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세탁기 8만3000여대 ‘시한폭탄’
삼성세탁기 8만3000여대 ‘시한폭탄’

호주전국서 80대 이상 화재

삼성세탁기 8만3600여대가 잠재적 시한폭탄으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 2010년에서 2013년 사이에 호주에서 시판된 삼성세탁기 6개 모델 15만대가 누수에 따른 전기화재 위험으로 리콜됐으나 8만3600여대가 아직 리콜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NSW주 공정거래부와 소방구조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금주 현재 삼성세탁기로 인한 화재는 NSW주에서만 지난주 3건을 포함해 총 45건이 발생한 것을 비롯, 전국적으로 90건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리콜에 대한 호응이 저조한 가운데 화재 등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진행형으로 계속되자 브루스빌슨 연방 소비자 담당 장관은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에 리콜의 비효율성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문제의 톱로더 세탁기는 물과 습기가 주요 전기부품(모터 연결장치) 속으로 침투하면서 화재가 발생하자 삼성은 2013년 4월 호주 14만4500대(NSW주 6만2000여대), 뉴질랜드 3만6000대를 자발적으로 리콜했다.

리콜 대상은 SW75V9WIP, SW65V9WIP, SW70SPWIP, SW80SPWIP, WA85GWGIP, WA85GWWIP 등 태국공장에서 제조된 6개 모델이며 공정거래부에 따르면 당시 2013년 4월까지 NSW주 6대 등 전국적으로 화재가 발생한 세탁기는 15대이다.

 

 

그러나 대규모 리콜조치 및 소셜미디어를 통한 광고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구입자의 호응이 저조하자 공정거래부는 2014년 3월 다시금 ‘긴급 공중안전 경고’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웠다.

당시 삼성측은 리콜 대상 세탁기 중 이에 호응해 결함이 시정된 세탁기가 NSW주 2만994대를 포함, 전국적으로 5만3307대에 불과해 시정률이 40%도 채 안 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때까지 세탁기에 발생한 화재는 모두 NSW주 25건을 포함해 전국 59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NSW주 소방구조대는 5월까지 지난 1년 동안 발생한 화재가 NSW주에서만 20건이라고 발표했다. NSW주에서는 지난 4월 시드니 라이드 등 2곳에서 불이 난 데 이어 지난주에는 20일 시드니 북쪽 포트 스티븐스 근처 콜렛과 시드니 그랜빌에 이어 22일 세인트 메리스 등 3곳에서 화재가 발생, 두 달 사이 5건으로 늘었다.

라이드, 리드콤, 그랜빌 등 곳곳서 화재

세인트 메리스 유닛에서 발생한 불은 건물내에서 작업중이던 일부 기술자들에 의해 진화됐고 그랜빌 주택 화재는 소방대가 출동해 껐다.

콜렛의 집주인 재키 브리스크햄 씨는 세탁기를 돌리기 시작한 지 10분쯤 지나 화재경보기가 울리면서 매연이 집안으로 번지자 재빨리 밖으로 나가 누전차단기를 내리고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에 정원호스로 불길을 잡았다.

지난 1월 퀸즈랜드주 골드코스트에서는 ‘꿈의 집’을 장만하여 이사간 지 한 달밖에 안된 에마 조던 씨가 세탁기에서 불이 나 세탁실로 번지면서 소방대가 출동, 불을 껐다. 집안에 매연과 검댕이 가득 차 가구들이 대부분 손실처리되고 천정과 벽들이 훼손된 가운데 조던 씨 가족은 집수리가 끝날 때까지 삼성이 돈을 대준 임시숙소에서 살다가 10여일 전에야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

결함 시정한 후에도 세탁기 2대 불나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생한 삼성세탁기 사건은 과열와 연기 또는 화재를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모두 181건에 달한다. 그러나 소방 및 구조 당국들이 전기화재를 일으킨 가전제품 브랜드의 세부사항을 기록하지 않고 있어 실제로 발생한 사건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호주언론은 추정하고 있다.

피해자 중 일부는 리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변을 당한 가운데 리콜절차가 “엉망”이라며 사람이 죽을 위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의 침투를 막기 위해 모터 연결장치를 고분자 분리막으로 봉하는 시정조치가 취해진 후에도 2대가 불타는가 하면 리콜대상 제품이 이베이나 컴트리를 통해 중고품으로 매매되기도 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 당국, 리콜 절차 효율성 조사

지난주 잇단 화재로 문제가 다시 부각되자 빌슨 장관은 로드 심스 ACCC 위원장과 협의한 후 각 주 공정거래 부서와 연락하여 리콜조치의 효율성을 평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빌슨 장관은 “소비자 수만 명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한 가전제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있어 리콜절차가 비효율적이라는 보도에 우려하고 있다”면서 삼성은 리콜을 “제대로 도입하고 관리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 초이스의 톰 고드프리 대변인은 삼성측에 대해 소비자가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가전제품을 가정에서 치우도록 하기 위해 회사가 정확히 어떤 조치를 약속해 왔는지 소비자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회사의 제품 리콜 전략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세탁기 리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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