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맥켄지 상원의원 “스포츠 보조금 최종 변경 내가 한 것 아냐” 성명서<br>총리실 역할에 의혹
'스포츠보조금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브리짓 맥켄지 상원의원이 상원 특조위 출석을 앞두고 최종라운드 마지막 보조금 승인 명단을 변경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는... 브리짓 맥켄지 상원의원 “스포츠 보조금 최종 변경 내가 한 것 아냐” 성명서<br>총리실 역할에 의혹

호주 전체가 코로나바이러스와 화장지 사재기에 정신을 빼앗긴 5일 브리짓 맥켄지 상원의원이 낸 성명서가 ‘스포츠 보조금 비리’ 의혹에 다시 불을 지폈다. 체육부장관 시절 총선을 앞두고 결정된 스포츠 보조금 목록을 자신이 “최종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지난주 호주국가감사국(Australian National Audit Office, ANAO)에서 ‘스포츠 보조금 운영 상원특별조사위원회(Select Committee on Administration of Sports Grants)’에 제출한 증거는 예산 1억 달러가 넘는 보조금 심사 절차에서 맥켄지 의원실과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 받은 총리실이 모리슨 총리가 인정하는 것보다 스포츠 보조금 비리에 더 많이 관여되어 있다는 의혹에 힘을 실어준다. 모리슨 총리는 총리실의 역할이 단지 의견을 전달한 것 뿐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당시 체육부장관으로 해당 보조금 사업의 정책결정자였던 맥켄지 의원은 2019년 4월 4일 보조금 목록에 서명해 4월 10일 총리실로 보낸다. 그러나 총선 날짜가 발표된 4월 11일 맥켄지 의원실에서 호주체육협회(Sport Australia)에 보낸 이메일에는 사업 하나가 빠지고 다른 하나가 추가됐다. ANAO 증거에 따르면 이 변경은 총리실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이 이메일은 연방의회 회기가 끝난 후 몇 분 후에 전송됐다.

4월 11일 맥켄지 장관실-체육협회 이메일 속 명단 변경은 누가?

총선이 발표된 몇시간 후 연방정부가 더 이상 주요 정책결정을 하지 않는 관리상태(caretaker mode)에서 맥켄지 의원실에서 호주체육협회에 보낸 또다른 이메일에는 사업 하나가 빠지고 9개가 추가된다. 이에 대한 ANAO에 따르면 이 가운데 “장관실이 아닌 총리실 요청에 따른 것이 분명한 것은 없다”

성명서에서 맥켄지 상원의원은 3월 첫 주 상원세출예산심의 과정을 통해 “보조금 사업 3라운드를 위해 2019년 4월 4일 캔버라에서 내가 서명한 장관결정서가 수정됐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고 밝혔다.

맥켄지 의원은 “결정서는 3 라운드 통과사업을 승인했다 – 여기에는 9개의 신규 및 신흥 사업이 포함”됐으며 이 9개 사업은 “3월 프로그램 지침에 따라 확인되어 평가를 위해 호주체육협회에 보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나는 2019년 4월 4일 이후 이 결정서나 첨부서류에 어떤 수정이나 주석도 달지 않았다. 나는 그 결정서가 적시에 적절하게 처리될 것이라 기대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서가 “수정이 되었고 결정서를 처리하는 과정에 행정상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맥켄지 의원은 “나는 언제나 장관으로서 행동과 결정에 책임을 졌으며 이는 내 사무실의 행동도 포함한다”며 “내가 체육부장관이었으며 따라서 유감스럽지만 내가 모르게 이루어진 어떠한 수정을 포함해서 내 이름으로 서명된 지원금 결정에 궁극적으로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맥켄지 상원의원의 성명서가 나온 다음날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기자회견장에서 기자가 모리슨 총리에게 성명서에 대한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총리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끊어버렸다. 모리슨 총리는 코로나19 관련 질문만 받겠다며 다른 질문은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가디안 보도에 따르면 맥켄지 상원의원은 16일 스포츠 보조금 비리를 조사하는 상원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있다.

ANAO는 당시 체육부장관이던 맥켄지 상원의원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기준으로 보조금을 할당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맥켄지 의원과 모리슨 총리는 지금까지 해당 결정 내용이 정치적으로 편파적이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맥켄지 상원의원은 지난 2월 2일 사임했다. 이유는 스포츠 보조금 비리 전체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지원받은 클럽 중 한 곳이 상원의원이 소속된 클럽이었다는 사실을 사전에 밝히지 않았다는 ‘이해관계 충돌’ 문제 때문이었다.

미셸 그래튼 정치평론가는 더컨버세이션 기고글에서 모리슨 총리가 이 사건의 “정치적 피해를 제한하기 위해” 맥켄지 상원의원이 사임하기를 원했다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맥켄지 상원의원이 “부당하게 당했다고 느꼈다는 것이 잘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보조금 비리’가 뭐지?

