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 빅토리아주 한인회 선거
빅토리아주 한인회 선관위원장의 독단적 운영으로 회장 선거가 혼란에 빠졌다. 혼돈 속 빅토리아주 한인회 선거

선관위원장 단독 선관위 운영

한인회원 일부 27일 긴급 간담회, 공정선거 요구

32대 회장을 선출하는 빅토리아주 한인회 선거가 혼란에 빠졌다.

지난 4월 23일 황규옥 빅토리아주 한인회 선거관리위원장은 멜번지역 한인 신문과 잡지사에 ‘제32대 빅토리아주 한인회장 후보자 등록 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입후보자 자격은 정관 6장 20조에 근거하여 5년 이상 계속 정회원이어야 하며, 정회원 20명이상의 추천을 받아 등록”해야 한다.

이후 동일한 공고가 몇주간 계속됐으며 후보자 등록 마감일은 공고일인 4월 23일로부터 21일 후인 5월 14일이다. 한인회 정관 제6장, 제 18조 4항에 따르면 선관위원장은 등록마감 후 1주일 이내에 후보자명단을 회원에게 공고해야 한다. 그러나 황규옥 선관위원장은 후보자 등록 마감 2주 후인 5월 28일 공고문을 통해 후보등록을 제출한 회원이 후보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후보 등록을 재공고한다고 발표했다. 후보 등록서류를 제출한 회원이 정관에 규정된 ‘5년간 계속 정회원’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고 Police check 및 Bankruptcy check 결과를 5월 21일까지 제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6월 14일 김서원 현 한인회장은 “빅토리아주 한인회 회원”에게 보내는 글에서 “앞으로의 2년 임기를 어렵더라도 다시 연임을 간곡하게 부탁 하신 바 오랫동안 주저하였으나 어제 2021 6 월 14일 자로 어려운 결정을 하여 연임을 결정(원문)”했다고 밝혔다. 선거도 없이 연임을 결정했다는 발표에 전 한인회장과 임원을 중심으로 한인회원 사이에 논란이 일자 김 회장은 연임결정이 아닌 후보자 등록 결정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첫 공고 기한인 5월 14일 이전 단독후보로 등록서류를 제출한 박응식씨는 선관위원장이 공정하게 선거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정한 절차에 따른 후보자 심사를 호소했다.

나인출 전한인회장은 단체 카카오톡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불공정”한 행태를 비판하며 선관위원장과 김서원 한인회장의 해명을 촉구했다. 선관위원장이나 김회장으로부터 해당 단톡방에서 답을 듣지 못하자 나인출 전회장은 한인회 선거 관련 공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인회, 회장선거 공청회 위한 한인회관 대관 요구 거절

한인회관에서 공청회를 열기 위해 한인회관 사용을 문의한 나인출 전회장은 한인회 김연진 서기로부터 “한인회장 선거관련 공청회라 하면 선거 관리 위원회로 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고, 회관 대여 timetable 을 확인 후 여부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원문)”는 답을 받았다. 이에 대해 회원들이 의문을 제기하자 김연진 서기는 단톡에서 “회장 선거 관련 공청회라 하면 개인 혹은 단체의 회관 문의가 아닌 한인회 관련 모임인데, 공식적 논의 사항 절차 없이 회관 사용을 허용하기가 어렵습니다. 한안회 관련 문제는 한 임원 개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원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시 단톡상 한인회원들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추가 해명은 없었다. 현재 한인회관 입구에 게시된 ‘한인회관 이용규칙’에는 ‘회관이용을 원하는 단체 및 개인은 사전에 담당에게 메일이나 sns로 예약해야 한다”고 되어 있으며 다른 승인 기준이나 절차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나인출 전회장은 25일 다른 장소에서 공청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26일 조춘제 전한인회 관리위원장은 황규옥 선관위원장과 만나 27일 간담회 개최 약속을 받아냈다.

간담회를 성사시킨 조춘제 전한인회관리위원장이 간담회 개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Andrew Lee

선관위원장 선관위 구성 요건 확인 없이 후보등록 공고

후보자 등록 기한 고무줄

27일 우여곡절끝에 한인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황규옥 선관위원장, 조춘제 전 관리위원장과 공청회를 요구한 나인출 전회장을 비롯 전직 한인회 임원과 한인회원 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 한인회원들은 절차적 공정성 문제와 함께 선관위원장의 후보 자격에 대한 한인회 정관 해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멜번저널 김은경 편집장은 4월 17일 총회에서 선거관리위원을 선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관에 따르면 총회에서 선관위원 2명을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황 위원장은 이전 정관에 따라 한인회 총무인 조은주씨를 선관위원으로 후보등록을 공고했으며 이후 현 정관 규정을 인지하고 선관위원 없이 단독으로 선거관리 업무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황규옥 선관위원장은 ‘police check과 bankruptcy check’ 제출 규정이 4월 23일 공고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30일 새로 공고되면서 포함되었으며, 이에 따라 5월 21일이 후보등록 마감기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멜번 한인언론에는 23일 공고내용이 몇주간 동일하게 게재됐기 때문에 5월 21일 등록 마감일은 근거가 없다.

