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순까지 유학생 반만 남아, 미첼연구소 모델링
호주 국경 봉쇄와 유학생 귀국으로 유학생이 급감해 유학생 산업에 의존하는 지역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중순까지 유학생 반만 남아, 미첼연구소 모델링

호주 국경이 계속 닫혀 있다면 내년 중반까지 호주에는 유학생이 반으로 줄어 30만명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모델링이 나왔다.

빅토리아대학 산하 교육정책연구기관 미첼 연구소(Mitchell Institute)에서 발간한 보고서 Coronavirus and International Students (코로나바이러스와 유학생)은 최신 데이터를 이용해 호주 전역 주요 도시에 걸쳐 유학생 ‘위기’의 영향을 지역별로 분석했다.

대학과 전문대학 등 고등교육 기관 유학생 통계를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주요도시는 양상은 다르지만 모두 상당한 유학생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멜번에서는 도심 중심부가 가장 큰 감소를 겪고 있지만 시드니는 유학생 감소 영향은 도시 전체에 걸쳐 더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주・준주별 유학생 (2020)

표: 피터 헐리, 미첼 연구소; 자료: 호주 내무부

시드니 대학 인근 지역과 스트라스필드도 상당히 감소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이 금지되어 유학생 입국이 불가능해지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호주에서 출국하는 유학생이 늘면서, 시드니대학과 NSW 대학이 위치한 시드니 도심 인근에서 유학생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NSW주 전체에서는 유학생이 약 8만 명 감소했고 미첼 연구소는 이러한 수치가 시드니에서 유학생 7만 2000명이 줄어든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미첼연구소가 호주 내무부와 통계국 자료를 이용해 만든 3차원 지도에 따르면 시드니 도심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고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시드니 남서부 허스트빌과 한인 다수 거주 지역 스트라스필드도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첼 연구소 분석이 따르면 시드니에 거주하는 중국계 유학생은 주로 허스트빌과 스트라스필드/버우드 같은 시드니 도심 인근에 거주한다. 반대로 인도와 네팔 출신 유학생은 좀더 서쪽, 특히 파라마타 주변에 거주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 거주 유학생은 일반 교외 지역보다는 시내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경향이 있지만 멜번이나 브리즈번과 비교해 좀 더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학생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 지역 중 상위 5개 지역을 포함한 6개 지역은 모두 시드니대학,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 시드니기술대학(UTS) 주변 시드니 도심 인근 지역이며 맥콰리 대학이 위치한 맥콰리 파크와 마스필드도 유학생 감소지역에 들었다.

버우드-크로이든, 콘코드 웨스트-노스 스트라스필드, 허스트빌은 대중교통으로 주요 대학이 위치한 시드니 시내로 이동하기 편리하며, 중국 및 한인 상가와 편의 시설이 위치해 아시아계 주민 거주와 임시직 구직에 유리하기 때문에 유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멜번이나 브리즈번과 달리 시드니 유학생 감소 10대 지역에는 한인 다수 거주 지역이 많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어 사용자 600명 정도가 거주하는 버우드와 500여명인 마스필드와 피어몬트, 400여명인 노스 스트라스필드가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와 올해 9월 공가율 변화는 아파트가 많은 시내 중심가가 상대적으로 크며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유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 콘코드 웨스트 – 노스 스트라스필드, 허스트빌 같은 주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감안할 때 변화가 크지 않았다.

시드니 광역시 유학생 감소 추정 및 임대 공가율

표: 피터 헐리, 미첼 연구소; 자료: 내무부, SQM Research

멜번 시내 및 클레이튼 등지 유학생 64,000명 감소

퀸즈랜드 유학생 37,000명 줄어

멜번도 유학생이 거의 6만 4000명 감소해 시드니와 비슷했다. 그러나 시드니와 비교해 유학생 수 감소는 주로 도심 중심부 집중도가 더 크다. 모나시대학 주 캠퍼스가 위치한 클레이튼 인근에서도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칼튼, 노스멜번, 사우스뱅크, 도크랜즈는 모두 멜번 도심 인근 지역으로 멜번시 중심에 위치한 멜번대와 RMIT, 빅토리아대학과 각종 전문대학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박스힐 TAFE가 있고 주요 전철역이 위치해 중국계 이민자와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박스힐, 디킨대학이 위치한 버우드, 모나시대 코필드 캠퍼스 인근 멀번 이스트에서도 유학생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학생이 많이 감소한 지역 중에서도 특히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멜번, 사우스뱅크, 도크랜즈에서 공가율이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멜번광역시에서 유학생이 감소한 10대 지역에는 멜번, 클레이튼, 칼튼, 사우스뱅크, 도크랜즈 등 한국어 사용자 다수 거주 지역 5곳이 포함되어 있다.

멜번 광역시 유학생 감소 추정 및 임대 공가율

표: 피터 헐리, 미첼 연구소; 자료: 내무부, SQM Research

퀸즈랜드에서는 유학생이 약 3만 7000명이 감소했으며 퀸즈랜드대학과 퀸즈랜드 기술대학(QUT) 캠퍼스가 위치한 세인 루시아(St Lucia)와 켈빈 그로브 – 허스턴(Kelvin Grove – Herston), 브리즈번시에서 가장 크게 줄었다. 그리피스 대학 골드코스트 캠퍼스 인근 서퍼스 패러다이스에서도 유학생이 감소했다.

