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호주인, 성폭력 피해자 공개 발언권 찾아준 그레이스 테임
성폭행 피해자의 말할 권리를 찾은 그루밍 성폭행 피해자가 올해의호주인에 선정됐다. 올해의 호주인, 성폭력 피해자 공개 발언권 찾아준 그레이스 테임

노인상은 NT 최초 원주민 정교사, 청년상은 생리빈곤 척결 사회적기업가, 지방영웅은 아프리카 이민자 도운 이민자 여성

그레이스 테임씨는 15세부터 58세 수학교사에게 그루밍과 성폭력을 당했다. 가해 교사는 징역형을 받았지만 성폭력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를 공개하는 것을 금지시킨 태즈매니아주 법 때문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없었다. 물론 가해자와 언론은 성폭행 사실 자체를 자유롭게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 있다.

그레이스 테임은 그루밍 성폭력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찾는 #LetHerSpeak 운동을 벌였다. 사진: Salty Dingo

테임은 언론인의 도움으로 #LetHerSpeak운동을 통해 대법원에 성폭력 생존자로 스스로 신상을 공개하고 피해사실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테임은 그루밍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리고, 성폭력 관련 낙인을 타파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의 호주인 심사단은 “그레이스가 자신의 목소리를 이용해 법률개혁을 추진하고, 성폭력의 영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여, 남다른 용기를 보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태즈매니아 주민이 올해의 호주인으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테임은 수상소감에서 “나눌때 치유된다. 함께 아동성착취를 끝낼 수 있다”며 자신의 가해자가 “‘찍소리도 내지 마’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는데 이제 잠재울 수 없는 목소리의 합창 가운데 내 목소리를 사용한, 내 말을 들어보라”고 당당히 말했다.

올해의 호주인 수상자. 왼쪽부터 이소벨 마샬, 미리암-로즈 운건머-바우만 박사, 그레이스 테임, 로즈메리 카리유키. 사진: Salty Dingo

북부준주 최초 원주민 정교사 올해의 호주노인상

올해의 호주노인상(Senior Australian of the Year)은 나우이유 원주민 장로이자 저명 예술가, 활동가, 작가인 미리엄-로즈 웅건머-바우만 박사(Miriam Rose Ungunmerr-Baumann)에게 수여됐다.

웅건머-바우만 박사는 1975년 북부준주 최초의 정식 원주민 교사가 됐다. 교육부 예술 고문으로 박사는 호주 극북부 톱엔드 전역 학교를 방문해 시각예술을 교육의 일환으로 포함시키는 운동을 펼쳤다.

올해의 호주노인상 수상자 미리엄-로즈 웅건머 바우만 박사. 사진: Salty Dingo

이후 박사는 고향 마을 카톨릭 학교 교장이 되었고 이후 연방정부 자문기구인 국립원주민협의회(National Indigenous Council)에 임명됐다. 2013년에는 원주민 문화와 주류사회간 간극을 줄이고 풀뿌리 차원에서 화해를 추진하기 위해 미리엄 로즈 재단을 설립했다.

수여식에서 웅건머 바우만 박사는 “200년전 우리는 백인들과 교류하기 시작했고 호주는 다문화 국가가 되었다”며 “그 이후로 우리는 당신의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법을 배웠다. 오랫동안 우리는 백인의 길을 배우는 일방통행로를 걸어왔다…이제 당신이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 다가올 때”라고 호소했다.

박사는 호주인상 후보에 3차례 올라 올해 호주노인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미리엄-로즈는 전문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통해 자민족의 문화적 독립성을 유지하고 원주민 세계관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데 전념해 왔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웅건머-바우만 박사는 이미 공로를 인정받아 호주훈장과 찰스다윈대학 명예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청년상은 생리대 빈곤 해결 사회적 기업가에

올해의 호주 청년상(Young Australian of the Year)은 전세계에서 생리대 빈곤 상황을 알리고 생리대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여성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가 이소벨 마샬(Isobel Marshall)에게 돌아갔다.

이소벨 마샬은 케냐 여행에서 생리대 빈곤 문제를 목격하고 아프리카와 호주 취약 여성에게 무료 생리대와 탬폰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을 창업했다. 사진: Salty Dingo

이소벨은 18세에 학교친구인 엘로이즈 홀과 함께 생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생리제품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세계 여성을 돕기 위해 TABOO를 공동설립했다.  

이소벨과 엘로이즈는 2019년 8월 어려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으로5만 6000달러를 모금했다. TABOO는 윤리적인 재료를 사용한 고품질 유기농 코튼생리대와 탬폰을 호주 시장에 판매해 순이익 100%를 시에라리온과 우간다 소녀와 여성에게 교육사업을 제공하는 자선단체 One Girls에 기부하고 있다.

지역에서 이소벨과 TABOO는 비니스 여성위기센터(Vinnies Women’s Crisis) 센터와 제휴하여 남호주에서 긴급 숙소가 필요한 여성들에게 패드와 탐폰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게 했다. 생리대 빈곤문제는 대도시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원주민 여성협의회도 지원한다.

이소벨은 케냐 여행이 사회적 사업을 시작하는 동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소벨은 케냐에서 더러운 천으로 생리대를 대신해 3시간 동안 학교에 걸어가고 생리통을 가라앉힐 약도 없이 견디는 여학생을 만났다. 또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13세에 학교를 중퇴하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수상식에서 이소벨은 “현실은 개발도상국가 소녀 가운데 30%가 아직도 생리 때문에 학교를 중퇴한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임무는 간단하다: 생리 빈곤을 퇴지하고… 해외에 국내에서 생리에 대한 편견과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생리하는 사람들은 창피 대신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벨은 현재 애들레이드대학 의학과 외과의학사 과정 학생이다.

파라마타 경찰 다문화연락관에 지역영웅상

로즈매리 카리유키씨는 호주로 이민온지 20년만에 아프리카 여성 지원 활동을 인정받아 호주의날 지역영웅상을 받았다. 사진: Salty Dingo

가정폭력과 종족간 분쟁을 피해 케냐에서 호주로 이민한 로즈매리 카리유키(Rosemary Kariuki)씨가 지역영웅상(Local Hero)을 수상했다.

카리유키는 파라마타 경찰 다문화 지역사회 연락관으로 가정폭력, 언어장벽, 재정적 곤란을 겪는 이민자들을 주로 돕는다.

1999년 호주로 이민한 카리유키의 첫 몇해는 끔찍하게 고독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카리유키는 많은 이민자 여성에게 고립이 큰 문제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많은 이민자 여성이 이동수단이 없거나 영어 소통능력이 부족해 혼자 나가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고 카리유키는 익숙한 환경에서 밖에서 다른 여성을 만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했다.

아프리카여성그룹과 함께 아프리카여성 디너댄스 시작을 도운 것이다. 이 모임은 올해 14년째로 연간 행사에 참여하는 여성은 400명이 넘는다. 또한 이민자와 난민이 자영업을 시작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인 아프리카마을시장(African Village market)도 시작해 현재 4년째 운영 중이다. 카리유키의 활동은 ‘Rosemary’s Way’라는 다큐멘터리의 주제가 됐다.

‘올해의 호주인’상은 매년 호주의날을 기해 호주사회에 기여한 모범적인 시민에게 수여하며, 연방정부가 소유한 국립호주의날 협의회(National Australia Day Council)에서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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