27일 한인회 선거절차에 문제를 제기한 한인회원 50여명*이 황규옥 선관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Andrew Lee

황위원장 주장대로 두가지 서류가 명시된 수정 공고문은 한인회 웹사이트에 게재되어 있었지만 공고일자가 4월 23일 그대로 되어 있는데다 웹사이트 상에는 5월 13일 수정 등록한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한인회 정관에는 두가지 서류가 후보자 등록 마감기한까지 제출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다.

황 위원장은 서류 미비에 더해 “후보자 등록 공고일 기준하여 5년간 계속 정회원”이라는 규정을 근거로 박응식씨가 후보자격 미달이라는 입장이다. 박응식씨는 2017년 6월 5년치 회원비 300달러를 이미 지불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2019-20년과 2020-21년 회비 제출 내역은 한인회 기록으로 확인된다. 황 위원장은 박응식씨가 제출한 은행서류에 한인회(The Korean Society of Victoria)라는 명칭 전체가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회원 기준 확인 문제는 한인회에서 회원명부를 제대로 작성, 보관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이다.

황 위원장은 6월 18일 공고를 통해  ‘선거관리 위원회와 자문위원회의 협의 후 “5년간 계속 정회원” 기준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정관 규정에 따라 ‘후보자의 자격 조건에 합당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여 호주 한인 변호사 협회에 법률 상담을 의뢰해 놓았으며, 자문 확답을 받은 후 후보자의 자격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라고 발표했다.

27일 간담회 자리에서 황 위원장은 이미 시드니에 있는 한인변호사협회로부터 이 문제에 대한 상담을 제공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이 상담을 의뢰한 호주한인변호사협회는 주시드니총영사관과 협력해 워홀러, 유학생, 동포들을 위해 ‘신용불량/채무, 경미한 형사사건, 벌금, 자동차 사고, 고용, 가정법, 범죄 피해자 보상 등 분야에 대해 일회성 상담을 제공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간담회 참석 일부 한인회원들은 황 위원장이 빅토리아주 한인회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시드니 한인 변호사협회 의뢰한 사실에 당혹해 했다.

‘5년간 계속 정회원’ 기준 완화 규정, 누가 협의했나?

더 큰 문제는 ‘5년간 계속 정회원’ 기준 완화 문제는 선관위와 자문위원회가 협의해야 하는데 현재 선관위는 구성되어 있지 않고, 전직 한인회장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정식 소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원회 회원에 따르면 3월 이후 자문위원회가 소집되지 않았기 때문에 황위원장이 단독 또는 자문위원회 일부 위원과 이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황 위원장은 한인변호사협회 자문은 단독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한인회원들 일부는 정관상 후보자 자격이나 서류 미비 규정에 대해 황규옥 위원장과는 다른 해석을 하며 현재 선거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회원은 4월 23일 원 공고대로 5월 14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단독후보에 대해 심사를 다시 하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위원장이 80대 고령으로 선관위 업무가 힘들다면 사퇴하고, 한인회장 선거가 지연되더라도 선관위 구성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금까지 절차에 문제가 있었지만 박응식씨와 김서원 현회장 등 후보 2명의 자격을 모두 인정하고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책은 다양했지만, 간담회에 참석한 회원 대부분은 현재 선거관리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황규옥 위원장이 한인회장과 한인회관 건립추진위원장, 비상대책위원장 역할을 맡으며 한인사회에 크게 기여한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 공헌과는 별개로 현재 선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가 끝날 때까지 황규옥 선관위원장과 참석자 대부분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간담회 참석 한인회원과 선관위원장은 선거파행 문제 해결책으로 간담회에서 제시된 3가지 대안을 임시총회에 상정해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서원 회장은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간담회 전 한인회장 선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본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인회 정관, 모호한 규정 곳곳에

5년 한인회원 조건, 새 인물 활동 저해

간담회에서는 현재 한인회장 선거 후보등록 과정부터 시작된 파행에서 현재 한인회 정관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금까지 수차례 개정되었지만 정관 곳곳에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해 이번과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는 모호한 규정이 도사리고 있다.

