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글래디스 류 후보, 호주 첫 중국계 하원의원 당선
호주 연방의회 역사적 첫 중국계 하원의원 주인공은 치점 지역구 자유당 글래디스 류 후보에게 돌아갔다. 자유당 글래디스 류 후보, 호주 첫 중국계 하원의원 당선

개표가 시작된지 4일만에 치점(Chisholm) 지역구에서 드디어 호주 연방의회 첫 중국계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자유당 글래디스 류(Gladys Liu) 자유당 후보가 22일 기준 약 81% 개표 상황에서 노동당 제니퍼양 후보를 1230여표 차로 앞서고 있다.

류 후보는 첫 중국계 하원의원이 될 뿐 아니라 자유국민연합에 핵심적인 76번째 의석을 연합에 선물하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자유국민연합이 약 0.7% 득표율 증가를 기록한데 반해 치점은 노동당이 2.17%를 가져갔지만 2016년 선거에서 연합이 가져온 2.84% 득표율 증가를 넘어설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자유국민연합의 3선 성공에 못지 않게 놀라운 결과이다. ABC 뉴스에 따르면 몇 달 전 연합 선거전략가는 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6년 연방총선에서 연합에 과반수 의석을 안겨준 마지막 당선후보 줄리아 뱅스 전 의원이 말콤 턴불 전총리 실각 후 탈당하면서 이 지역구에서 자유당에 타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접전 지역구 중 한곳인 빅토리아주 치점 지역구에서 제니퍼 양 후보가 탄탄한 지방정치 경력을 기반으로 첫 중국계 하원의원에 도전했으나ㅏ 고배를 마셨다.

반면 제니퍼 양 노동당 후보는 지방의회 의원과 매닝햄시장을 거쳐 차곡 차곡 지역구에서 신망을 쌓아 정치 경험이 녹록치 않앗다.

선거 운동 기간에는 류 후보의 과거 발언이 공개되면서 언론의 도마에 올라 곤욕을 치렀다. 먼저 2016년 동성결혼에 대한 언급이 나왔지만 모리슨 총리는 류 후보를 옹호했다. 그 다음에는 류 후보의 자매가 제니퍼 양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온라인 게시물을 올린 것과 류 후보가 AFL 다문화 홍보대사가 맞는지 의혹 제기와 같은 논란이 연이어 일어났다.

류 후보는 선거 당일 A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부정적인 뉴스가 항상 불쑥 튀어나왔다”며 “누군가가 시작했거나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시작됐을 것”이라며 정치적 방해공작을 의심했다.

중국계 유권자 표 얻으려 총력

지난 2월 빅토리아주 박스힐 음력설 행사에 참석한 스콧 모리슨 총리 부부와 글래디스 류 후보
지난 2월 빅토리아주 박스힐 음력설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 대니얼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 제니퍼양 후보, 빌쇼튼 전 노동당수

치점은 빅토리아주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인 지역구일 뿐 아니라 이민으로 변화한 유권자의 마음을 양대 정당 중 누가 차지하는지 시험대이기도 했다.

자유국민연합과 노동당은 모두 이 지역구내 거대한 중국계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치열한 선거운동전을 펼쳤다. 정치평론가들 중에는 중국정부를 겨냥한 국내 정치에 대한 외국 간섭 논쟁이나 중국에 대한 현 연합 정부의 강경 기조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A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치점 지역구에서 실제 가가호호 방문 선거 운동을 벌인 운동원들은 대부분 중국계 유권자가 거대한 외교 문제보다는 실생활과 가까운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호주 언론은 노동당의 대표적인 경제 공약, 특히 네거티브 기어링 축소와 배당세액공제 환급의 전면 개혁에 대한 유권자 대부분의 적대감으로 제니퍼양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결국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치점의 일반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중국계 호주인들도 노동당의 정책이 연금 수령자들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거나 이미 지난 해 폭락한 집값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당 선거 운동원들은 연합이 네거티브 기어링과 배당세액공제 환급 양쪽 전선에서 공포 캠페인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양 후보는 선거당일 ABC와 인터뷰에서 “많은 지역 주민들이 노동당의 의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불행히도 잘못된 정보를 믿고 있는 유권자들을 모두 만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동당 내부에서도 선거운동 본부가 정한 양대 공약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좌절감이 있었다. 노동당 당직자 중에는 “치점에서 배당세액공제 환급이 우리를 파멸시켰고, 네거티브 기어링이 파멸시켰다”고 한탄했다. 이 당직자는 자유당 공격에 대항하는 문구를 본부에 요청했지만 본부에서는 이에 대응하지 말고 다른 주제로 옮기라고 했다며 “효과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정치평론가들은 전반적으로 특히 배당세액공제 환급 공약이 노동당 선거운동에 독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내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일반 유권자가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빅토리아주 한인회관에서 열린 후보 초청 질의 응답 시간에도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참석자들은 줄리안 힐 의원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위챗 가짜뉴스 우후죽순

