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아동병원 응급실 아동 사망사건 내부조사 보고서 “답변보다 더 많은 의문 제기”
퍼스아동병원 응급실에 도착한지 3시간 반만에 사망한 아시와리아의 죽음에 대한 보고서가 공개되어 사망 이유에 대해 더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퍼스아동병원 응급실 아동 사망사건 내부조사 보고서 “답변보다 더 많은 의문 제기”
아시와리아 아스와스는 퍼스아동병원 응급실에서 2시간을 대기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달 부활절 주말 퍼스아동병원(Perth Children’s Hospital) 응급실 도착한 뒤 3시간 30분 만에 치료가 늦어져 사망한 7세 아시와리아 아스와스의 부모가 딸의 죽음에 대한 보건부 보고서를 공개했다.

아시와리아는 응급실에 오후 5시 반에 도착한 후 7시 9분 응급실 의사에게 검진을 받고 진료실로 이동됐고, 다시 소생실로 이동된 후 8시 20분 CPR이 시작됐고 44분 만에 사망이 선고됐다. 서호주 보건부 아동청소년 보건원에서 실시해 의회에 일부 내용이 공식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와리아는 응급실 대기 당시 체온이 38.8도로 “축 늘어져 있었고” 딸의 상태를 걱정하는 부모의 의견에 당시 의료진이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응급실에서 아시와리아의 상태 악화에 대한 부모의 우려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으며, 전체적으로 7세 여아에 대한 “치료계획이 조직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의료진의 대응을 포함해 아시와리아가 사망한 4월 3일 토요일 밤 9시 사망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응급실에서 3시간 넘게 일어난 일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보고서는 “부모의 우려를 해소할 기회 상실과  불완전한 검사”와 환자의 결과에 기여했을 수 있는 치료 에스컬레이션 지연 등 “단계적으로 기회를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는 병원 응급실 기록에 부모가 “딸에 대해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있다”며, 엄마가 “불안 ++”으로 기입되어 있지만 의료진은 “부모의 우려”가 “부재”한 것으로 간주해, 해당 평가란 점수가 ‘0’으로 되어 있다. 간호사는 부모의 우려를 평가하는 항목이 “입원환자에게만 사용된다는 인식”때문에 이렇게 기입됐다고 밝혔다.

체온 38.2C “정상”

보고서는 환자 체온이 38C 이상인 경우 패혈증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대신 응급실 의료진은 아시와리아의 체온 38.2C가 “정상 결과”라고 적었다. 대기실 밖에서 의사가 진료하기 전 아시와리아의 체온은 38.8C까지 올라갔다.

병원에 도착한지 20분 후인 5.52pm, 아시아리와의 호흡수는 분당 44회, 심장 박동수는 분당 150회, 혈압은 114/103을 기록했다. 결국 아시와리아는 응급실 도착 3시간 30분 만에 사망 선고가 내려졌고, 원인은 패혈증으로 확인됐다.

응급실 기록에 따르면 아시와리아가 “기민”, “매달리는(clingy)”, “아파서 끙끙”댔다고 되어 있으나 이후 진술서에서 간호사는 이러한 묘사가 가장 적합한 단어가 아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 로저 쿡 서호주 보건부장관이 의회에 보건부 조사 보고서11개 항목 권고사항을 제출했고, 보고서 전체가 가족에게 전해졌다. 정부는 보고서의 일부만 공개했지만 아시와리아의 부모는 이후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며 독립적인 외부 조사를 요구했다.

보고서는 의료진 사이, 그리고 의료진과 부모간 소통 문제를 포함해 아시와리아의 죽음에 기여한 7가지 요소를 확인했다. 또한 “부모의 지속적이고 중대한 우려를 (진료를) 에스컬레이트해야 할 중대한 임상적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치료 지연을 초래해 환자의 결과(사망)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보았다.

“분명히 규정된 프롬프트에 대해 비정상적 체온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료진 교육 문제도 부각됐다.

레지던트 3명 모두 병가 중, 간호사도 1명 빠져

보고서에 따르면 응급실 레지던트 3명이 모두 병가 중이었으며 의료진 부족으로 대체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간호사 1명이 줄어, 진찰과 대기시간이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퍼스아동병원 응급실 평균 대기시간은 108분이다.