한인회의 기록 보관 문제도 드러났다. 과거 한인회 운영시 한인회원 명부가 제대로 작성, 보관되지 않아, 한인회장 후보 자격에 필수적인 5년전 한인회원 자격 여부를 한인회 기록으로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정관에는 전직 한인회장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에 중요한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나 자문위원회의 정책결정 과정은 불투명하다. ‘내부 규정’과 의사결정 절차는 무엇인지 공개되지 않았고, 가장 기본적인 회의록도 없다.

또한 한인회장 후보 자격 중 ‘5년 연속 정회원’ 규정은 기존 한인회에서 활동하지 않았던 한인들의 한인회 활동을 저해하는 조항이 될 수 있다. 자문위원회나 황규옥 선관위원장은 5년 정회원이 아니었던 한인은 한인회 부회장으로 활동한 후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한인회와 관련없는 한인동포가 기존 한인회 임원과 함께 부회장으로 활동해야 한다면 새 인물 영입의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 자문위원회나 기존 한인회원들이 사실상 한인사회 새로운 인재의 진출을 꺼린다고 의심할 수 있다. 물론 현재 한인사회의 무관심과 한인회원 자격을 감안하면 후보자격을 일반 정회원으로 확대한다고 해도 한인회를 이끌려고 나설 새로운 인재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한인회원 자격의 문제이다. 빅토리아주 한인회 정회원은 현재 2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빅토리아주 한인회는 회원비를 납부한 회원 200명이 아닌 빅토리아주 거주 한인동포 약 2만 4000명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빅토리아주 각종 회의와 행사에 참석한다.

빅토리아주 한인회가 진정한 한인회로서 역할을 하는 첫 단계는 빅토리아주 거주 모든 한인동포에게 회원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빅토리아주 한인회는 아직 한인회관 부채 문제로 허덕이고 있으며, 한인회원 대부분은 현재 김서원 회장을 포함 한인회장을 맡아 한인회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전현직 임원과 후보로 나서주는 회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회원이 채 200명도 되지 않는 ‘빅토리아주 한인회’가 정관을 기준으로 공정하게 회장선거조차 치르지 못하고 선관위원장의 독단이 계속된다면 전체 한인사회의 비웃음과 불신, 무관심은 더해질 수 밖에 없다.

전현직 한인회 임원은 한인동포들이 회원 가입은 커녕 한인회에 무관심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빅토리아주 한인동포 전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전체 한인 동포를 위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한인회 존재 이유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호주 빅토리아주 한인회 정관 제6장 선거

* 빅토리아주 한인회에서 제공한 한인회 정관 중 선거 관련 제6장을 제공 받은 원문 그대로 싣는다.

제6장 선거

제17조 (선거관리위원회)

본회 임기를 마친 직전회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하며 유고시 전직전회장이 한다. 전직전회장의 유고시 자문위원회에 선임을 위임한다. 2인의 위원을 총회에서 선출하여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제18조 (후보자 등록 및 선출)

1. 회장은 현 임원의 임기만료 2개월 전까지 회장 입후보자 등록을 공고한다.

2. 회장 입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공고한 날로부터 21일 이내에 선거관리위원장에게 후보등록을

마쳐야 한다.

3. 등록 마감일까지 후보자가 없을 시에는 30일 이내에 재공고한다.

4. 선거관리위원장은 등록 마감 후 1주일 이내에 후보자 명단을 회원에게 공고하고, 1개월 이내에

임원 선출을 위한 투표를 총회 또는 우편에 의하여 실시한다.

제19조 (선거인 명부)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등록 공고 일을 기준으로 선거인 명부를 작성한다.

제20조 (피 선거권자)

회장에 입후보를 원하는 자는 다음 사항을 갖추어야 한다.

1. 부회장을 선정하여 정회원 2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2. 후보자 등록 공고 일 기준하여 5년간 계속 정회원이었던 자. 단, 등록 후보가 없고 이 기준에 만 부합 못하는 입후보 예정자가 있을 경우 선거관리 위원회와 자문위원회의 협의후 “5년간 계속 정회원” 기준을 완화할 수 있다.

3. 선거관리위원회는 회장,부회장 후보게서 Police check 및 Bankruptcy check 의 결과를 제출받으며 결격사유시 후보는 자격을 상실한다

제21조 (선출방법)

회장선거는 비밀, 평등선거로 한다.
1. 회장의 입후보자가 1인인 경우에는 신임 투표를 하여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2. 입후보자가 2인 이상인 경우에는 최다 득표자가 선출됨을 원칙으로 한다.
3. 최다 득표수가 동점인 경우에는 동점자만 재투표로 결정한다.
제22조 (당선자 공고)
선거관리위원장은 임원으로 선출된 자를 1주일 이내에 공고하여야 한다.

  • 7월 2일자 지면기사에는 40여명으로 기재했으나, 지면기사 마감 후 나인출 전 회장은 간담회 참석인원이 53명이라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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