총선을 앞둔 2019년 2월 매요(Mayo)에 자유당 후보로 나선 조지나 다우너(Georgina Downer) 후보가 얀칼릴라 볼링 클럽에 12만 7373달러 수표를 전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Liberal candidate for Mayo Georgina Downer hands over a novelty cheque to the Yankalilla Bowling Club.
자유당 후보 조지나 다우너가 스포츠보조금 체크를 전달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스포츠 보조금 비리 의혹이 시작됐다.

정부 보조금을 장관이나 지역의원도 아닌 후보가 전달하는 모습에 당연히 언론과 야당은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지역구 레베카 샤키 의원은 절차상 체육부 장관이 지역구 의원에게 보조금 승인을 사전에 통지하는 것이 정상인데 통지 전에 이미 볼링 클럽에서 자유당 후보와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당 마크 드레이퓌스(Mark Drey) 예비 법무장관은 ANAO에 해당 프로그램 관리를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스포츠 보조금(Sports Grant) 제도는?

스포츠보조금 제도는 공식 이름이 ‘지역사회 스포츠 기반시설 사업(Community Sport Infrastructure Program)’으로 예산 1억 250만달러가 배정됐다. 턴불 총리 시절 2018년 예산으로 발표되었으며 더 많은 호주인이 양질의 스포츠 시설을 사용하고, 지역사회에서 스포츠와 체육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사업 목적이다. 이후 두차례 예산이 추가되어 총 1억 달러가 넘게 됐다.

사업관리는 호주체육협회에서 책임지며 지역사회 참여(50%), 지역사회 필요(25%), 사업 설계 및 시행(25%) 등 가중치가 다른 3가지 심사 기준을 담은 지침을 마련했다. 호주체육협회 심사단이 신청서를 평가해 평가기준을 넘는 모든 신청서를 이사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은 다음 체육부장관이 최종 정책 결정자가 된다.

보조금 사업은 2018년 12월, 2019년 2월과 4월 총 3회에 걸쳐 684개 사업에 배당된 예산을 모두 사용했다. 보조금 프로그램이 수여된 기간은 2019년 총선까지 약 5개월 기간이다.

어느 클럽이 얼마나 받았나?

ANAO 보고서에 따르면 보조금 가운데 자유국민연합 의원 의석 중 ‘경합’지역구에 배정된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경합’ 자유국민연합 지역구인 Sturt에 위치한 애들레이드 럭비유니온 팀은 여자팀이 없는데도 여성탈의실 지원금을 받았다. 이 팀은 2018년 성차별 논란에 휩싸인 이후 여자팀을 출전시키지 않았지만 선거 몇 주 전에 정부 보조금 제도하에서 최고액인 50만 달러를 받는데 성공했다.

또다른 자유국민연합 ‘경합’ 지역구인 브리즈번에 있는 축구클럽은 이미 지원금을 받은 사업에 15만 달러를 또다시 받았다.

ABC뉴스는 지난해 11월 보조금을 지원받은 클럽이 위치한 선거구가 ‘경합’ 지역구에 쏠렸다는 분석을 냈고, 이는 감사국 결론과도 같다.

이에 따르면 선거 전 경합 지역구였던 자유국민당(LNP) 조지 크리스텐슨 지역구인 도슨(Dawson)에 다른 지역구보다 많은 보조금이 배정됐다.

또한 가디언 조사에 따르면 백만달러 경관을 자랑하는 테니스클럽을 포함해 작고 부유한 스포츠클럽에도 보조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건부 장관 그렉 헌트의 지역구에 있는 요트 클럽 회계가 의원에게 “막후에서 약간 작업이 있었다”며 감사하는 영상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보조금 중 100만 달러 이상이 여당 의원이 회원이나 후원자로 연계되어 있는 스포츠 클럽에 할당됐다. 3건은 원주민부 켄 와이엇 장관, 1건은 자유당 부당수인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 2건은 새라 헨더슨 상원의원과 연관되어 있다. 마이클 매코맥 국민당 당수 아들이 속한 NSW 리베리나에 있는 축구 클럽도 이 보조금 사업에 따라 14만 7000달러를 지원받았다. 어떤 경우에는 다우너 후보 같이 지역구 의원이 아닌 자유당 후보가 정부 보조금 체크를 전달했다.

뭐가 문제인가?

ANAO는 스포츠 보조금 비리 의혹이 제기된지 1년여 만인 올해 1월 15일 ‘지역사회 스포츠 기반시설 사업 지원금 수여”(Award of Funding under the Community Sport Infrastructure Program)’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수많은 호주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ANAO 보고서에 따르면 보조금을 수여하는 과정에 두 가지 절차가 있었다. 호주 체육협회에서 공개된 기준에 근거해 심사한 클럽을 순위 매겨 명단을 제공했고 장관실에서는 색으로 ‘경합’과 ‘표적’을 따로 강조한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평가 최저 점수보다 낮은 사업 417개 지원 – 전체 61%

74점/100점

보조금 지원이 호주체육협회 평가 기준에 따랐을 경우 최저 점수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선정 1라운드에서 장관이 승인한 사업 가운데 91건(41%)가 호주체육협회에서 추천한 사업이 아니었다. 2라운드에서는 장관이 승인한 사업 중 162건(70%), 최종 라운드에서는 승인된 사업 167건(73%)이 협회에서 추천한 것이 아니었다.

