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나라로 돌아가” 코로나19 아시아인 대상 인종차별 급증
아시아계 호주인에 대한 ‘코로나19 인종차별’ 사고, 침묵하지 말고 신고해야 한다. “네 나라로 돌아가” 코로나19 아시아인 대상 인종차별 급증

시드니에서 길가던 여성, 질롱에서 동네 식당에 들른 의사, 멜번 교외에 사는 중국계 가족 등 연령이나 시간, 장소와 상관없이 아시아계 호주인에 대한 ‘코로나19 인종차별’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Asian Australian Alliance, Diversity Arts Australia, Democracy in Colour 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코로나19 코로나바이러스 인종차별사고 신고조사(COVID-19 Coronavirus Racism Incident Report Survey)’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코로나19 대유행과 직접 관련되어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호주 SBS 보도에 따르면 호주인권위원회에 접수되는 인종차별 민원도 급증했다.

이 가운데 자신이 직접 인종차별을 당한 경우는 81%, 지인이 겪은 응답자는 15%였다. 인종차별신고조사에는 길을 가던 중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언어폭력을 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응답자가 겪은 인종차별 형태는 다양했지만 ‘중국으로 돌아가’, ‘박쥐/개를 그만 먹어라,’ 중국어를 조롱하는 ‘칭총(Ching Chong)’, 중국인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Chink’ 같은 인종비방이나 욕이 6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농담식 인종차별이 24%, ‘기침한 것을 경찰에 신고할 것’ 같은 언어위협이 19%, 침을 뱄거나 기침한 경우가 16%, 피하기와 물리적 협박이 각각 14%로 나타났다.

조사 응답자들이 들려준 인종차별 사례 중에는 동네 트랙에서 운동하는 아시아인에게 “중국으로 가”라는 말을 하고 일부러 기침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차를 타고 지나가다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소리 지르고 비웃는 경우도 있다.

초기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모르는 사람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인종차별 가운데 38%는 거리나 옆길, 36%는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 쇼핑센터 같은 사업체에서, 13%는 대중교통에서 일어났다.

동네 슈퍼마켓에서 직원에게 인종적 비방이나 별 것 아닌 투로 말하는 모욕적인 말을 대놓고 듣고, 낯선 사람에게 ‘박쥐를 먹지 않고 왜 식료품을 사냐’는 질문을 받거나 지나가는 사람이 들리도록 ‘온 곳으로 돌아가’라고 중얼거리는 일을 당하는 피해자도 있다.

인종 차별은 학교, 대학, 직장에서도 일어났다. 한 응답자는 온라인 수업 중 베트남계 학생이 들어오자 다른 학생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왔다”라고 말했지만 교사조차 그 학생을 말리거나 꾸짖지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아시아인 간호사나 직원이 코로나19가 있다며 간호를 거부하는 환자도 있었다.

응답한 사례 중 대부분은 대면(85%) 상황에서 일어났지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온라인이나 다른 장소에서도 일어났다.

차고에 인종차별적 언어폭력 페인트 1주일에 3차례나

경찰이 공개한 CCTV 이미지

멜번 동남부 지역인 녹스필드(Knoxfield)에 거주하는 중국계 호주인 가족이 사는 집 차고문에는 1주일에 3번이나 인종차별적인 글귀가 페인트가 칠해졌다. 범인은 19일 밤에는 “COVID-19 China die”라는 글이 칠해졌고 21일 새벽에는 집 창문에 돌을 던졌다. 23일 밤에는 “가서 죽어라(leave and die)”라는 글귀를 칠했다. 다행히 세차례 모두 다친 사람은 없다.

