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역 보복 다음은 꿀, 과일, 유제품
호주와 중국의 외교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꿀과 유제품이 중국 관세 보복의 다음 타겟이 될 수 있다. 중국 무역 보복 다음은 꿀, 과일, 유제품

호주와 중국 관계가 50년만에 바닥을 친 가운데 꿀과 유제품이 중국의 다음 무역보복 대상이 될 위험이 높다.

이미 호주 포도주생산, 해산물가공, 석탄, 구리 및 육류 가공 분야가 중국의 관세 공격에 휘청거리고 있다. 경제분석기관 아이비스월드 (IBISWorld) 리암 해리슨 선인산업분석가는 “농업, 특히 꿀, 과일, 유제품 생산업체는 가까운 장래에 관세 문제에 대해 고도의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호주 제약 수출과 광산 원자재”도 관세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었다.

중국은 호주 상품과 서비스 양방향 무역의 28.8%를 차지하고 있어 많은 분야에서 호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중국은 2019~20년 호주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의 35.3%를 차지한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호주 산업은 2015년 12월 중국-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이후 중국과 무역 확대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호주국립대에 따르면 중국인의 호주 투자는 2016년 158억달러로 정점에 달한 후 2019년 25억달러로 급감했다. 2020년에는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출처: IBISWorld

호주산 꿀에 관세 부과하면 뉴질랜드에 이득

호주 꿀, 특히 항균성분으로 유명한 고급 마누카 꿀은 중국 시장에서 인기있는 제품이다. 중국내 꿀 소비는 연간 30만 톤을 넘어섰다. 중국이 호주 꿀 수출의 ¼ 이상을 차지하지만 다른 꿀 공급지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호주산 꿀 수입을 중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마누카 꿀은 뉴질랜드와 호주 동남부에서만 자라는 티트리에서 수확되며 중국이 호주산 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뉴질랜드는 경쟁이 줄어 이득을 보게 된다. 해리슨은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누카 꿀 수입이 줄어들어도 “갑싼 꿀의 풍부한 공급이 이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산 꿀 수출은 꿀 수출업자에게 무역장벽을 낮춘 중-호FTA 덕분에 지난 5년간 연간 4.1%씩 증가했다.

유아용 분유 중국 부모에 인기

관세 부과하면 큰 반발 예상

유제품 산업, 특히 우유·크림 가공 산업과 분유 제조업은 중국 관세정책의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호주산 유제품은 지난 5년 동안 중국에서 인기가 점점 늘었고, 특히 분유가 중국의 수요증가로 가장 큰 혜택을 받았다. 중국 소비자들은 10년 넘게 호주 분유를 구매해 왔으며, 특히 유아용 분유 제품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건강에 좋다고 인식되어 있다. 호주 대도시 중국계 택배업체 매장에 분유가 쌓여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가운데서도 중국행 호주산 분유 수출은 급증해 2020년 9월까지 9개월 동안 1만9726톤에 달했다.

해리슨은 만약 중국이 호주산 유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는 무역 적대행위가 한 수위 높아지는 것이라고 봤다. 중국인 가운데 호주 유제품의 인기가 상당히 높고 중국인 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는 유아용 분유제품 대체 시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호주산 유아용 분유에 대한 관세 부과와 같은 적대적 조처는 “중국 소비자로부터 상당한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호주에 대한 지속적인 무역 제한에 대한” 중국인의 지지여론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자료: 호주통계국

일부 과일 수출 45% 이상 중국으로

중국은 또한 감귤류, 견과류 등 과일 재배 산업이 전체 수출의 45% 이상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호주 과일 산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시장이 됐다. 사과, 배, 핵과류 재배농가 수출의 30% 이상이 중국 시장으로 향한다.

해리슨은 ‘수출 시장으로서 중국을 잃는 것은 이미 약화된 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주 전역의 과수농가는 이미 올해 초 무더위와 극심한 산불에 이어 코로나19 여행 제한으로 인한 과일 수확 인력 부족 등 큰 차질을 겪어왔다.

과일 뿐 아니라 호주의 제약업계도 수출시장으로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늘어났다. 처방약과 비처방약, 비타민, 미네랄 영양제 등 영양제는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품목이다. 그러나 이들 품목 중 상당수는 대체 시장이 있기 때문에 중국의 규제나 제재를 받을 위험성이 심각하다. 호주의 제약 제조업 매출은 2020~21년 5.8% 증가한 128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며 이 중 54.4% 가까이가 중국을 포함한 수출시장에서 파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슨은 ‘호주 의약품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호주의 가장 큰 장점은 지리적 근접성이며 미국, 캐나다, 유럽 같은 다양한 대체 공급지역이 있기 때문에 중국 무역 제재 위험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2018-19년 비타민과 건강 보조제의 중국 수출은 3배 증가해 6억 8천만 달러를 넘어섰고, 호주산 비타민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안전하다는 신뢰를 얻은 덕분에 호주산 영양제는 중국 수입 영양제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2020~21년 비타민·건강보조 제조업 수출액 가운데 중국이 62.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산부문은 대체 시장 없어 안전

호주의 광업 분야는 특히 보크사이트와 철광석 같은 분야에서 호주 자원의 최대 시장으로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광업 자원 수출은 중국에 의존도가 높지만 대체 시장이 거의 없는 원자재이기 때문에 중국 무역 제재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슨은 “호주산 철광석은 매우 높은 품질로, 현재 중국의 철강 제조업에 연료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의 물량과 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장이 거의 없다”며 브라질 생산업체인 베일의 최근 생산량 감소로 호주산 철광석을 대체할 잠재적 시장이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호주내 여러 수출 산업이 중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리슨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 활동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핵심 수출시장으로서 중국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시장이 등장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추가 “관세 가능성에 고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해리슨은 정부의 지원금 사업이나 국제사회의 협력과 같은 외부적인 지원이 무역규제가 부과되는 경우 영향을 받는 사업체를 도울 유일한 수단이라고 보았다. 결국 호주와 중국간 외교관계 실마리를 푸는 것이 중국의 무역제재의 위험에 노출된 산업을 돕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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