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에 3000달러 카르티에 손목시계 선물한 호주 체신청 CEO 사임
호주 체신청이 임원들에게 3000달러 카르티에 시계 4개를 선물한 것이 드러나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 CEO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원에 3000달러 카르티에 손목시계 선물한 호주 체신청 CEO 사임

호주 체신청이 2018년 임원 4명에게 3대 은행과 수익성있는 거래를 성사시킨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3000달러 카르티에 손목시계를 선물한 것이 밝혀진 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22일 상원세출예산심의에서 이러한 사실이 드러난 후 폴 플레처 통신장관은 체신청에 대한 조사 명령과 함께 크리스틴 홀게이트 체신청 CEO에게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지시를 내렸다. 루치오 디 바르토로메오 체신청 이사장은 성명서를 통해 체신청이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홀게이트 대표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조사에는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심의 청문회에서는 커먼웰스, 웨스트팩, NAB 은행 고객이 우체국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수백만 달러 거래를 담당한 팀에 시계가 전달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홀게이트 대표는 이사장과 자신을 대신해 직원들에게 감사선물로 시계를 선물했다며, 소수 임원들이 많은 시간 일해 “보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폴 플레처 통신 장관은 상원 세출예산심의에서 호주체신청 이사장과 대표가 임원에게 카르티에 시계를 선물한 것이 드러난 직후 정부 조사와 함께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카르티에 시계를 어떻게 어떤 카드로 구입했느냐는 질문에 홀게이트 대표나 최고재무책임자 누구도 답하지 못했지만 납세자 돈을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홀게이트 대표는 체신청이 “상업적 조직이며, 이 사람들이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이사장의 권유였다”고 주장했다.

호주 체신청은 연방정부 소유 기관이지만 독립 사업체로 운영되며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는다.

스콧 모리슨총리는 카르티에 시계 선물 문제가 밝혀진 후 안소니 알바니지 노동당 대표의 질문에 “끔찍”했으며 그러한 선물이 “불명예스러운것”이라고 대답했다. 총리는 연방정부가 “호주 국민을 대신해서 호주 체신청의 주주”이기 때문에 “대표에게 자리에서 물러나 있으라고 지시를 내렸으며 그렇게 하기 싫다면 그만 둘 수 있다”고 밝혔다.

22일 상원 예산심의 청문회에서는 또한 지난해 체신청 직원에게 9700만 달러가 넘는 보너스가 지급되었으며 현금 보너스 대부분은 고위직에 돌아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우체부와 처리센터 직원을 포함해 일선 노동자 약 34,500명이 “감사”의 표시로 600달러를 받았으며 총액은 약 2700만 달러가 조금 넘는다. 운전기사와 우체국 운영자를 포함해 계약업자들은 500달러 상품권을 받았다. 영업부 직원들은 소위 “판매 장려책”을 통해 보너스로 거의 1,000만 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이 돈의 대부분은 상무, 부서장 또는 선임관리자 직책을 가진 직원 2,500명에게 건네졌으며 총 비용은 6천만 달러가 넘는다. 임원은 보너스를 받지 않았다.

호주 체신청 임원에 대한 고액 연봉 지급문제는 오랫 동안 논란이 돼 왔다. 홀게이트 대표는 지난해 보너스 83만 1000달러를 포함해 연봉 220만 달러를 지급받았고 올해는 보너스를 받지 않지만 실질 연봉이 140만 달러이다. 임원 11명은 올해 700만 달러를 받는다. 21일에는 체신청 멜번 본부에서 지난 2개 회계연도와 지금까지 총 82만 5000달러를 실내 식물 장식에 사용한 것도 드러났다.

보너스에 대한 새라 핸슨-영 녹색당 상원의원의 질의에 체신청 인사문화부 수잔 데이비스 총괄 책임자는 오히려 호주 사회가 체신청이 “지역사회와 호주를 위해 봉사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절대 믿는다”고 대답했다. 데이비스는 코로나19로 체신청에서 처리하는 우편 물량이 급증해 “극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일해왔다”고 말했다.

호주 체신청은 최근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인해 사업의 61%를 차지하는 소포 배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편지 배달 서비스를 이틀에 한번으로 줄였다. 홀게이트 대표는 이날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수요 증가에 대비해 추가 직원 5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체신청은 우편물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 직원 고용 뿐 아니라 우체국 30곳이 새로 문을 열며 코로나에 안전한 방식으로 소포를 수거할 수 있는 많은 방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체신청은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소포 3억 개를 배달했다. 지난 회계연도 전체 배달 물량은 9000만개이다.

체신청의 지난 회계연도 세전이윤은 5300만 달러로 전년도 이윤 411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미첼 로우랜드 노동당 예비 통신장관은 “호주 체신청 이사회와 CEO가 고액 연봉을 받는 임원에게 카르티에 시계를 4개 선물”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로우랜드 의원은 체신청이 “호주인이 아끼는 국가기관”으로서 “높은 기준에 맞아야”하며 명품 시계에 1만 2000달러를 사용했다는 것은 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원은 또한 호주 체신청 이사회가 “전직 자유당 정치인…과 스콧 모리슨의 친구”로 이뤄진 “기능이 마비된 늪”이라고 비난하며 이사회가 임원을 감시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사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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