퀸즈랜드 10대 유학생 감소 지역

지역10월 추정 감소 인원
St Lucia1950
Kelvin Grove – Herston1270
Brisbane City1100
Surfers Paradise1020
Sunnybank Hills890
Eight Mile Plains810
Runcorn790
Sunnybank780
Calamvale – Stretton760
Southport – North760
표: 피터 헐리, 미첼 연구소; 자료: 내무부, 통계국(2016)

퀸즈랜드 10대 감소 지역 중 7개 지역이 10대 한국어 사용자 다수 거주지역이며 서퍼스 패러다이스는 2016년 센서스 기준 한인 217명이 거주해 퀸즈랜드에서 11번째로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피터 헐리(Peter Hurley) 박사는 “호주가 새로운 유학생 감소와 현재 재학중 유학생이 나라를 떠나는 2중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헐리 박사는 호주 국경 봉쇄와 이동 및 경제활동 제한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지역은 중국인 유학생이 거주한 지역이지만 앞으로 감소추세는 전세계 출신 유학생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초기 중국인 유학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유는 호주 정부가 중국에서 출발하거나 경유하는 외국인에 대해 올해 2월 가장 먼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중국인 유학생이 올해 1학기 시작 직전 호주에 입국하지 못해 해외에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호주 연방정부는 한국에는 3월 5일, 영주권자와 가족을 제외한 외국인 전체에 대해 3월 20일 입국을 금지했다. 이후 호주에 코로나19 1차 파도가 덮치면서 한국인 워홀러와 유학생을 포함한 임시체류자들이 전세기를 이용해 대거 호주를 떠났다. 초기 코로나19 확진자가 공식적으로 많이 확인되지 않은 인도 유학생은 3월과 10월 사이 10% 넘게 감소했다.

박사는 이러한 ‘2중 문제’로 “등록 유학생 수 감소의 영향이 더 광범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유학생 ‘위기’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학생으로 인해 호주가 매년 버는 수입 총 375억 달러 중 약 57%에 해당하는 214억 달러가 유학생이 지역 사회에서 지출하는 물품과 서비스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학생이 호주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졸업 후 호주를 떠나는 유학생을 대체하는 새 유학생이 입국하지 못한다면, 유학생에 의존하는 많은 지역사회와 사업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학생은 소비자일 뿐 아니라 호주 경제에서 저임금 임시 노동력을 제공하는 원천으로 끊이지 않고 언론에 보도되는 노동 착취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호주 전역에서 주로 식당과 카페 같은 환대 산업을 중심으로 값싼 임시 노동력을 제공하던 유학생 감소로 환대산업에서 경제활동 규제 완화 이후 직원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체도 있다.

유학생 감소는 대학 수입 감소를 뜻할 뿐 아니라 유학생 산업에 의존하는 임대시장, 저임금 고용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에는 또한 유학생 비자 신청 폭락도 나와있다. 호주 국외에서 유학생 비자 신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0%  감소했다. 헐리 박사는 이러한 현상이 쌓여있는 유학생 수요가 거의 없다는 것을 시사해 국경이 열린 후 신속한 회복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호주 국내외 유학생

자료에는 주신청자만 포함됐다. 유학생 중에는 배우자, 자녀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족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이다. 표: 피터 헐리, 미첼 연구소, 자료: 교육・기술・고용부, 내무부

호주 정부는 유학생을 데려오기 위한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학업에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호주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줄어든 호주 유학생을 돌이키기에 충분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헐리 박사는 그러나 호주의 비교적 성공적인 코로나19 확산 억제가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사는 더컨버세이션 기고글에서 호주가 유학생 시장에서 영국과 미국 같은 나라와 경쟁하고 있는데 최근 호주에는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나라에 비해 호주가 보건면에서 더 안전한 유학 목적지로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며 호주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한국 유학생이 3번째로 많은 나라이다. 호주에 체류하는 한국 유학생은 거의 1만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와 같은 영어권 국가 중 뉴질랜드를 제외한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은 최근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일 평균 1일 확진자수

그러나 호주 국경이 유학생에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으로 유학생 시장은 내년 중반이나 말경 다른 영어권 국가의 코로나19 통제 상황에 달려있다. 결국 단기적으로 호주 유학생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2019년 국외 고등교육기관 한국인 유학생 통계

연도2019비율(%)
미국54,55525.6%
중국50,60023.8%
호주18,7668.8%
일본17,0128.0%
캐나다16,4957.7%
영국11,9035.6%
독일6,8353.2%
뉴질랜드6,6453.1%
기타30,18914.2%
213,000100.0%
표: 한국 교육부

유학생 복구는 ‘언제’의 문제, ‘어떻게’도 생각해야

헐리 박사는 “현 위기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유학생이 돌아올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돌아올지의 문제인 것 같다”며 “호주가 유학생을 포함해 모두에게 유익한 더 지속가능한 유학생 교육 모델을 재건할 수 있도록 이러한 논의에 어떻게를 추가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전세계적으로 어떻게 전개될 수는 알 수 없지만 지난 20여년간 호주 고등교육계의 양적 질적 성장의 기반이 되었던 유학 산업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을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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