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법률정보] S2 #6 헌법과 고용법 01
우리동네 법률정보 헌법과 고용법 01 [우리동네 법률정보] S2 #6 헌법과 고용법 01

시리즈 2 호주 헌법 #6 헌법과 고용법 01

글: 알렉스 김 | 피츠로이 법률서비스 법무보조원

이번 회부터 헌법과 고용법에 관하여 연재를 하려고 합니다. 호주 헌법시스템의 특성이 제일 잘 드러나는 곳이 노동 관련 분야일 것입니다.

저는 로스쿨을 다니면서 헌법을 먼저 듣고 고용법을 배웠는데요, 만일 이 순서가 뒤바뀌었다면 호주의 노동 관련 이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만큼 호주 사회에서는 헌법과 고용법의 관계가 밀접하다는 얘기인데요, 호주 현대 정치에서 노조와 노동당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고용법 관련 이야기는 역사적으로도 흥미진진하거니와 독자 여러분들의 실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애초에 이야기의 시작을 직장생활하시는 분들 위주로 전개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되짚어보니 고용 관련 문제는 직장생활하시는 분들 뿐 아니라 사업하시는 분들도 꼭 챙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되어 좀 더 큰 틀에서 실질적으로 호주 고용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실 수 있도록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한가지 주의하실 점은 제가 이 칼럼에서 사용하는 한글 명칭들은 독자 여러분이 읽기 편하시라고 제가 붙인 것입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추가로 찾으시려면 원래의 영어 명칭을 따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부탁드리지만 이 글은 법률 조언이 아니라 법률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겪으시는 법적 문제는 변호사를 만나서 조언을 들으셔야 합니다.

헌법 51조 20항 코퍼레이션 파워 (Corporation Power)

현재 호주의 고용관련 기본법은 공정노동법 (Fair Work Act)입니다. 이 법률은 호주헌법 51조 20항에 근거하여 호주연방의회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참고로 헌법 51조 20항은 영어로 표기할 때 ‘Section 51 (xx)’라고 라틴 숫자를 쓰고 있습니다. 이 조항의 원문을 보면 ‘연방의회는 호주에 설립된 외국기업이나 상거래 혹은 금융 기업에 관하여 법률을 만들 권한이 있다’라는 취지로 쓰여져 있습니다 (“The Parliament shall … have power to make laws … with respect to foreign corporations, and trading or financial corporations formed within the limits of the Commonwealth”).

그런데 이 문장을 뜯어보시면 고용 혹은 노동이라는 단어가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호주가 연방국가 (Commonwealth of Australia)로 결성된 초기에는 고용에 관련된 입법권이 연방의회가 아니라 각 주의회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100년여의 시간이 흐른 후 한국 이민 1세대 어른들께 익숙한 이름인 하워드 정부가 2005년도에 연방의회를 통해 “노동선택 (WorkChoices)”라는 이름의 법안을 내면서 연방의회의 입법권을 주장하게 됩니다. 당연히 각 주정부들이 반발하게 되는데요, 결국 호주대법원 (High Court of Australia)에서 헌법 제51조 20항에 근거하여 연방의회가 고용에 관련된 법을 만들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호주 고용법 역사의 다른 페이지가 시작되게 됩니다.

이 재판은 흔히 ‘WorkChoices Case’라고 불리는데요, 호주 헌법사에서 기념비적인 판례 중 하나이고 또 내용이 방대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지금 호주대법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판결문을 내려 받으시면 총분량이 무려 410쪽에 달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resources.hcourt.gov.au/showCase/2006/HCA/52). 로스쿨에서 헌법을 가르치는 교수님이 우리 학생들에게 이 판결문을 다 읽고 요약을 해오도록 시켰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정신이 아득합니다.

비록 2007년에 들어선 케빈 러드 (Kevin Rudd) 정부가 “공정노동(FairWork)”라는 이름의 새로운 법안 (Fair Work Act)을 통과시켜 고용법의 내용과 명칭이 대폭 수정되지만, 한번 연방의회로 넘어 온 고용 관련 입법권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앞으로도 호주헌법시스템은 이 형태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호주헌법시스템이 낳은 복잡함

