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국민 2배 넘는 분량
호주가 코로나19 백신 확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후보 물질 2개에 추가 15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 중 1개 물질은 아직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의약품으로 생산된 적이 없는 신기술에 기반한 것이다.
연방정부는 4일 노바백스(Novavax), 화이자/바이오엔테크(Pfizer/BioNTech)와 각각 계약을 체결해 5000만회 분량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두 백신 후보 모두 현재 3상 임상 단계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면 2021년 초부터 호주에 도착한다.
이로써 호주는 총 32억 달러를 들여 총 4개 백신 후보 1억 3400만회 분량을 확보했다. 4가지 백신 후보 물질 모두 1인당 2회 분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모두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하는 경우 호주 인구의 2배가* 넘는 분량이 확보된 것이다.
노바백스는 이미 수십 년간 사용해온 기술에 바탕한 단백질 기반 백신이다. 코로나19의 원인이 되는 SARS-CoV-2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세포에 침입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막는 한가지 방법은 단백질이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화이자와 독일 생명과학 회사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하는 두번째 백신은 mRNA(전령RNA) 기반이다. mRNA 기반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담은 mRNA를 주사함으로써, SARS-CoV-2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똑같이 생긴 가짜 스파이크 단백질이 몸에서 스스로 생성되도록 한다. 이 가짜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우리 몸속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항체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원리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Morderna)가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 mRNA(전령RNA)-1273도 mRNA 기반 백신이다. 단백질 기반 기술은 독감 백신의 기본을 구성하지만 mRNA 기술은 아직까지 의약품으로 개발된 사례는 없다.
브렌든 머피 보건부 사무차관은 정부가 이 때문에 처음에는 소량만 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백신이 “가장 성공적인 백신으로 판명된다면, 분명히 더 많이 살 수 있는 수용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호주 국내 제조시설 설립 가능성도 가늠하고 있지만 “현재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노동당 크리스 보원 예비 보건장관은 호주가mRNA 백신에 필수인 극저온 보관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정부 결정을 비판했다. 보관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당장 이 백신이 “내일 준비된다고 해도 사용할 수가 없다”며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더나 후보물질은 -20 ℃, 화이자 백신 후보물질은 -70 ℃에서 보관해야 한다. mRNA 백신 후보 물질이 극저온 보관이 필수라는 소식이 나온 후 지난 8월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주가가 모두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초 모리슨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옥스포드 대학 백신 3380만회 분량과 CSL/퀸즈랜드 대학교 백신 5100만회 분량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두가지 백신은 호주 국내에서 생산되지만, 새로 계약한 노바백스와 화이자백신은 미국, 체코, 벨기에, 독일 등 해외에서 생산된다. 4개 백신 모두 1인당 2회 분량이 필요한다.
그렉 헌트 보건장관은 호주가 다양한 백신에 투자했다며, 백신은 무료로, 접종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취약계층과 현장 근무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관은 “백신을 원하는 호주인들이 2021년 안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자 기대”라고 밝혔다.
* 첫 기사에 5배로 잘못 기재되어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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