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간 촉박한데 국가적 감축노력 “불충분”
기후변화 시계는 쉴 틈없이 돌아가고 있지만 현재 기후변화를 둔화시키기 위한 국가적인 탄소배출 노력은 지구 온난화 속도에 2배 이상 뒤쳐져 있다. 기후변화 시간 촉박한데 국가적 감축노력 “불충분”

과학자들이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설 정도로 기후변화 시계는 쉴 틈없이 돌아가고 있지만 현재 기후변화를 둔화시키기 위한 국가적인 탄소배출 노력은 지구 온난화 속도에 2배 이상 뒤쳐져 있다.

세계적 기후과학자 패널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파리 협정에 따라 발표된 184개 기후 서약 중 거의 3/4은 기후 변화를 늦추기에 불충분하며, 세계 최대 배출국 중 일부 국가에서는 계속해서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변화 촉진의 주범은 바로 이러한 온실가스의 증가이다.

세계생태기금(Universal Ecological Fund, UEF)은 새로 발간한 보고서 ‘The Truth Behind the Climate Pledge(기후 서약에 가려진 진실)’에서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사상 최초의 전 지구적 노력인 파리협정에 따른 자발적 서약 184건을 아주 상세하게 검토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전 의장이자 이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로버트 왓슨(Robert Watson) 경은 기후서약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극소수를 제외하고, 부국이든 빈국이든 상관없이 모두 “기후변화에 대처하기에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 저자들은 서약 184건 중 거의 75%가 향후 10년간 기후변화가 계속 가속되는 것을 막기에는 불충분한 것으로 판정했다.

184개 서약 중 2030년까지 배출량을 최소 40% 줄이겠다는 약속을 기준으로 충분한 것으로 간주된 서약은 36개에 불과했다. 2030년까지 배출량을 40~20% 사이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서약 12개는 부분적으로 충분한 것으로 나머지 서약 136개는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미흡한 것으로 간주됐다.

Climate Pledge ranking
기후변화 서약 지도. 출처: The Truth Behind the Climate Pledge, Universal Ecological Fund

이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하버드 대학교 제임스 맥카시 (James McCarthy) 해양학 교수는 기후서약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현재 정부 노력이 기후 변화를 상당히 둔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하다”고 말했다. 맥카시 교수는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이고 빠르게 감축하지 못한다면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적, 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대 온실가스 배출국 모두 기후변화 서약 “불충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8%를 차지하는 중국, 미국(13.1%), 인도(7%), 러시아(4.6%) 등 4개국에서 나오는 온실가스(GHG) 배출량은 전세계 총 배출량의 절반이 넘는다.

중국과 인도는 모두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탄소배출 집약도를 낮추겠다는 서약을 제출해 이를 성취할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10년간 경제 성장으로 배출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을 50% 줄이는데 기여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국가의 서약을 모두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세계 2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파리협정 탈퇴 의사를 통보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배출가스 억제를 위한 연방정부의 주요 규제를 오히려 줄였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가 2025년까지 배출량을 26-28% 줄이겠다고 제출한 미국의 서약은 교착상태에 있다. 이 보고서는 연방정부 정책 폐기로 미국의 서약이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기후서약을 제출하지도 않았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를 차지하는 5대 온실가스 배출지역인 유럽연합만이 기후 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EU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58%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GHG 배출량을 최소 1990년 수준의 40%로 한다”는 EU의 약속을 뛰어넘는 것으로 유럽연합의 서약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EU외에 기후서약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은 국가는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노르웨이, 스위스, 우크라이나 등 6개국이다.

호주-한국 모두 기후 서약 “부분적 충분”

탄소배출 목표가 20-40%로 “부분적 충분” 범주에 속하는 국가는 호주와 한국을 포함 12개국이다. UEF는 이 범주 국가들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훨씬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호주와 한국 외에 일본, 캐나다, 브라질, 뉴질랜드도 “부분적 충분”으로 평가됐다. 이 중 일본과 브라질은 각각 6위(3%)와 7위(2.3%)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수준의 26% 이하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으며, 2030년까지 재생 전기 목표를 22-24%로 채택했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전력의 81%, 1차 에너지의 88%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은 2030년 GHG 배출량을 평소경제활동(BAU)보다 37% 줄이겠다고 서약했다. 2030년 BAU 전망과 최근 보고된 온실가스 배출량 수준을 사용하면 한국의 서약은 2030년 GHG를 2014년 수준보다 22% 감축하겠다는 것과 같다.

