’가 원래 이름이다 – 4월 15일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대회로 올해 30회를 맞았다. 2014년부터 외국인과 아마추어 선수도 참가할 수 있는 국제대회가 됐으며 국제마라톤협회 공인 대회이다.

2012년부터 마라톤 100회 완주와 ‘100만 달러’ 자선기금 모금을 목표로 부지런히 42.195km 구간을 달려온 샘은 흔치 않은 평양 마라톤 대회를 36번째 대회로 결정하고 지난해 7월부터 참가 준비를 시작했다. 아마추어 참가자들은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2.5박부터 다양한 관광일정에 참여해야 한다. 샘은 북한에 5일 새벽 도착해 대회가 열린 7일 저녁에 출발하는 2.5박 관광일정을 선택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중국 상해에 모여 북한 입국후 주의 사항을 안내 받고 입국비자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친 후 북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특히 종교 이야기를 하거나 허가 없이 북한 주민과 대화를 하지 말라는 주의였다. 평양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마라톤 마니아로 샘과 이야기를 나눈 영국인과 아랍에미리트인은 모두 호기심에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공항에서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큰 박스를 계속 비행기에 싣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4월 5일 이른 새벽 순안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몇 그룹으로 나뉘어 관광버스에 올라 숙소로 향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에 고려호텔을 비롯 평양 시내 여러 호텔에 나누어 투숙했고 샘은 고려호텔에 묵었다.

상해발 비행기가 예정보다 2시간 이상 지연됐기 때문에 평양에 새벽 5시에 도착한 마라톤 참가자들은 2시간여 취침 후 바로 관광을 시작했다. 첫날은 개성, 판문점 1일 관광으로 개성 고려박물관과 우편 전시홀, 통일헌장기념비가 관광 코스. 점심은 놋그릇에 12찬이 담긴 전통음식이었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춰서인지 반찬은 싱겁지 않고 샘 입맛에 맞았다.

둘째 날은 평양시내 관광으로 만수대 분수공원, 기념비, 주체 사상탑, 김일성 광장, 노동당 창건 기념비, 외국인을 위한 서점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70-80년대 학교에서 “빨갱이”에 대한 반공교육을 받아 약간은 긴장했지만 실제 다닌 평양 거리는 대체로 평화스러웠다. 평양시내 관광에 나선 둘째날은 토요일로 가족을 포함한 다양한 평양 시민을 볼 수 있었다. 대체로 녹색 계열 건물이 많았고 거리는 너무 깨끗했다. 시내에서 본 평양 주민 옷차림은 대부분 검은색, 군청색, 회색 계열이었고 어른들의 표정은 대체로 약간씩 긴장한 듯 보였다.

지하철에 탄 할아버지와 손주도 사진촬영을 흔쾌히 허락했다.

평양 시내와 지하철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거나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시내에서는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학생도 만날 수 있었다. 이 학생은 반려견 촬영만 허락했다. 시내 관광 중 급한 마음에 관광 그룹에서 빠져나와 무단횡단을 하다 교통 경찰의 단속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샘 그룹에 배당된 북한 안내원이 달려와 관광객임을 확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고 그룹에 다시 합류할 수 있었다.

평양마라톤 기간 중 샘 그룹과 동행한 평양 관광안내원들. 1명은 스페인어, 1명은 영어 담당으로 김일성 대학에서 언어 전공자로 실력이 뛰어났다.

토요일 낮 평양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에는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평양 주민들이 제법 많았다. 그러나 한국 옛날 택시를 생각나게 하는 택시와 버스,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는 호주에 비해서 한가한 편이었다.

평양 시내에는 건물을 짓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 변화 과정인 것 같았다. 차로 다니면서 또 마라톤 대회에서 도로를 직접 달리면서 느낀 점은 도로 사정이 안 좋다는 것이다. 길이 울퉁불퉁했고 표면이 호주 도로와는 사뭇 달랐다.

