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 주간
문화원에서 ‘위안부’ 다큐·단편 영화의 밤

8월 14일 7번째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맞아 시드니에서 영화상영, 수요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 위원회(대표 염종영, 시소추)는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중국, 필리핀의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The Apology’ (2016년, Tiffany Hsiung감독, 캐나다)와 루비 챌린저(Ruby Challenger) 감독의 2018년 단편 영화‘Daily Bread’를 상영했다.

130여명이 참석한 영화의 밤에는 ‘Daily Bread’ 루비 챌린저 감독이 직접 참석해 영화 상영 후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챌린저 감독은 네델란드계 호주인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얀 루프 오헌(Jan Ruff-O’Herne) 할머니의 손녀이다.

오헌 할머니는 네덜란드인으로 2차 대전 당시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포로수용소에서 ‘위안부’로 끌려갔다. 이후 영국 군인과 결혼해 호주로 이주한 할머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감추고 침묵했지만 1991년 한국에서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공개 증언하는 것을 보고 1992년 12월 여성국제전범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피해도 증언하며 침묵을 깼다. 오헌 할머니의 증언 후 1994년 일본 민간단체 이름으로 설립된 아시아여성기금에서 네덜란드 피해자 사업을 설립해 네덜란드 피해자 79명이 이 단체에서 제공한 기금을 수령했다. 오헌 할머니는 그러나 해당 기금이 피해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일본이 먼저 역사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기금 수령을 거부했다.

챌린저 감독은 자신이 할머니에게 직접 들었던 당시 인도네시아 네덜란드인 수용소에서 일어난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오헌 할머니가 살아계실 동안 인도네시아 일본군 위안소 상황을 다룬 또 다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챌린저 감독이 준비중인 다음 영화는 ‘Handkerchief’ (손수건)로 오헌 할머니가 당시 위안소에서 함께 끌려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이름을 직접 수를 놓아 간직한 손수건에서 제목을 따왔다. 이 손수건은 현재 캔버라 호주 전쟁기념관(Australian War Memorial) 2차 세계대전실에 일본군’위안부’ 피해 증거물로 전시되어 있다. 오헌 할머니는 호주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일본군 ‘성노예’ 증언으로 전쟁 중 여성폭력 방지에 대한 캠페인을 지속한 공을 인정받아 네덜란드 정부와 호주정부로부터 국민훈장을 받았다.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故)김학순 할머니가 약 반세기 동안의 침묵을 깨고 “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이라고 일본군 성노예로서 겪었던 끔직한 기억을 최초로 공개증언한 용기 있는 행동을 기억하고 전세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모두가 함께할 것을 다짐하는 날이다. “다시는 이 땅에 이와 같은 피해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말씀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 깊은 뜻을 함께 실천해 나가기 위해 2013년부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켜오고 있다.

올해는 한국 정부가 2017년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법에 따라 매년 8월 14일을 국가기념일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기림의 날)’ 로 지정하고 공식적으로 두 번째로 기념하는 기림일이다.  시소추는 8월 10일부터 8월 18일까지를 제7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 주간으로 정해 시드니 한인들은 물론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와 집회를 열어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국제사회에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며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시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행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소추는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애쉬필드 연합교회(Ashfield Uniting Church)에서 8월 18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기림 예배와 문화행사를 연다. 시드니 소녀상은 2016년 8월 해외에서 네 번째, 남반구에서는 최초로 세워졌다.

시소추는 제7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맞이하여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4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정의를 위해 28년간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용기와 삶을 기억하고, 정의로운 문제해결을 위해 많은 한인 동포와 호주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며 한인 동포의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