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법률정보] S1 #5 피츠로이 법률서비스 (Fitzroy Legal service) 02

시리즈 1: 멜번의 지역사회 법률 센터

#5 피츠로이 법률서비스 (Fitzroy Legal service) 02

글: 김 알렉스 | 피츠로이 법률서비스 법무보조원

이번 주는 저번 회에 이어 피츠로이 법률서비스의 수감자 법률 상담전화 (Prison Law Advice Line)와 빅토리아주 가석방 법률 개정 캠페인에 관해 알려드리려 합니다.

수감자 법률 상담전화  (Prison Law Advice Line) 이용법

제가 꼭 알려드리고 싶은 피츠로이 법률서비스 중 하나가 수감자 법률상담전화 (Prison Law Advice Line)입니다. 이 서비스는 수감 생활을 하시는 분과 그 가족들이 겪는 문제들에 대해 법률정보와 조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감 생활과 관련한 문제들은 의외로 다양합니다. 교정시설의 물리적 환경 (Prison conditions), 수감자의 다양한 기본 권리 (전화, 편지, 면회, 음식, 교육, 건강 등), 수감 중 징계 관련 문제 (Prison discipline charges/ Solitary confinement/Segregation, Use of restraints and force), 양형의 계산과 관리 (Sentence Calculation/management), 가석방 (Parole) 등입니다.

수감자 법률서비스를 이용하시려는 분들은 전화 (03 9484 4751)와 우편 (주소: FLS Prison Advocacy Program, PO Box 297, Fitzroy, VIC 3065) 두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의 경우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까지만 통화가 연결되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본인이 현재 수감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시려면 교도소 측에 위의 전화번호를 승인받도록 요청 하셔야 합니다. 요청은 서면으로 하시고 가능하면 사본을 위의 주소로 우편으로 따로 보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교도소에서 피츠로이 수감상담전화로 연락하시는 경우, 이 통화는 법률 통화로서 인정되어 교도소 당국에서 감청하거나 녹음할 수 없습니다. 우편 상담의 경우에도 법률우편으로 취급되어 교도소 당국이 열어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우편을 보내실 때에는 겉봉투에 “Confidential Legal Mail”이라고 알아보기 쉽게 써 놓으시기 바랍니다.

빅토리아주 가석방 법률 개정 캠페인

이번 기회에 수감자 법률서비스와 더불어 피츠로이 법률서비스가 빅토리아 원주민 법률서비스 (Victorian Aboriginal Legal Service)와 함께하는 가석방 법률 개정 캠페인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올해는 호주 원주민이 수감 중 사망하는 사회적 문제를 조사하는 로열 커미션 (the Royal Commission into Aboriginal Deaths in Custody)이 구성된 지 30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1991년 이래 470명이 넘는 호주원주민이 수감 중 사망하였다는 가디언 (The Guardian)지 보도를 보고 들으셨을 겁니다. 가석방 법률 개정 캠페인은 빅토리아주의 지나치게 엄격한 가석방 요건을 완화하여 호주 원주민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줄이고자 하는 시민운동입니다.

호주 원주민은 셀 수 없이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받고 있는데, 가석방에 대한 제한도 그 중 하나입니다. 디 에이지 (The Age)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감 혹은 구류 생활을 하는 호주 원주민의 사망률이 다른 인종에 비해 경찰 구류의 경우 6배, 교도소 수감의 경우 10배가 넘습니다. 이는 첫째, 호주 원주민에 대한 과도한 감금 비율 때문이며, 둘째, 호주원주민에 대한 가석방이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원주민 여성의 경우 비원주민 여성에 비해 수감 비율이 20배가 넘으며, 이를 통해 가혹한 형법의 적용과 가석방의 제한이 호주 원주민 가정의 파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석방 관련 법률 개정과 관련하여 눈여겨 볼 것은 빅토리아주의 총 수감자 7,227명 중 무려 44퍼센트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 상태로 수감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호주 원주민의 수감 비율은 지난 20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인구 100,000명 당 971.8명 에서 1,848명으로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2020년 기준 수감자 수는 구류(구속) 기준으로 866명, 징역 기준으로 1,048 명에 달합니다. 그 결과의 하나로 1991년 이래 수감 중 사망한 호주원주민은 400명 이상입니다.

이해하기 힘든 점은 빅토리아 주정부의 양면적인 태도입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지난 4월 15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호주원주민 수감 비율이 비상식적으로 높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는 데는 매우 미온적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다양한 시민사회가 손을 잡고 호주원주민의 수감 중 사망을 줄이기 위한 가석방 법률 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부가 말로 하는 정치가 아닌 실질적으로 주권자들의 의지를 법률 개정을 통해 실천으로 옮기도록 압박하는 행동입니다.

저는 이 행동에 한국인 사회가 이해와 지지를 보내는 것이 우리 스스로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사회 정의는 우리가 어떤 인종 그룹에 속해 있든 관계없이 공평한 대우를 받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호주 원주민이 받는 차별 대우를 없애는 것은 호주 사회의 전반적인 사회정의를 보편적으로 실현하는데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둘째, 한국인 역시 이 사회에서 소수 그룹에 속합니다. 빅토리아 주 인구가 현재 660만명에 달하는데 비해 한국인의 숫자는 대략 2만 여명에 불과합니다. 만일 우리가 다른 소수 그룹이 겪는 차별 문제를 외면한다면, 언젠가 우리가 차별을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에 서게 되었을 때 그 누구에게 도움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인종 차별이 보편화되면 수적으로 소수 그룹에 속한 우리 뿐 아니라 우리 자식 세대들 또한 피해자가 되기 십상입니다.이런 의미에서 지금 호주원주민 차별 철폐를 지지하는 것은 내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사회 문제입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나요?

이 캠페인에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관련 뉴스에 관심을 기울여 주십시오. 빅토리아 아보리지날 법률서비스 (Victorian Aboriginal Death Service) 홈페이지 (www.vals.org.au/)를 방문하시면 많은 관련 뉴스와 자료들을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해 블랙 라이브스 매터 (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이 들불처럼 번졌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관련 뉴스가 전하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연관된 소셜미디어에 “좋아요” (“Like”)를 눌러 주시는 것만으로도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더 좋은 방법은 기부를 하는 것입니다. 빅토리아 아보리지날 법률서비스 기부사이트 (www.vals.org.au/donate)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1달러도 좋고 10달러도 좋습니다. 기부하신 금액은 세금환급시 공제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희 피츠로이 법률서비스에 기부를 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딱히 인종차별 문제에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내가 무료로 법적조언을 받을 수 있는 지역법률센터들을 지원하신다면 결국 다수의 이웃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입니다. 피츠로이 법률서비스에 기부를 하시려면 홈페이지 (fls.org.au/donate-to-support-community-access-to-justice/)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다음 회에서는 피츠로이 법률서비스가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빅토리아주 법률 안내서 (The Law Handbook 2021) 이용법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