노동당과 연합은 또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위챗과 같은 중국 소셜 미디어 사이트까지 진출해 양대 정당 고위 정치가들이 각 당의 의제를 선전했다. 그러나 위챗은 한국 카카오톡이나 각종 카페와 마찬가지로 가짜 뉴스와 정보가 양산되고 전파되는 곳이기도 하다.

위챗 일부 사용자는 노동당이 대규모 상속세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비난했고, 노동당이 중동에서 이민을 확대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짜 “빌 쇼튼”의 조작된 트윗을 유포하는 사용자도 있었다. 노동당이 집권하면 10년 동안 100만 명 이상 난민이 유입될 것이라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노동당은 연합이 “다급한 공포 선거운동”을 조직했다고 비난하며 선거 2주 전에 위챗의 모회사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노동당에서 소셜 미디어에서 유포되는 가짜 뉴스를 막을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

위챗에서 유포되는 가짜 뉴스 배후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ABC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위챗 사용자 중 일부가 자유당 정치인들을 만나기 위해 류 후보와 함께 연방의사당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류 후보는 자신들이 만든 위챗 그룹은 치점 선거운동과 관련이 없으며,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하는 말을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류 후보는 “나는 상대편과 마찬가지로 중국인 사회와 더 넓은 지역사회에 지지자들이 많으며, 나든 누구든 소셜 미디어 활동을 감시하거나 제재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마지막까지 중국계 유권자들을 겨냥한 선거운동은 논란거리가 됐다. 연합이 투표하는 “올바른” 방법은 자유당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안내하는 중국어 포스터를 호주 선거 관리위원회를 상징하는 보라색 톤으로 인쇄해 투표소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양 후보는 이러한 포스터가 “(선거) 당국에서 온 것처럼 보이려고 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이민자 사회 특히 1세대 이민자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호주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포스터가 법을 어기지 않았다며 조사를 거부했다.

선거 후 당연히 연합과 노동당이 이번 캠페인에서 얻은 교훈은 완전히 다른다.

승리에 고무된 연합은 치점 선거 결과가 앞으로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라고 믿고 있다. ABC 뉴스는 많은 이민자 사회에서 노동당의 전통적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자유당의 소식통을 인용했다. 이 소식통은 치점 선거 결과에서 “교훈은 우리 핵심 메시지가 지역사회에서 반향을 얻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민자 사회도 “노동당이 오랫동안 가정했던 것처럼 획일적이지 않다. 하지만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올바른 채널을 사용하는 정교한 캠페인을 한다면, 사람들은 이에 반응할 것”이라는 것이다.

노동당은 물론 치점 선거 결과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 ABC 뉴스에 따르면 노동당 선거 전략가는 류 후보가 공포 캠페인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했고 위챗과 다른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끈질기고 고의적인 잘못된 정보 때문에 겨우 승리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당 관계자는 위챗 상에서 유통된 가짜 뉴스가 “고의적”이었다며 “최소한 자유당이 눈을 감았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위챗 가짜 뉴스가 “핵심적인 요인은 아니었지만 대가를 치렀다. [작은 득표율] 차이를보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가짜 뉴스 유통 문제가 이번 선거 캠페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며 “가짜 뉴스는 소셜 미디어에서 넘쳐나며 다음 번에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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