서약 다 이행해도

파리협정 목표 온실가스 배출량 2배

4대 배출국과 EU를 제외한 나머지 152개 서약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2.5%에 해당된다. 이 중 거의 70%에 가까운 127개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건부 계획을 제출했다. 이들 국가의 서약은 배출 감축 정책 이행을 위해 매년 1,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부유국의 기술 지원과 자금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유국에서 제공하는 지원은 2015년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려워졌다. 미국과 호주 모두 기여금 제공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UEF 보고서 저자들은 차별화된 책임, 역사적 배출, 1인당 현 배출량과 경제 개발의 필요성 때문에 모든 국가가 동등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나라이든 파리 협정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제 원조가 필요한 나라도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의 부족을 반영하는 또 다른 지표는 184개 기후서약 중 97%가 파리협정이 채택된 2015~2016년도에 처음 제출된 것과 같다는 사실이다. 서약을 검토한 국가는 6개국에 불과하며 이중 배출량 감축 계획을 늘린 나라는 4개국, 오히려 완화시킨 나라는 두 곳이다.

그러나 왓슨 박사는 “자발적인 기후서약이 모두 완전히 시행되더라도, 향후 10년 내에 기후 변화의 가속화를 제한하는 데 필요한 절반 이하밖에 커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모든 서약이 완벽하게 이행될 경우 2030년까지 54기가톤(GHG 총량 기가톤, CO2환산 표시)으로 예상된다. 파리 협정의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C 상승 이하로 지구 온도를 유지하려면 2030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27기가톤이어야 한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50% 줄이려면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앞으로 10년 안에 두 배 또는 세 배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 IPCC 워킹그룹 III 책임저자로 이번 보고서 공동저자인 네보이자 나키스노비치 (Nebojsa Nakicenovic) 박사는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다음 10년까지 반으로, 세기 중반까지 순제로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서약으로는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사는 현재 서약으로는 “기껏 문제를 몇 년 미루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릴리아나 히사스(Liliana Hisas) UEF 전무이자 보고서 책임연구원은 “서약에 공통분모가 없기 때문에 쉽게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배출량 감축 약속에 따라 서약의 순위를 매겼다”고 설명했다. UEF 분석으로 “많은 기후서약이 실제로 배출량을 계속 증가시킬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음 10년이 시험대

GHG 절반으로 못 줄이면 비용 하루 20억 달러

공동 저자인 파블로 칸지아니 (Pablo Canziani) 아르헨티나 국립기술연구협의회 선임과학자는 “기후 변화는 이미 인간의 건강, 생계, 음식, 물, 생물 다양성, 해양, 그리고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만약 전세계 국가가 다음 1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지 못한다면, 허리케인, 강한 폭풍, 산불, 가뭄 같은 기상이변은 숫자, 강도, 경제적 손실 면에서 두 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한 비용은 2030년까지 하루에 20억 달러로 이는 전 세계가 감당할 수 없는 가격표이다.

온실가스 70%는 화석연료 CO2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는 화석 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CO2)에서 나온다. CO2 배출량은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신속하게 대폭 줄일 수 있다.

먼저 전력생산을 석탄에서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면 CO2 배출량을 급격히 줄일 수 있다. 이는 향후 10년 내에 전 세계 석탄 화력발전소 2,400개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것을 뜻하며 UEF는 이러한 조처가 실행 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이라고 진단했다. 장애물은 현재 건설 중인 석탄 발전장치 250개로 엄청난 잠재 투자좌초가 될 수 있다.

매카시 박사는 세계 지도자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풍력, 태양열, 수력 발전과 같은 재생가능한 무탄소 발전원을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둘째,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며 이를 통해 204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까지 줄일 수 있다. 개인이 이 부분 배출 감축에 주로 기여할 수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가계는 에너지 비용을 연간 5,000억 달러 이상 절약하게 된다.

나키스노비치 박사는 “자동차와 가정용 전기 사용에서 산업 프로세스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사용 효율 개선은 잠재성이 매우 커서 현재 에너지 사용 수준이 2030년까지 모든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사는 에너지 사용 효율 개선이 “세계 인구가 10년 내에 85억명, 즉 12억명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히사스 전무는 “우리 각자가 매일 하는 활동이 기후변화에 기여한다.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개인의 행동과 “기후 해결책 실행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정책”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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