그런데, 이것으로 모든 구조적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헌법 제51조 20항은 ‘고용’ 혹은 ‘노동’ 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기에 이 조항을 근거로 한 입법권은 기본적으로 회사 또는 법인 (Corporations)의 고용 관련 사항에 국한됩니다. 비록 이들의 비율이 호주 전체 노동인구의 75% 이상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25% 가량의 노동인구는 현재 연방고용법인 공정노동법이 아니라 다른 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이 나머지 25%의 임금노동자가 불공정한 대접을 받는 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은 반대입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 주정부 산하의 특정 기관을 설립하는 특별법이 직원의 복지혜택에 관련된 내용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면 그 기관의 직원들은 연방법에서 규정하는 것보다 더 나은 처우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면, 공정노동법은 호주헌법시스템 아래 기본법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만일 어떤 사업장이 공정노동법의 직접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 사업장의 고용주가 종업원에게 공정노동법이 보장하는 것보다 낮은 처우를 제공하면 불법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벌써 이야기기 복잡해 졌습니다. 그런데, 이 복잡성이 현재 호주 헌법과 고용법 시스템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복잡성은 끝을 알기 힘들 정도입니다. 위에서 헌법 제 51조 20항을 근거로 한 공정노동법이 기본적으로 법인 사업장의 고용 관련 사항에 국한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은 그 밖의 고용 환경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 주의 모든 노동자는 설사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Sole Trader)에게 고용되었다 하더라도 연방법인 공정노동법의 적용을 받게 되어 있는데요,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1995년에 빅토리아 주정부와 연방정부 간에 빅토리아 주의 고용문제는 연방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협약이 체결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반면 빅토리아 주를 제외한 다른 주는 법인사업자를 제외한 개인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개’ 각 주에서 제정한 관련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반대로, 준주 (Territory)들의 경우는 다시 연방법인 공정노동법이 적용됩니다. 헷갈려도 보통 헷갈리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일단 이 시점에서는 ‘호주 고용법은 상당히 복잡하다’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정리하고 넘어가보겠습니다.

공정노동법 Fair Work Act, 노사협약 Enterprise Agreement 그리고 직종별 임금보상체계 Awards

제가 호주에 와서 한참 동안 이해를 못했던 단어가 어워드 (Awards)라는 것입니다. 직장을 구하려 인터넷으로 구인공고를 찾아 보면 임금 조건에 “Award Wage”라고 쓰여 있는 것을 흔히 보실 수 있습니다. 알고 보니 ‘어워드’라는 것은 공정노동법을 근거로 각 산업별 혹은 직종별 임금체계를 적시해 놓은 하위 시행령에 준하는 법률인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레스토랑 어워드’보다 적은 임금을 종업원에게 지불할 경우, 이는 불법에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award wage”를 주겠다고 하면 적어도 고용법에서 정하는 기본 임금체계를 적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직종별 어워드는 공정노동법을 다루는 주무기관인 공정노동위원회(Fair Work Commission)에서 대개 4년에 한번씩 심의・조정됩니다.

두번째로 알아 두실 것은 규모가 큰 사업장의  경우 어워드가 아니라 노사협약 (Enterprise Agreement)에 따라 임금보상체계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대개 어워드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보상체계가 보장됩니다. 노사협약의 기본 목적 중 하나가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론일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알아 두실 것은 각종 어워드나 노사협약은 공정노동법(Fair Work Act)에서 정하는 노동자의 표준적 기본권리 보다 더 낮은 수준의 임금보상체계를 주도록 책정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공정노동법이 호주 고용관련분야의 기본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법률은 한편으로 위에서 말씀드린 각종 어워드와 노사협약의 법률적 근거를 제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최장노동시간, 최저임금, 육아휴직, 고용과 해고의 조건 등 기본적으로 호주의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어야 할 국가고용표준 (National Employment Standards: NES)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종 어워드나 노사협약이 제공하는 산업별 혹은 직종별 임금보상체계는 공정노동법이 정하는 국가고용표준 이하의 임금보상체계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만일 그럴 경우 자동으로 상위법인 공정노동법을 위반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재 호주 내 대다수의 사업장은 해당 사업장의 노사협약 혹은 어워드를 근거로 임금보상체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혹은 일하고 있는 사업장이 합법적인 표준임금체계를 적용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시다면 해당 노사협약이나 어워드를 찾아보시면 됩니다.

나에게 해당하는 임금보상체계를 찾아보는 방법

먼저 노사협약이 존재하는 규모가 큰 사업장의 경우, 공정노동위원회의 웹사이트의 해당 페이지 (www.fwc.gov.au/awards-agreements/agreements)를 방문하셔서 “Search for an agreement on document search”라는 박스를 클릭하시면 검색페이지로 넘어갑니다. 현재 등록된 노사협약은 약 17만 건 이상입니다만, 이 페이지의 화면 상단 검색창에 회사 이름을 넣으면 어렵지 않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정확한 노사협약을 찾으셨다면, 바로 그 노사협약이 본인에게 해당하는 합법적인 임금보상체계의 근거입니다.

노사협약이 없는 사업장, 즉 대다수 소규모 비지니스의 경우, 다음 인터넷 주소(portal.fairwork.gov.au/find-my-award/)를 방문하십시오. 화면 중앙 “Find My Award’ 아래를 보시면 “Step One”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 아래 “No”를 선택하신 후 다음에 나오는 순서를 따라 검색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에서 용접을 하시는 경우, ‘용접(welder)’ 그리고 ‘제조(manufacturing)’를 순차적으로 선택하시면 해당 어워드인 “제조관련산업 직종 어워드 (Manufacturing and Associated Industries and Occupations Award)”가 나옵니다. 다른 직종의 경우도 똑 같은 방식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음 회에서는 호주의 공정노동법, 노사협약 또는 어워드 아래서 내가 어떤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No comments so far.

Be first to leave comment below.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