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바닷가 드림홈의 미래는?
호주인이 꿈꾸는 바닷가 주택의 미래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안전하지 않다. 기후변화, 바닷가 드림홈의 미래는?

세계 최대 섬나라 호주는 시드니항의 오페라하우스와 골드코스트 해변과 같이 정체성이 바다 없이는 상상이 불가능하다. 한인 동포를 포함해 호주인들의 버킷리스트에는 바다 위를 유유히 가르는 요트 한 대가 빠지지 않는다.

80%가 넘는 호주 인구가 해안가에서 50km 이내에 살고 있으며 탁 트인 통유리창으로 바다를 볼 수 있는 주택은 호주인들의 드림홈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최소한 사무직 회사원들에게는 일상이 되다시피 한 재택근무의 급격한 증가로 여유로운 삶과 바닷가 풍경이 있는 집을 찾는 호주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호주연안지방정부 협의회(Australian Coastal Council’s Association) 알란 스톡스 전무이사는 올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연안지역 인구수준이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주도에서 통근 거리나 여기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지역이 엄청난 성장을 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꿈의 바닷가 주택이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은 이번 세기 말까지 최대 55cm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며, 같은 기간 2미터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IPCC 추정이 현실이 된다면 바닷가나 강가 같은 연안에 사는 호주인 수십만 명에게 재앙적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IPCC 보고서가 나오기 10년도 전인 2009년 현재는 해체된 연방정부의 기후변화부에서 호주 해안에 미치는 위험을 예측한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호주 전체 해안가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위험에 대한 첫번째이자 지금까지 유일한 정부 평가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이 1.1미터 상승하면 15만 7000호에서 24만 7600호까지 거주용 건물이 침수 위험에 처하게 된다. 보고서는 침수 위험에 처하는 주택의 대체가격은 최대 6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퀸즈랜드 남동부-NSW 북부 침수 위험 주택 가장 많아

해수면 상승의 영향은 바닷가 주택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 강어귀 저지대 주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주택은 연안 침수의 위험에 놓여있다. 평균 해수면이 상승하면 강어귀에서도 비슷한 양만큼 수면이 상승한다. 사실 앞으로 더 큰 피해를 겪게 되는 것은 강어귀 지역 주민들이다. 시간이 갈 수록 침수의 정도는 심해지고 빈도가 많아지며, 일부 주택은 한 해에도 몇 번씩 강이 범람해 침수될 수 있다.

스톡스 전무이사는 기후변화가 서서히 잠식하는 성격 때문에 주택 구매자들이 안전하다는 잘못된 의식을 갖게 됐다고 우려했다. “최악은 2100년에야 느껴질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지금 2100년에 가야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집을 사는 누군가는 ‘너무 먼 미래 일이라 지금 내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는 것이다. 스톡스 전무이사는 그러나 “그 때가 될 때까지 기간 동안 영향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택구매자들이 걱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호주 금융기관의 우려는 확실해 보인다. 9월 호주 중앙은행은 기후변화 위험지역 부동산 가격이 곧 타격을 받아 융자금 상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 은행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호주 주택의 약 2.5%가 이미 국제적인 “고위험” 규정에 속하지만 장기적 기후변화 위험이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퀸즈랜드 남동부와 NSW 북부에 연안침수 위험에 처한 주택이 가장 많다.

보고서는 “현재 가격이 기후변화의 장기적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 주택가격이 하락할 수 있어 차입자 채무불이행에 대해 은행의 보호 수준이 예상보다 낮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구매할 때 기후변화 영향 어떻게 평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딜로이트 액세스 이코노믹스 클레어 이브라힘 이사는 중앙은행이 고위험 지역에서 주택가격의 실질적 가치하락을 예상한 것이 맞지만 이는 부동산 구매자가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평가하는 방식과는 별개라고 지적했다.

일반인들은 부동산 구매 당시 기후변화 때문에 부동산 가치가 마이너스로 변할 가능성에 대해 확실하게 알려주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주택 가치가 어느 정도는 유지될 것으로 가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주택이 사람들이 기꺼이 지불할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만 그 가격에 정확한 위험 방정식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반드시 과대평가됐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론상으로는 집을 구매한 사람이 당장 내일 되팔아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은행에서 기후위험을 점점 더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높은 보험료로 구매자들이 부동산의 가치를 재고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언제 그러한 변곡점이 올까? ‘

Climate Valuation 대표 칼 말론 박사는 지금까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흔치 않았다고 밝혔다. 말론 박사는 대부분 건물이 현재 해수면보다 높게, 해안선에서 떨어져서 지어져 ‘완충지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말론 박사는 해수면 상승이 앞으로 20-30년간 심하지 않고 그 이후 연안 침수가 서서히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연안 침수가 호주에서… 최악의 영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바닷가 생활의 꿈 포기해야 하나?

바닷가 생활의 꿈을 포기할 지 여부는 시기와 장기적인 위험을 감수할 만큼 바닷가 생활이 단기적 혜택을 주는가에 달려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체험하고 있지만, 위험이 그렇게 분명하지 않은 지역에서 위험을 수치화하기는 더 어렵다.

그러나 Climate Valuation의 측정에 따르면 호주 주택 20채 중 1채 정도가 홍수와 연안 침수 위험이 높다. 말론 박사는 이번 세기가 지나면서 위험 주택 비율이 10채 중 1채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 위험이 높은 부동산을 보호할 대규모 공사가 없다면 이러한 주택은 보험가입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있다. 말론 박사는 “보호할 수도, 보험에 들 수도, 팔 수도 없는 집을 방치하는 사람들이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세계 많은 국가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를 막기 위한 대규모 엔지니어링 공사에 착수했지만 말론 박사는 호주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많은 고위험 지역이 인구가 적고 개입비용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세기에 거주하기 부적합하게 될 지역이 생긴다”며 그러나 “주정부나 지방정부가 그냥 포기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말론 박사는 앞으로 집을 구매하는 경우 부동산이 위험 지역에 있는지 조사하고, 그런 경우 보험이 홍수와 침수를 커버하는지 확인할 것을 권했다. 홍수와 침수는 “actions of the sea”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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