경찰은 “누구든 집에서 안전해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피해자에게는 3번에 걸쳐 일어났다”며 3차례 공격이 모두 같은 범인들의 소행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찍힌 CCTV를 공개했으나 육안으로는 정체를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대니얼 앤드류스 빅토리아주총리는 이러한 사유재산 파괴 행위가 “경악스러운 행동”이라며 “빅토리아주 지역사회에는 그러한 행동이 자리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앤드류스 주총리는 “함께 단합해 서로를 도와줘야 할 시점에” 이러한 행위는 바로 “지적해야 한다”며 “완전히 끔찍한 일”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앤드류스 주총리는 인종차별 보도에 대해 이 전에도 “보건 위기가 인종차별의 핑계”가 될 수 없다며 “지난 몇 달간 아시아계 호주인을 향한 역겨운 행동을 보아왔다. 그리고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주총리는 인종차별을 목격하는 경우 이에 대해 지적하고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인종차별을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함으로써 “절대 빅토리아주에 외국인혐오와 인종차별이 설 자리가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라”고 당부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인종이나 종교 무엇이든 상관없이 어떤 호주인에 대해서도 그러한 행동을 개탄한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으로 인한 인종차별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정부차원의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민·시민권·다문화 장관대행 알란 터지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중국계 호주인을 포함해 우리 지역사회 주민 일부에 대한 최근 인종차별 행위에 경악했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발생 이후 많은 인종차별 행위가 신고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터지 의원은 중국계 가족 차고에 위협적인 글을 페인트칠한 공격이 “내 지역구에서 일어난 것에 특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의원은 이러한 일부 겁쟁이들의 행동이 절대로 호주인 전체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관은 호주 정부가 어떤 종류의 차별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갖고 있다며 “배경을 불문하고 누구에 대해서든 폭력, 위협 또는 협박을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차별 공격 받으면 침묵하지 말고 신고해야

터지 의원은 인종차별 공격을 받는 경우 “침묵할 필요가 없다”며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목격자에게도 인종차별을 지적하고 피해자를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장관은 지금까지 인종차별 공격에서 한가지 긍정적인 점은 타겟이 된 사람들이 이러한 행동에 맞서 지적하는 것이라며 용감하게 나서서 말한 피해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터지 의원은 또한 “다문화지역사회가 다른 사람의 생명과 생계를 구하기 위해 사회적 규제를 지키고 스스로 생활에 심대한 변화를 줌으로써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핵심적이었다”며 코로나19 발생 초기 이민자 사회의 역할을 평가했다.

호주소수민족협회연맹(FECCA)은 터지 의원의 성명서를 환영하며 회원기관과 SNS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직후부터 인종차별 공격 급증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호주내 첫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직후인 2월 FECCA는 인종차별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19 전국 인종차별방지 전략 및 캠페인을 설립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28일 매리 파테초스 FECCA 회장은 “전국 인종차별방지 전략 캠페인이 그 어느 때보다 지금 필요”하고 호주 사회에서는 정부 지도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도력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콧 모리슨 총리와 주총리들은 모두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비난하면서도 정부 차원의 인종차별방지 캠페인이나 전략을 세우는데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인종차별신고조사를 시작한 Being Asian Australian 블로그 운영자인 에린 추(Erin Chew)는 응답자의 88% 정도가 인종차별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당국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린추는 29일 기준 조사에 300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한국인은 50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코로나바이러스 인종차별사고 신고조사 (COVID-19 Coronavirus Racism Incident Report Survey) 참여하기 à www.surveymonkey.com/r/Korealang

인종차별 신고

응급상황 000

호주인권위원회 (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

  • 안내전화: 1300 656 419 04 / 02 9284 9600. 운영시간: 화, 수, 목 11.30am ` 1.30pm AEST
  • 이메일: infoservice@humanrights.gov.au .
  • 인종차별 신고: www.humanrights.gov.au/complaints

NSW주 차별방지 (Anti-Discrimination Board of NSW)

빅토리아주 기회균등 인권위원회(The Victorian Equal Opportunity and Human Rights Commission)

위기지원 및 상담

  • Lifeline(생명의 전화) 13 11 14
  • Beyond Blue (정신건강 지원서비스) 1800 512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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