병상, 병실, 자원 부족도 문제로 드러났다. 보고서에는 2020년 10월 이후부터 선임 임상의들이 고위 경영진에 “환자 안전에 대한 중대한 우려”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바쁠 때 에스컬레이션을 “헛수고이며 비효율적”으로 보는 문화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행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응급실의료진 “동정” “관심” 없어

쿡 장관은 보고서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읽기 힘들며 답변보다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관은 아시와리아의 죽음에 대한 다음 단계 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이 보고서에 언급된 간호사와 의사에 대해 일반인이 “판사와 배심원” 역할을 하는 것이 서호주 시민의 역할은 아니며, 외부조사와 검시관 사인조사를 통해 더 자세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호주 아동청소년보건원 아레시 안와(Aresh Anwar) 원장은 아시와리아의 부모가 퍼스아동병원이 “동정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과 “관심을 보이는 것 같지 않았다”는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와 원장은 부모가 5차례나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도움을 받지 못했고, 의료진이 아시와리아의 패혈증 징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사실에도 동의했다.

안와 원장은 의료진 중 일부는 더 이상 응급실에 근무하지 않지만 관련자가 몇명인지 밝히는 것은 너무 개인적인 일이라고 거부했다.

안와 원장은 이 어린 소녀의 생명징후(바이탈)에 더 일찍 대응하지 않았는지, 부모의 걱정이 왜 ‘0’으로 표시됐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또한 보고서가 답보다는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도 인정했지만 전체의 일부일 뿐이며 근본원인 분석도 절차의 한 요소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와리아의 아버지 차비투파라 아스와스씨는 지난 주 딸을 치료한 의료진이 가족들에게 전혀 동정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차비투파라씨는 의료진이 “다소 무례하고, 그들이 가진 인간애가 적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아시와리아의 부모는 보건당국이 일부만 공개한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고 병원에서 벌어진 아슬아슬했던 중대 사고도 검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아시와리아의 죽음은 검시심문을 받게 되며, 쿡 장관이 약속한 병원 응급실에 대한 독립 조사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아시와리아의 응급실 3.5시간

퍼스아동병원 아시와리와 아스와스 방문에 대한 SAC1 임상사고 조사보고서를 통해 아시와리아가 병원에 도착해 사망할 때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드러났다.

  • 5:32pm: 아시와리아의 아버지가 딸을 안고 응급실 도착
  • 5:33pm: 응급실 중증도 분류 간호사(triage nurse)가 부모 면담. 어머니는 아시와리아가 위장염이 있고 손이 차다고 알렸으며 아시와리아는 간호사에게 두통이 있다고 말함.
  • 5:41pm: 아시와리아의 어머니가 병원 직원에게 아이의 눈이 변색됐다고 알림. 수련의가 약 20초간 눈을 검진하고 공막이 아닌 홍채 변색 기록
  • 5:42pm: 어머니가 다시 직원에게 문의했고, 이 직원은 간호사에게 보고(RN1)
  • 5:43pm: 어머니가 다시 카운터로 가 두번째 직원과 대화
  • 5:46pm: 어머니가 다시 카운터로 가, 메디케어 카드 제출
  • 5:52pm: 대기실에서 RN1과 선임간호사가 아시와리아 검진. 체온이 38.8℃, 호흡이 1분에 44회, 심박수 1분에 150회 기록. 그러나 부모 우려가 없다고 차트에 기록
  • 6:10pm – 6:40 pm: 소생실 평소 담당 간호사가 병가로 출근하지 않아, RN1이 소생실로 불려감.  
  • 6:42pm: 아시와리아의 아버지가 딸을 들어 대기실 의자에 눕힘. 아시와리아가 “축 늘어져” 보임
  • 6:45pm: RN1이 돌아와 다른 간호사(RN2)에게 치료 계획 전달.
  • 7:06pm: RN2가 돌아와 이부프로펜 투여. 보고서는 아시와리아의 손이 “축 늘어져” 보인다고 기록. RN2는 이 때 아시와리아를 만지지 않았다.
  • 7:09pm: RN2가ED 담당의(ED1)와 함께 돌아옴. 의사가 부모와 대화 후 칸막이 진료실 POD B로 이동
  • 7:11pm: RN2가 칸막이 진료실 떠남
  • 7:14pm: 세번째 간호사(RN3)가 칸막이 진료실로 들어와 아시와리아 검사. 아시와리아를 소생실로 이동시킴
  • 7:25pm: 아시와리아에게 정맥주사. 체온은 이제 39.8℃
  • 8:21pm: CPR 시작. 
  • 9:04pm: CPR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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