ANAO에 따르면 이 사업이 호주체육협회에서 공개한 기준에 따랐을 경우 심사 통과 최저 점수는 100점 만점에 74점이다. 그러나 실제 보조금 지원 사업 684건 중 417건 (전체 61%)가 이 점수보다 낮은데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

ANAO는 “보조금 수여는 2019년 선거에서 (자유국민)연합이 ‘표적’으로 삼은,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의원뿐만 아니라 자유국민연합 ‘경합’ 선거구에 초점을 맞췄다는 장관실에서 기록한 접근방식을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세차례 라운드 모두 보조금 지원 결정은 분명한 추천에 따른 것도 아니며 사업 지침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ANAO 조사 결과 사업 지침이 승인과정에서 장관의 역할은 적시했지만, 호주 보건부 또는 체육협회가 장관이 승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에 대해 장관에게 조언했다는 증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 돈 파렐(Don Farrell) 체육대변인은 특히 지난해 5월 총선 직전인 4월 결정된 마지막 라운드 심사에서는 체육협회 심사단이나 협회에서 “어떤 신청건이 추천을 받아야 하는지 결정하는데 한 역할이 없다”는 ANAO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며 맥켄지 상원의원의 장관직 사퇴를 촉구했다.

파렐 상원의원은 “현 정부는 풀뿌리 스포츠 클럽 400곳 이상이 호주체육협회에서 높게 평가했음에도 (보조금 지원 신청을) 퇴짜놓고 대신 지원금을 경합지역구에 쏟아부었다”고 비난했다.

ANAO 보고서가 나온 후에도 맥켄지 상원의원은 “지원금 선정 사업은 모두 받을 자격이 되는 것”이었다며 오히려 노동당 지역구가 자신의 개입으로 승인 사업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에 ‘선거용 선심공약’의 반대 효과를 나았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ANAO 조사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각총리부 별도 조사 결과 ‘정치적 고려 주요 요소 아냐’ – 보고서는 ‘기밀

1월 22일에는 맥켄지 상원의원이 자신이 회원으로 속해있던 빅토리아주 왕가라타 클레이 사격클럽(Wangaratta Clay Target Club) 회원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채 보조금 약 3만 6000달러를 지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NAO 보고서 결과를 무시하던 모리슨 총리는 이 보도 직후 총리내각부에 별도 보고서를 의뢰했다. 총리실이 지원금 비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모리슨 총리의 전 수석보좌관 출신인 필 게이천스(Phil Gaetjens) 차관이 이끄는 조사와 평가가 얼마나 객관적인지는 의문이다.

게이천스 차관 조사는 맥켄지 상원의원이 ‘이해관계 충돌’을 사전에 밝히지 않아 장관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모리슨 총리는 게이천스 보고서가 “정치적 고려가 주요 결정 요소였다는 점을 시사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어떻게 이런 결론에 이르렀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 모리슨 총리가 “이런 보고서”는 “내각 서류”이기 때문에 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2월 1일 저녁 총리에게 제출됐고 야당의 사임 촉구에도 버티던 맥켄지 상원의원은 2일 장관직과 국민당 부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상원에서 모리슨 총리에게 게이천스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총리는 이를 거부했다. 2월 12일 상원에서 노동당을 중심으로 녹색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3월 6일까지 마티아스 코만 자유당 상원 원내대표가 총리를 대리할 자격을 박탈하는 동의안을 상정했으나 막판 한나라당 폴린 핸슨 의원과 중도연맹 의원들의 분열로 부결됐다. 결국 게이천스 보고서는 비밀로 남게 됐다.

그렇다면 보조금을 받은 클럽은 자격이 있었나?

이 점은 분명하지 않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은 400개 단체는 탈락한 다른 신청 단체보다 평가 점수가 낮았다.

호주체육협회는 12월 상원예산심의 일환으로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한 단체 명단을 제출하라는 요청에 대해 “국가감사 대상”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감사 절차가 끝난 후에도 체육협회는 “사생활과 비밀 유지 사유”를 들어 신청 목록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ANAO 보고서에는 평가 점수 도표가 포함되어 있지만 각 신청서가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Chart showing sport grant applications approved
출처: 호주 스포츠협회 및 보건부 기록에 대한 ANAO 분석

상원 특조위는 의견서 제출을 5월 1일까지 연장해 해당 보조금 사업 관련자와 단체의 의견을 듣고 있다. 최종 보고서는 6월 24일 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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