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도시 이야기 – 데이터로 보는 시드니-멜번-캔버라의 3색 봉쇄

코로나19 델타변이 추가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호주 인구의 반이상이 봉쇄에 갇혀 있다.

봉쇄 장기화로 특히 멜번 주민들이정신적으로 피로를 겪고 있으며 주정부간 적대적 태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경계를 맞대고 있으면서 바이러스 유입에 노심초사하는 퀸즈랜드와 NSW 정부당국간 견해차가 도드라진다.

또한 앤드류 바 ACT 수석장관과 대니얼 앤드류스 빅토리아주총리는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가 시드니에서 6월 첫 확진자가 발생했을때 “빠르고 강력하게” 봉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NSW를 비판하는 타지역 지도자들이 코로나19 델타 변이 관리 방법에 대해 “완전히 비현실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호주 동부에 있는 3개 도시, 시드니, 멜번, 캔버라는 현재 형태는 다르지면 봉쇄 중이다. 각 지역 봉쇄는 시작일도 다르고 규칙도 조금씩 다르다.

지난 주 구글은 세 도시 주민이 첫 2주 봉쇄 기간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여주는 이동자료를 공개했다. 역학전문가들에 따르면 봉쇄 첫 2주는 방역규제에서 핵심 기간이다. 초기 확진자로 인한 감염 잠복 기간이기 때문이다.

아래 차트는 대부분 휴대전화인 구글을 사용한 기기가 추적한 이동경로 자료이다. 구글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인2020년 초기 데이터를’정상’기간으로 상정해 여러 장소에서 보낸 시간을 비교했다.

차트에는 봉쇄의 두가지 분명한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주민들이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직장에서 보낸 시간은 줄었다. 0일은 각 도시에서 봉쇄가 시작된 날을 말한다.

캔버라 시민의 행동은 시드니나 멜번 시민과는 확연히 다르다. 물론 ACT 노동력은 항상 사무직이나 지식 직종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에 다른 직종보다 재택근무가 더 쉽다.

또한 멜번과는 달리 캔버라 시민은 지난 해 4개월간 봉쇄를 지내지도 않았다. 8월 12일 봉쇄가 시작될 때까지 ACT에는 지역사회 확진자가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따라서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시드니나 멜번과 같이 ‘봉쇄 피로’를 느낄 이유가 없다.

봉쇄도 각양각색 – 시드니 주민 더 자유

세 도시에서 핵심적인 차이는 봉쇄 규칙의 차이이다. NSW 주정부가 6월 23일 광역 시드니지역 전체에 걸친 봉쇄를 발표했을 때, 주민 대부분은 운동이나 야외 여가 활동을 즐기는 시간이나 이동 거리에 제한을 받지 않았다. 또한 광범위한 사업체와 상점 영업이 허용됐다. 물론 사업체 영업 제한은 이후 강화됐다.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초기, 시드니 시민은 더 규칙이 엄격한 도시민보다 야외 여가 장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해변에서 여가를 보내는 군중 이미지가 일부 호주인을 분노하게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NSW 보건명령을 준수하는 모습이었다.

봉쇄에서 무엇을 배웠나?

세 도시 봉쇄 중 지금까지 완벽하게 효과를 본 것은 하나도 없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모든 도시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ACT는 시드니나 멜번과 비교해 인구가 1/10도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ACT에서 확진자가 두자리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서 봉쇄효과가 가장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모든 봉쇄가 효과의 정도는 다르지만 일정 정도 감염율을 둔화시키고 사망을 예방했다고 볼 수 있다.

NSW 주정부는 다른 주정부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라이트 봉쇄’를 실시해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도록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동데이터에서는 시드니와 멜번 시민간 행동에서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봉쇄가 한번씩 연장될 때마다 이제는 봉쇄에 프로가 된 멜번 시민들은 규제의 허점을 찾아 야외에서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원격교육으로 지친 학령 아이들과 함께 텅빈 학교 마당에 모여 있는 학부모들도 눈에 띈다.

봉쇄 중 어떤 규칙이 실제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주는지 분석해야 한다. 구글 데이터를 통해 어떤 규제가 효과가 있는지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관련이 있는지, 이동 패턴이 지역 감염율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지 분석할 수 있다.

앞으로 몇년간 ‘바이러스와 동거’ 혹은 ‘위드 코로나’ 생활 방식을 터득해야 하며 이에 따라 백신접종율이 80%를 넘어도 일부 규제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봉쇄와 이동 규제에 대한 이러한 질문을 주정부도, 일반 시민도 같이 고민하고 함께 답을 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