7일 마라톤 대회가 열린 김일성경기장에는 관중 5만명이 운집했고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한 평양 시민은 도로변을 따라 늘어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샘은 대동강변을 따라 이어진 마라톤 루트를 달리며 도로변에 늘어선 평양 시민에게 “반갑습니다”라며 계속 큰 소리로 인사했고 평양주민들은 샘에게 “힘내시라요”라며 격려했다. 반가운 마음에 계속 목청을 높이다 전환점을 돌아 10km 정도를 남겨 놓고 너무 힘들었는데 꼬마 아이들이 달려와서 사인해 달라고 말을 걸었다. 샘은 아이들이 들고 온 몽당연필이 어렸을 때 쓰던 것과 같다며, 아이들에게 사인해 준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마라톤이 끝난 후 참가자들과 축하 파티를 마친 후 다시 시내로 발을 옮겨 슈퍼마켓 위층에 있는 비어가든에서 대동강 맥주를 주문했다. 맛이 기가 막혔다. 대동강 맥주는 북한돈으로 1500원, 탄산 맥주는 2000원이었다. 비어 가든에서는 옆 테이블 평양 시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마라톤 대회 관중으로 동원됐다가 대회 후 비어가든을 찾았다는 평양 시민은 가꿈 비어 가든에 온다고 말했다. 북한 가이드는 관광객들이 평양 시민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내켜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제지하지도 않았다.

2.5박 평양마라톤 관광일정을 마친 샘은 다시 국제공항으로 향했고 북한 관광안내원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샘은 북한 안내원이나 주민들과 말이 통해서 “더 대접을 잘 받은 것 같다”고 느꼈다. 북한 안내원들과는 오라버니, 동생으로 부르며 친해졌기 때문에 이별에 서로 울컥했다. 샘은 내년에도 평양 마라톤에 참가할 계획이다.

평양 마라톤 대회 아마추어 외국인 참가 신청을 관리하는 고려투어(Koryo Tours)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참가자는 950여명으로 지난해 450여명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외국인 참가자 11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2017년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지속적인 남북미 관계 진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2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실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은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이나 미국 선수는 참가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마라톤에는 아마추어 선수 1000명을 포함해 총 1600명이 참가했다.

평양마라톤 코스

샘은 북한이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고 말도 통해 막상 가보니까 “똑같았다”고 평양 방문 소감을밝혔다. 현재 유엔대북 제재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 호주를 포함 개별 국가에서도 경제 제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관광이라도 가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며 관심을 갖고 방문할 것을 권했다.

샘은 100회 마라톤 완주 목표에서 아직 64번이 남아 있는데 이 중 판문점을 통해 남과 북을 달려 보고 싶은 꿈도 있다. 자선단체 모금 목표액 100만 달러 중 지금까지 10만 달러 정도를 이미 모금해 월드비전, CBM(Christian Blind Mission), TEAR Australia, Cancer Council Victoria를 포함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샘은 북한 동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이며 동참하기 원하는 개인이나 기업의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매주 토요일 파크런

그는 또 자신이 매주 나가는 파크런에 한인동포들이 참가할 것을 권했다. 파크런은 영국에서 시작되어 현재 23개국에서 매주 토요일 아침에 열리는 5km 달리기 행사이다.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관리하며 대부분 지역에서 공원에서 열린다.

호주 전역에서 한인 동포도 참가하고 있으며 샘은 멜번 시내 인근 Albert Park에 매주 나가고 있다. 샘은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라며 “여러가지 일로 힘들고 어렵더라도 건강을 위해 꼭 시간을 내셔서 걷거나 달려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Albert Park 파크런에는 샘을 포함 한국인 3명 정도가 정기적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총 참가자는 600-700명 정도 된다.

파크런 웹사이트에서 가까운 지역을 찾을 수 있다. 샘은 달리기 실력과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유모차를 끌고 오는 젊은 부모와 반려견을 동반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참여를 권했다. Albert Park 파크런을 마친 후에는 근처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와 아침을 하며 대화도 나눈다.

알버트 파크 파크런에서 만난 호주 전설의 마라토너 스티브 모너게티(Steve Moneghetti)

마라톤 모금 및 Albert Park 파크런 문의 Sam 0424 966 512

사진제공: Sam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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